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보잉의 차세대 중형기 787은 탄소섬유로 동체를 제작했다
ⓒ Boeing
보잉이 차세대 여객기 '787 드림라이너' 제작에 탄소섬유를 대량으로 사용하면서 애꿎은 테니스 라켓 업계가 불똥을 맞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7일 라켓 제조에 주로 사용되는 탄소섬유 값이 2년 사이 3배나 치솟아 파운드 당 35달러에 달하면서 오스트리아의 헤드 등 라켓 제조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켓 업체들은 그러나 핵심 재료의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라켓 시장의 극심한 가격경쟁으로 인해 판매가를 올리지도 못한 채 앉아서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는 것.

탄소섬유 값이 최근 급등한 것은 무게에 비해 강성이 매우 강한 재료의 특성 탓에 연료효율을 높일 수 있어 보잉, 에어버스 등이 이를 차세대 비행기 제작에 대량으로 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잉의 신형 중형기 787은 동체 전체가 탄소섬유로 제작됐다. 에어버스 역시 787과 겨룰 중형기 A350에 탄소섬유를 도입할 계획이고 일부 자동차 회사들도 고급 스포츠카에 탄소섬유를 적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가격 급등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수요 폭발에도 불구하고 탄소섬유 공급은 당분간 제한될 수 밖에 없어 상대적 약자인 라켓 업체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탄소섬유는 제조공정이 매우 까다로워 미국, 일본, 유럽의 8개 회사 외에는 아직까지 대량생산에 성공한 기업이 없다. 게다가 각국 정부는 탄소섬유가 첨단무기 등에 많이 사용되는 것을 감안, 기술유출에 매우 민감해 자국 외 수출을 규제하고 있다.

보잉은 이러한 공급부족사태를 이미 예견하고 3년 전 일본의 탄소섬유 제조업체 도레이의 생산물량을 2020년까지 입도선매했다는 것.

독일의 탄소섬유 제조업체인 'SGL그룹'은 2010년까지 세계 탄소섬유 생산량이 현재보다 2/3가량 늘어 총 4만5000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지금의 급격한 수요증가세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여 라켓 업계의 고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