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8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유 전 장관은 지난 주 필리핀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고 최종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장관측은 지난달 말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출마 가능성에 대해 '51대 49'라고 말해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혔었다. 한 핵심측근은 "이번 여행을 통해 최대 난관인 한 이불 덮고 자는 분(부인 한경혜씨·대학강사)에게 최종 승낙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시민 전 장관의 출마 선언은 독특한 형식이다. 대표적인 팬클럽인 '참여시민광장(usimin.co.kr)'측에서 초청하는 형태다. 이들은 '1만 유티즌 전국 대번개 행사'라는 공지를 띄우고 5000원 회비 필참도 덧붙였다. 18일 오후 3시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다. 유 전 장관측에선 "'시민광장'은 우리도 통제 불능"이라며 "행사 규모를 예측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17대 대통령, 유시민 후보가 되어주시겠습니까?'라는 공지문을 내걸고 "'참여정부 계승후보'와 '참여정부 부정후보'가 인물과 정책 모든 것을 다 걸고 '원샷'으로 함께 '맞짱' 승부를 보게 될 것"이라며 정동영·손학규 vs 이해찬·유시민, 이른바 비노 vs 친노 구도를 겨냥했다. 아울러 "제17대 대통령 후보 유시민이 되어 이해찬 후보와 함께 참여정부를 계승하는 대세를 만들어 달라"고 덧붙였다.
지난 주말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유 전 장관은 이튿날 바로 이해찬 전 총리의 지지모임인 사단법인 '광장' 발대식에 참석, "한국은 뒤집어엎는 지도자가 아니라 국정을 구석구석 잘 파악하고 있는 유능한 관리형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이 전 총리를 추켜세웠다.
아울러 유 전 장관은 "우리가 함께 가는 길에 감동과 열정을 다해 앞차를 치우고 선두로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 내부 경선 과정에서 협력적 경쟁 관계를 시사했다.
유 전 장관을 지근거리에서 돕고 있는 김태년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의 목적은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며 "범여권 경선 과정에서 정책을 둘러싼 정체성에 대해서는 치열하게 맞붙을 각오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잡탕정당'이라고 비판받는 가운데 대선 후보 선출이 당의 정체성과 노선을 결정과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다. 신당 후보로 나서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신당 후보를 염두하고 있지만 당대당 통합이 안 되면 열린우리당 후보로라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네티즌들의 반응은 후끈했다. 이날 유 전 장관의 출마 소식이 알려진 이후 인터넷에서는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이제야 대선에 관심이 가기 시작한다", "볼만 하겠다", "이명박, 박근혜 싸우는데 신물 났는데 잘 됐다",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다" 등의 '흥미'를 기대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