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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경기지사.
손학규 전 경기지사. ⓒ 오마이뉴스 남소연
"민심은 부패·냉전 세력을 대체할 미래 세력의 대통합을 요구하고 있다. 가는 곳마다 '하나로 뭉쳐야 한다, 대통합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들었다. 이같은 민심을 받들어 범여권 대통합 신당 창당의 전면에 나서겠다."

2차 민심대장정을 마치고 여의도로 복귀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3일 서울 서대문 캠프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범여권 대통합'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달 대통합 논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이제는 대통합 신당 창당의 전면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손 전 지사는 이 자리에서 "국민은 이념 대결, 여야 당리당략, 정치 게임을 극복할 선진정치를 원하고 있었다"면서 "범여권 대통합은 '국민 대통합'으로 가는 첫 단추로서 과거 세력을 대체하기 위한 대의"라고 말했다.

이어 손 전 지사는 "현재 진행되는 대통합 창당 논의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과 호의가 높지 않다"면서 "기득권·지분을 버리는 대통합이 돼야 한다, 나에게 어떤 기득권·지분이라도 있다면 대통합을 위해 그것부터 모두 버리겠다"고 대통합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민심대장정에서 돌아온 손 전 지사 "대통합 전면에 나서겠다"

손 전 지사 측은 이날 기자간담회 취지에 대해 "2차 민심대장정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마련한 자리"라고 밝혔다. 간담회 자리 전면에는 "4천만 중산층 시대를 열겠습니다 - 손학규의 실사구시 민생정책"이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붙었다. '실사구시' 정책은 ▲실업 걱정 없는 나라 ▲사교육비 부담 없는 사회 ▲구김살 없는 노후생활 ▲시름없는 내 집 마련 등 구호의 앞 글자를 따온 말이다.

이에 대해 손 전 지사는 "이번 민심대장정은 지난해(1차 민심대장정)와는 달리 활동 내용 및 성격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여전히 일자리, 사교육비, 노후 대책, 내 집 마련에 있어 힘겨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손 전 지사는 민심이 대통합을 원하고 있는 만큼, 이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민주·평화·선진을 지향하는 미래 세력의 통합을 위해서라면 언제 어디서든 누구와도 만나겠다"면서 "작은 것을 고집하지 말고 조건 없이 대통합에 참여하라"고 호소했다.

그는 '(대통합 신당 창당에 반대의사를 밝혀온) 박상천 통합민주당 대표와도 만나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범여권 후보자 연석회의 때 박 대표를 만나 '통합민주당이 반드시 대통합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얘기를 나누고 합의했다"면서 "향후 박 대표를 만나 머리를 맞대고 대통합을 논의 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조순형 통합민주당 의원이 국민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통합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조 의원도 미래 세력이 이 나라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면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남권의 지지를 이끌 대안을 묻자 손 전 지사는 "대구 선진연대 창립대회에 700여 명이 참석하는 등 이번 민심대장정에서 영남 민심의 변화를 느꼈다"고 운을 뗀 뒤 "17대 대선에서 지역구도가 상당히 깨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손 전 지사와 기자들의 일문일답.

2차 민심대장정을 마치고 여의도로 복귀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3일 서울 서대문구 캠프사무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 자리에서 손 전 지사는 "대통합을 위해 전면에 나설 것이고 그 누구와도 만나겠다"고 선언했다.
2차 민심대장정을 마치고 여의도로 복귀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3일 서울 서대문구 캠프사무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 자리에서 손 전 지사는 "대통합을 위해 전면에 나설 것이고 그 누구와도 만나겠다"고 선언했다. ⓒ 안윤학
- '대통합 전면에 나서겠다'는 선언과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말이 양립할 수 있는 얘기인가.
"그런 정치를 해보고자 한다. '통합은 곧 기득권·지분 싸움'이란 게 현재 국민이 보는 대통합 작업의 모습이다. 대통합이 낡은 정치를 반복하는 것이 돼서는 안 된다."

- 융통성 있는 대통합을 강조했다. 충정은 이해하지만 또 하나의 세 불리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일전에 "얼기설기 섞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 말과 오늘 말이 상충되는 것 아닌가.
"대통합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좀 더 작은 것을 버리고 대동단결하는 모습을 보이자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요구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다. "

- 박상천 통합민주당 대표와 만날 것인가.
"물론이다. 범여권 후보자 연석회에 참석해 박 대표와 김한길 의원을 만났다. 그때 '대통합에 적극 참여한다'는 원칙 하에 '통합민주당이 반드시 대통합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말씀을 나누고 합의했다. 그간 민심대장정으로 박 대표를 만나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머리를 맞대고 대통합을 논의하겠다."

- 대선 출마를 선언한 조순형 의원이 국민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면 박 대표와 만나도 통합작업은 어렵게 되는 것 아닌가.
"조 의원도 우리나라 미래세력이 이 나라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면 미래 지향적인 대화가 가능할 것이다."

- '기득권·지분을 버려야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기득권을 버릴 수 있는지 각 정파 입장과 관련해 말해 달라.
"내 기득권과 지분을 버리겠다는 말로 족하다고 본다. 어떤 정파가 어떤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 이런 내 뜻과 취지에 공감하면 통합논의가 전향적으로 전개되지 않을까."

- 서로의 이해관계, 지분 문제에 대한 합의 없이 통합이 논의될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을 만나든 제 몫은 챙기지 않겠다는 의지와 심정을 말한 것이다. 앞으로 통합논의 진행과정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 통합을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 막연하게나마 시간표를 제시한다면.
"시간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남은 시간을 크게 활용해야 한다. 현재까지 진행된 통합논의의 틀을 유지하면서, 새롭게 참여하는 개인·정파의 상황과 여건을 융통성 있게 통합하는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

- 당 대 당 통합을 할 것인가, 당을 해체한 후 통합할 것인가. (통합의 방법은?)
"집권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확고한 신념만 가지면 그에 따라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

- 한나라당 내에 있으면서도 대통합을 추진할 수 있지 않았나.
"한나라당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했음을 이미 자인했다. 범여권 대통합은 국민 대통합의 첫 단추다. 최종 목표는 국민 대통합이다. 한나라당에서도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고진화 의원이 대선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변화의 단초가 보이고 있다. 앞으로는 '과거의 우리가 어떠했느냐'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정치세력을 크게 규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 영남권 민심은 대통합에 반대하는 듯하다. 현재의 대통합이 반쪽 통합이 되는 것은 아닌지, 또 영남권에서 지지를 이끌어 낼 대안에 대해 말해달라.
"이번 민심대장정에서 영남 민심의 변화를 느꼈다. 대구 선진연대 창립대회에 참석한 사람이 700명이 넘었다. 포항에서는 사람들의 태도, 손길, 눈길에 커다란 변화가 있음을 느꼈다. 부산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대선에서 지역구도가 상당히 깨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내용이) 구호에 불과한 것 아닌가. 대통합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가.
"내가 범여권 대통합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대통합 논의에 활기를 부여하고 힘을 실어준 데 커다란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민심대장정을 마치고 서울에 왔으니 필요하면 누구와도 만나고 논의할 거라는 얘기다."
#손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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