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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7일 오후 3시 50분]

▲ 한명숙 전 총리.
ⓒ 오마이뉴스 권우성
대선 예비주자인 열린우리당의 한명숙 전 총리가 자신을 포함해 이해찬 전 총리, 유시민 전 장관 등 열린우리당 소속 대선주자들에게 후보단일화를 제안했다.

한 전 총리는 7일 오전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패수구 세력에 맞서 승리할 수 있는 강력한 대안을 만들기 위해 저와 이해찬, 유시민 3자의 후보단일화를 제의한다"면서 "이 제의에 뜻을 같이하는 열린우리당의 다른 예비후보들이 계시면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그동안 가능성이 점쳐지던 친노주자들의 후보단일화가 수면위로 떠오르게 됐다.

한 전 총리는 '지지자들의 열망'을 단일화 추진 근거로 제시했다. "우리를 지지하는 국민들은 평화개혁세력의 정통성 있는 단일후보를 만들어 승리의 전기를 마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전국을 돌면서 현장에서 확인된 당심이자 민심"이라는 것이다.

"손학규 탈당, 정당정치 기본에서 일탈"

이어 한 전 총리는 손학규 전 지사를 겨냥해 "손 후보는 필패의 카드"라면서 "한나라당 경선에서 도망 나온 패잔병으로는 한나라당 후보를 절대 이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계속해서 "그의 지지자들 중에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절반 정도 들어가 있을 것"이라면서 "경선에 불리해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정당정치의 기본을 벗어난 것이고, 그런 사람이 와서 우리 지지자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후보단일화를 위한 방법과 관련, '단일화 논의과정에서 결정될 사안'이라는 전제 아래 "개인적으로는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때처럼 여론조사를 통한 방법이 현실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소속주자 중 김혁규, 신기남, 김원웅 의원 등을 제외하고 이 전 총리와 유 전 장관을 단일화 대상으로 거명한 이유에 대해 한 전 총리는 "이런 제안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진정성인데, 제가 지지도가 굉장히 높으면 진정성이 없다고 할 것이고 지지도가 낮으면 자기포기로 들릴 것"이라면서 "다른 분들은 지지도가 굉장히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분들을 거론하는 것은 실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은 출마선언도 하지 않았는데, 이른 제안 아니냐"는 질문에는 "일단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제안한 것이고, 구체적인 논의에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지금이 적기"라고 답했다.

한 전 총리의 이날 제안은 대통합민주신당 동참을 전제로 한 것이다.

초점은 이해찬

한 전 총리의 단일화 제안은 친노 쪽인 열린우리당 소속 주자들 중 그래도 지지도가 어느 정도 나오는 이 전 총리와 유 전 장관 그리고 자신이 우선 단일화해서 힘을 모으자는 것이다. 직접적인 대상은 이해찬 전 총리에게 맞춰져 있다.

한 전 총리 쪽의 한 관계자는 "이 전 총리가 포커스이고, 유시민도 빨리 나오라는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한 전 총리도 "지방을 다녀보면, 이 전 총리와 제가 겹치는 부분에 대한 교통정리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대통합민주신당에 가 있는 비노 쪽의 정동영 전 의장과 천정배 의원과의 후보단일화에 대해서는 "현재는 열린우리당 내 후보들을 중심으로 단일화의 기준을 정한 것이고, 다른 분들과는 다른 국면에서 또 기준을 정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결국 우선 친노주자 단일화를 이룬 후 정동영, 천정배 등과도 힘을 합쳐 범여권에서 급속하게 세를 확대하고 있는 손 전 지사에 대항하는 반손학규연대를 만들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유시민 "아직 출마 전인데..."

한 전 총리의 제안에 대해 광주를 방문 중인 이 전 총리는 "8일 서울에 가서 직접 만나 상의하겠다"고 말해, 적극적인 의사를 보였다. 이 전 총리 쪽은 공식논평에서도 "정통성 있는 평화민주 개혁세력이 당선될 수 있는 후보 단일화 방안을 지지한다"면서 "평화민주 개혁세력의 승리를 위한 한명숙 전 총리의 충정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유보적인 모습을 보였다. 유 전 장관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위하는 깊은 고뇌와 충정의 소산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아직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고, 열린우리당에는 정책과 노선이 비슷한 다른 여러 후보님들이 있는 만큼 어떤 견해를 명확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유 전 장관은 "대선은 지나간 과거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보다는 국가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도모하는 미래 비전을 통해 정치인들이 국민의 지지를 얻어가는 경쟁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대통령 선거의 본래 취지와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국민의 뜻을 살피고 존중하면서 대통합과 국민경선 과정에서 정당하고 필요한 협력과 연대를 이루기 위해 열린 자세로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혁규 의원 쪽은 아직까지 공식 견해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한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내부적으로 열린우리당 후보들의 단일화를 논의해왔다"고 전했다.

다음 한 전 총리와 나눈 일문일답.

- 이 전 총리, 유 전 장관과 사전 논의했나. 신당에 같이 간다는 것이 전제된 것인가.
"그렇다. 신당에 찬성한다는 것이 전제다. 이 전 총리와는 오전에 전화했고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아주 깊이는 아니지만 논의했다. 유 전 장관에게는 간접적으로 전달했다."

- 이 전 총리, 유 전 장관에게 단일화를 제안한 것은 친노 대 비노 구도를 만들려는 것인가.
"친노, 반노 선거가 아니고 국민 전체를 바라보는 선거이기 때문에, 그렇게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단 열린우리당을 기준으로 놓은 것이다. 전국을 다니면서 들어보니 우리 지지자들이 후보 분산에 굉장히 당황해하고 있다. 이런 단일화 요청이 강력하다."

- 성격상 반손학규 후보단일화인데, 정동영 전 의장과 천정배 의원도 있지 않은가.
"현재까지는 기준을 정할 때 열린우리당 내 후보들을 중심으로 한 것이다. 다른 분들과는 다른 국면에서 또 기준을 정할 수 있다고 본다."

- 여론조사 대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일단 방법에 대해서는 협상테이블을 만들어서 논의하자는 것이다. 다만 제 생각은 당내 선거가 아니기 때문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게 옳다고 본다."

- 여론조사 방법과 시기는.
"만날 것을 제안한 것이기 때문에, 예비경선 전까지 이뤄지기를 바란다."

"다른 주자들은 지지도가 낮기 때문에 거론하는 게 실례가 될 수 있다"

- 신기남, 김원웅 의원은 출마를 선언했고 유시민 전 의원은 출마 선언도 안 했는데. 또 손학규 전 지사는 필패카드라는 것인가.
"이런 제안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제가 지지도가 굉장히 높으면 진정성이 없다고 할 것이고, 지지도가 낮으면 자기포기로 들릴 것이다. 이 전 총리와 저는 박빙상태다. 우리 지지자들을 분산시키지 않고, 대선 승리를 위한 불씨를 살려야 한다. 그런 진정성으로 하는 것이다.

다른 후보들도 뜻이 있다면 동참할 수 있다고 문을 열어 놨다. 다른 분들은 지지도가 낮기 때문에 그분들을 거론하는 것은 실례가 될 수 있다.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 경선에서 밀려서 나왔다. 그 지지자들 중에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절반 정도는 있을 것이다. 경선에서 불리해서 나온 것은 정당정치의 기본을 벗어난 것이다. 그런 분이 와서 우리 지지자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다.

민주노동당 쪽도 견인해야 하는 처지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손학규 "국민후보 단일화가 먼저"
반손학규연대 구축 우려... "편가르기는 한번으로 족해"

반손학규연대를 우려하고 있는 손학규 전 지사쪽은 한명숙 전 총리의 제안에 대해 즉각적인 견제구를 날렸다.

손 전 지사쪽은 이날 오후에 낸 논평에서 "범여권 경선을 앞두고 세가 부족하다고 판단, 다른 후보와 연합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평가한 뒤 "이날 제의가 또 다시 '코드정치', '나만 옳고 누구는 안된다'는 '뺄셈정치'의 반복이 아닌지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편 가르기와 배제, 분열로 범여권의 위기를 자초한 경험은 한번으로 족하다, 언제까지 친노와 비노 이분법적 대립구도에 갇혀 갈등하고 반목할 것인가"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민주평화개혁 후보라면 친노든, 비노든 모두 대통합의 용광로에서 하나가 돼 올 대선승리를 이끌 국민후보를 만드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이것이 민주신당 창당정신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가 손 전 지사를 '필패카드', '패잔병'등으로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이날 극단적 용어로 특정후보를 직접 비난한 것도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면서 "친노후보 단일화가 아니라 국민후보 단일화를 위한 '국민누님' 한 의원의 통 큰 행보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명숙#이해찬#유시민#후보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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