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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민주노동당 대선 예비후보.
심상정 민주노동당 대선 예비후보. ⓒ 오마이뉴스 이종호
- 왜 아직 '심상정은 정책전문가'라는 말들이 나올까.
"내가 프랑스에서 가서 보니까 그들은 어떤 세레모니도 없이 대선 후보들이 맞장 토론을 계속하더라. 정책은 참모가 하는 게 아니다. 후보가 모든 현안과 정책을 꽤 뚫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정책정당을 표방하면서도 정책에 대해 기성 보수정치의 인식이 많이 들어와 있는 것 같다.

정태인씨가 나를 지지하면서 한 얘기가 있다. 내가 지지요청을 한 적이 없다. 대통령을 모셔봤던 분인데 재경부와 3년 동안을 싸워봤던 분이다. 보수정치를 계속할 게 아니라 뭘 바꾸려는 대통령이라면 재경부 관료들의 문제인식과 그 행간을 읽고 실물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참모가 아무리 얘기해도 (대통령이) 재경부에 포위되었기 때문에 다 쫓겨난 것 아닌가.

그런데 자기가 진 재경부를 상대로 심상정이 싸우는 걸 보고 대통령이 되어도 중심을 잡고 하겠구나 하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우리는 정책전문가를 참모 비슷하게 생각하는데 정책이 참모에게만 맡겨서 되는 게 아니다. 정책을 더 실물로 이해하고 진보정치에 맞는지 끊임없이 점검하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 국가 비전으로 '사회공공체제'를 내놨다. 우리 국민은 이데올로기적인 것에 익숙치 않다. 멀고 어렵게 다가온다.
"다른 분들은 '발표용'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나는 민주노동당이 실제로 집권한다면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는 것을 중심에 놓고 정책을 만들고 있다. 어떻게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는 고민할 문제지만 진보가 과연 어떤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반성할 필요가 있다.

정부 발표에는 어려운 용어가 많다. 모든 걸 쉽게 해야 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어려워도 알아야 될 것이 있고 진보진영이나 국민의 언어로 바꿔 나가야 한다. 진보의 언어는 어렵다. 쉬운 언어를 쫓아가다 보면 보수의 언어에 오염되기 쉽다. 언어의 싸움도 굉장히 중요하다. 한나라당은 선진국가, 여권에서 사회투자국가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회공공체제가 더 어려운가?

그렇다고 (노회찬 후보처럼) '새로운 공화국' '제7공화국'이라고 쓰는 게 맞나? 그것은 진보를 이탈하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선진국가론은 결국 시장개방하고 대기업 경쟁력 더 키운다는 거고, 사회투자국가론은 복지지출을 확대해 마치 대단한 것처럼 포장하는데 '새로운 공화국' '제7공화국'은 어떤 상상력을 자극하나. 개념이 안 잡힌다. '사회공공체제'는 최소한 '공공성을 강화하자는 것이구나' 하는 개념을 제공한다.

사실 개념은 이데올로기 투쟁으로 만들어진다. 우리가 오랫동안 보수체제에 있어와서 진보와 보수의 이데올로기 전선이 없고 일방화되어 있다. 진보의 개념은 개별정책으로만 들어가 있다. 보수와 진보의 진검승부로 명확하게 치지 않으면 이기지 못한다.

심상정이 얘기하는 것은 사회공공국가가 어렵다면 지금의 이 보수화 전선에서 민주노동당은 무엇을 투자하고 있나. 내가 열심히 고민해서 안을 내놓으면 '그거 국민들이 아냐' 이렇게 비판하면 안되지 않나. 지금은 감이 안 오지만 본선에서 보수세력과 확실한 전선을 치기 위해 준비한 것이다."

"세 박자 속에 내 집도 있고 일자리도 있고 복지도"

- '세박자 경제론’을 내놨는데 심상정의 서민경제론은 뭔가. 찜질방에 와 있는 아줌마들을 앞에 두고 있다고 가정하고 짧게 설명해 달라.
"송대관의 '네 박자'에는 사랑도 있고 이별도 있고 눈물도 있지만 심상정의 세 박자에는 내 집이 있고 일자리가 있고 복지가 있다(웃음).

좀더 설명하면, 60년 동안 사회경제를 주물렀던 주인들을 들어내고 서민들이 주인 되는 경제틀을 새로 짜야 된다는 얘기다.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는 핵심이 투기적 자산(토지·주택)이기 때문에 이를 확실히 재분배해야 한다. 택지국유화가 그런 것이다. 또한 교육·가스·전기·의료 등 공공분야의 공공성을 확장하고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정부의 개입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게 세 박자의 핵심리다."

- 찜질방엔 자주 가나.
"자주 간다. 우리 동네 찜질방. 내가 들어가면 수다 떨던 분들이 조용해진다(웃음)."

ⓒ 오마이뉴스 이종호
- 찜질방에 있는 아줌마들 얘기 들어보면 경제 도사들이다. 부동산, 주식에 전문가들이다.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도 통렬하다. 그런데 정치인들의 경제 얘기는 피부에 잘 와 닿지 않는다.
"우리 캠프에서도 내가 경제 얘기를 하면 어렵다고 하는데 보좌관들을 아줌마들로 바꿀까 싶다(웃음). 후보에게만 쉽게 말하라고 한다. 사실 외평기금이니 론스타니 하는 용어 자체가 어렵다. 그런데 내가 남미나 유럽엘 가 보니 국민들이 경제용어들을 기본적으로 숙지하고 있더라.

민주노동당의 문제도 크다. 내가 언젠가 토론회에서 '거시경제변동성' 얘기를 하니까 모 후보 캠프에서 '여기가 학술 토론회냐' 그러더라. 너무 놀랐다. 증권 투자하는 700만~800만 우리 국민들은 무슨 말인지 다 안다. 신문에도 매일 난다. 내가 무슨 대단히 전문적인 걸 물어보는 것도 아닌데, 보수 진영에 비해 진보가 경제에 대해 무지하다.

우리 경제가 정치화되어 있지 않다. 이게 보수의 전략이다. 돈 문제를 가장 중시하면서 정치는 다른 얘기만 한다. 앞으로 진보정당의 전략은 경제의 정치화여야 한다. 내가 그걸 계속 얘기해왔다. 두 가지가 필요하다. 진보정당이 경제를 좀더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공부해야 하고 다른 한편에선 경제 개념을 보다 쉽게 국민에게 전달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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