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에 사는 민주(하희라)와 그의 아이 진우(맹세창)는 공부를 잘하지만 강남이 아닌 강북 1등이다. 그리고 그것은 드라마에서 "강북에서 1등 하면 누가 알아주나"로 둔갑해 버리고, 대놓고 사교육의 실태와 강남엄마들의 행태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또 학교이건, 주인공들이건 모두가 아주 위험한 말들을 쏟아낸다. "지금 목동과 중계동이 약진하고 있다", "아빠의 경제력과 엄마의 정보력이 아이의 일류대 입학을 결정한다" 등의 대사가 드라마 속에서 등장하며, 아주 강력한 교육의 현실을 보여준다.
오죽했으며, 가상의 대학을 만들어 이야기하는 것이 기존 보통 드라마 속 모습인데, <강남엄마 따라잡기>에서는 '서울대'를 실제로 지칭하며 서울대를 보내고 싶어 안달 난 엄마들의 모습을 등장시킨다.
물론 진정으로 엄마들의 교육열과 학교에서 그러한 말들이 오가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러할 것이라는 가정은 사실상 수치로 나타나는 교육의 현실을 볼 때 잘 들어맞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강남엄마 따라잡기>는 무시할 수 없는 우리들의 현실을 보여줘 애써 무시할 수만은 없다.
물론 이러한 사실 여부를 놓고 논란에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한 사실이 없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강남교육청에서 그러한 사실이 없음을 지적하기도 했고, 게시판에서도 반론이 일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반론이 <강남엄마 따라잡기>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결국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문제를 주변에 곁가지가 아닌 주제로서 오롯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 부정적인 반응일지라도 논란을 만들어 내고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는 계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또 그것을 적절한 코믹한 설정과 캐릭터로 승화해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다루며, 시청자들로부터 눈길을 끈다는 자체는 분명 드라마가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드라마에 논란이 되고 있는 비판은 서로 상충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선 현실을 지나치게 왜곡한다는 것과 계층 간의 위화감이 조성될지도 모른다는 두 가지의 비판이다. 그런데 이것은 비현실적인 드라마와 너무나도 현실적인 드라마라는 두 가지의 상반된 이야기이기다.
즉, <강남엄마 따라잡기>가 한쪽에서는 과장되었다 말하고, 한쪽에서는 위화감을 조성한다.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드라마가 아주 비현실적인 드라마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드라마는 결말보다는 교육의 현실을 그려내는 과정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사실 이 드라마의 운명은 우리가 충분히 짐작하고 예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선 민주가 자녀를 위해 강남으로 이사가 고군분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선택은 분명 뒤늦은 깨달음으로 이어질 것이다. 물론 열린 결말을 내놓아 시청자들이 선택하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사교육비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현 사회문제를 외면할 수만은 없기에 민주와 진우의 선택은 강남에서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결말만을 예측해 볼 때 드라마는 지극히 교과서적인 교훈을 남겨줄 수도 있기 때문에 <강남엄마 따라잡기>는 결말로 드라마의 모든 것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진행하는 과정 속에 우리의 현실을 되짚어 보고, 어떠한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만일 결과물을 놓고 드라마를 판단한다면 이 드라마의 묘미를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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