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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예비후보
ⓒ 오마이뉴스 이종호
권영길 인터뷰는 하나마나하다는 얘기가 있다. 말을 지나치게 아끼기 때문이다. 상대를 향해 속시원하게 날을 세우지 않는다.

자신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이 지난 진보운동 20년 동안 언론 인터뷰에 임해온 권영길의 태도"라고 말한다. 자주-평등 양대 정파의 대립 속에서 어디에도 치우치면 안 된다는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스스로도 "권영길은 당이 바로 설 때까지 외롭고 고독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권영길 의원이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로 세 번째 도전장을 냈다. 이제까지는 단독 추대였다. 하지만 지난 민주노동당 7년의 역사 동안 후배들이 자랐다. 노회찬·심상정 후보는 '대표선수 교체론'을 내세워 맹공을 퍼붓고 있다. 실제로 무섭게 지지율을 올려가고 있다.

뜻밖에도 권영길 후보는 여유를 보였다. 출마 선언을 가장 늦게 했고, 선대본부도 다 꾸려지지 않았는데 이 정도 지지세라면 남은 기간 굳히기가 가능하다는 판단인 것 같다.

"나는 민주노동당의 지휘관, 진보진영 전체의 사령관"

권 후보는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때 진보정당의 후보로 나섰던 자신을 "황무지를 손갈퀴로 개간해 온 사람"이라며 그 저력을 자신했다. 노회찬·심상정 후보에 대해선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지만 축구의 승리는 감독에게 달렸다"며 "민주노동당이라는 시끄러운 군단의 지휘관일 뿐만 아니라, 단 한번도 단일한 정치대오를 형성해 대선을 치러본 역사가 없는 진보진영 전체의 사령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후보는 이번 대선을 통해 '100만 민중대회'를 조직해, 그 힘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어 내겠다는 대선-총선 연계 전략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권 후보와의 인터뷰는 지난 6일 오후, 의원실에서 두 시간 동안 진행됐다.

- 최근 토론회 때 보니 많이 젊어지셨더라.
"토론회 이후 조사해보면 그 사람의 말은 다 잊어버린다. 전달되는 느낌이 중요하다. 민주노동당은 과격하다는 선입관이 있는데 그걸 완화시켜주는데 신경을 쓴다."

- 이명박 후보와 동갑(41년생)이다. 고령에 속하는데.
"마음이 젊으면 젊게 비춰진다."

- 권영길 앞에 '올드 보이' '대권 삼수' 등의 수식이 붙는다.
"삼수라는 것은 장점이지 단점이 아니다. 민주노동당 하면 안정성·신뢰감이 가장 부족하게 느껴진다. '진보정당 말은 옳다, 그런데 되겠는가' 이런 생각에서 출발한다. 여기게 경륜을 불어넣어줘야 한다."

- 대권 삼수가 '경륜'을 나타낸다면 이회창씨가 나와도 되겠다.
"이회창과 민주노동당은 다르다. 진보정당의 후보는 단번에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프랑스 사회당의 미테랑은 삼수, 브라질의 룰라는 사수 만에 대통령이 됐다. 만약 이회창씨는 승부가 끝난 사람이다. 한나라당이 만약 그렇게 (후보를) 만들어준다면 나야 좋다(웃음)."

- 지난 대선에서 권영길에 대한 국민의 심판도 끝났다고 생각지는 않나.
"생각은 권영길이지만 손가락은 노무현 후보에게 갔다. 실제로는 300만명의 지지자가 형성되었지만 막판 사표심리로 인해 100만표 수준에 머물렀다. 권영길은 그 300만표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미테랑은 삼수, 룰라는 사수... 대권 삼수는 장점이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이번 대선의 목표는.
"당선이다."

- 정치적 후배랄 수 있는 심상정·노회찬 후보들의 권영길 비판이 매섭다. 지난 두 번의 대선으로 권영길의 임무는 끝났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역사를 부정하는 얘기다. 97년 대통령 선거에선 아무도 나갈 사람이 없었다. 당선·득표? 출마 그 자체가 의미였다. 진보정당을 건설하고, 진보정당의 후보가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누가 총대를 멨나? 안 멨다. 권영길이 멨다.

2002년 대선은 어땠나. 민주노동당 창당되었는데 어떻게 해서든 국회에 진입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야 했다. 아무도 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누가 받아들였나. 권영길이었다. 권영길은 황무지를 손갈퀴로 개간한 사람이다. 자갈밭에서 손에 피 흘리면서 자갈 하나하나 들어냈다. 그래서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이 되었다. 그걸 누가 했나? 통째로 부정하자는 건가."

- 노회찬·심상정 후보의 공격이 인간적으로 서운하진 않나.
"섭섭한 것 없다. 그런데 얼마 전 유세장에서 (노회찬 후보가) '수고 많이 하셨다, 집에 가서 좀 쉬시라' 했는데 그런 언술은 적당치 않다. 예의가 아니다. '세대교체'라는 말은 있을 수 있다. '권영길을 딛고 일어서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마흔이 가까운 나이에 신문기자를 그만두고 새 출발을 위해 프랑스로 공부하러 갔다. 50이 다되어서 늦깎이 노동운동가가 되었고 50대 후반에 진보정당 건설에 몸을 바쳤다. 그런데 그 진보정당이 아직도 토대 구축이 안됐다. 민주노동당이 집권정당이 되도록 하는 것이 사명이고 당원의 도리이다. 나 자신을 배신하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 각종 조사를 보면 대중성에선 노회찬 후보가, 정책비전에선 심상정 후보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생해서 개간한 밭을 후배들에게 넘겨주는 것도 의미 있는 일 아닌가.
"그 질문이 나올 것 같아서 자료를 준비했다(웃음). 최근 <내일신문> 여론조사에서 보면 생산직 노동자들의 지지도가 (민주노동당 다른 후보에 비해) 월등히 앞서고, 또 지지층 결집도는 한나라당 후보들을 포함해도 권영길이 가장 높았다(90.1%). 흔들림 없이 권영길을 찍겠다는 것이다. 권영길이 한 번 더 나가야 한다. 본선에서 삼자 구도가 되면 '역시 권영길'이라는 이야기가 당 안팎에서 나올 것이다."

- 구체적인 근거를 대달라.
"대통령이 시험쳐서 되는 게 아니다. '저 사람 참 똑똑하지만 대통령감은 아니다'라고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게 있다. '민주노동당의 대통령감은 역시 권영길!'이라고 국민들에게 인식되어 있다."

"원내진출 3년, '권영길 이후 리더십' 세우는 데 주력"

ⓒ 오마이뉴스 이종호
- 대선 두 번 치르면서 얻은 학습효과 아닌가. 노회찬 후보는 '지난 원내진출 3년, 뭘 했냐'고 비판했다.
"내가 지난 3년 동안 뭐하려고 했느냐. 당이 권영길 이후의 지도력을 올바로 세워낼 수 있도록, 당의 조직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또 권영길이 민주노동당의 얼굴로 되어 있지만 권영길 아닌 사람이 수없이 나와야 한다는 것에 복무했다. 권영길 이후의 리더십을 키우는 데 숨은 노력이 있었다."

- 구체적으로.
"외람되지만 권영길은 '대들보'보다 '주춧돌'이다. 주춧돌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나는 조직을 가장 우선시하는 사람이다. 조직의 결정은 어떤 것이든 존중해야 한다. 권영길 이외에 인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의정활동도 그런 바탕에서 해 왔다."

- 여전히 '당의 리더십 부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 말없는 많은 당원들이 권영길을 요구하고 있다. 위기라고 할 정도로 당이 침체되어 있다. 지도부가 지도력을 상실했다. 무엇보다도 당이 총알받이로 선거에 나갔던 분들을 거두지 못했다. 2000년 총선·2002년 지방선거·2004년 총선·2006년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흔쾌히 당을 위해 총알받이가 되어 주었다. 당의 소중한 자산이다.

그런데 버렸다. 권영길도 지난 대선에서 심판받았다고 하면서 물러나라고 한다. 수많은 총알받이들, 창당 초기부터 당을 위해 헌신했던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지지율이 있고 비례대표들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권영길이 그 분들을 거둬내야 한다. 내가 그들의 사정을 잘 안다. 당 지도부, 당 국회의원들 모른다."

- 역으로, 지금 권영길이 다시 요구되고 있다면 지난 3년 '권영길 이후 리더십 세우기' 시도는 실패했다는 것 아닌가.
"이 부분은 정확히 평가되어야 된다. 당직 겸직 금지 조항(국회의원들은 당직을 겸할 수 없다는 민주노동당 당규)에 대해 일체 발언하지 않았다. 당 대표에 한해서는 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개정 움직임이 있었지만 권영길이 거명되고 상상되는 그런 논의에 의도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찾아와서 '왜 발언하지 않느냐, 결국 창업주가 욕을 먹는다, 화살은 권영길에게 돌아온다' 그랬지만 당의 민주적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 2005년 10·26 재보선 끝나고 김혜경 대표가 물러난 뒤 권영길 비대위 체제가 들어섰지만 그 때도 뭔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나에게 요구된 것은 단 하나, 빨리 차기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이었다."

"정파 통합, 2008년에 해소될 것... 그 때까지 난 외롭다"

- 당내 최대 정파인 자주파(NL·자민통 그룹)에서 '권영길 지지'를 선언한 것에 대한 안팎의 비판 목소리가 높다.
"권영길 지지하면 정파 지지고, 노회찬·심상정 지지하면 정파 지지가 아닌가. 그 분들도 자민통 지지를 받고 싶지 않았을까? 마치 이솝우화의 '신포도' 얘기와 같다. 포도를 따먹고 싶은데 닿지 않으니까 시고 맛없다고 하는 것 아닌가."

- 그 동안의 당직 선거에서 정파 담합구조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오지 않았나.
"자주파의 권영길 지지가 대선 일회용이라고 하는데 이번 선거는 대선으로 끝나지 않는다. 바로 뒤에 총선이 있다. 진보대연합을 이뤄야 한다. 그 전에 당내 소진보연합이 있어야 한다. 당에 무게중심을 세우고 대화와 설득을 해나가는 통합 리더십이 필요하다."

- '봉합 리더십'이라는 비판도 있다.
"동의하지 않는다. 권영길은 어느 정파의 사람도 아니다. 나마저 특정 정파에 치우치면 당을 수습하고 통합할 사람이 없다고 자부한다. 민주노동당은 자주파와 평등파(PD)가 함께 출발했다. 내가 만들어낸 것이다. 창당하면서 철칙이 민주노동당은 용광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아직도 진행 중이다. 용광로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 지금은 정파끼리 색안경을 끼고 보지만 공개적인 정책 대결을 통해 해소되어야 한다. 이번 대선을 거치고 2008년 총선 이후 완전히 해소되는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 본다. 권영길은 당이 바로 설 때까지 외롭고 고독한 사람이다."

- '100만 민중대회'를 공약으로 내놨는데, 실현 가능성도 떨어지지만 발상도 좀 구닥다리다.
"유권자를 시청자로 붙들어둬서는 이길 수 없다. 나는 선거를 치르면서 수없이 사람들을 만나왔다. 일단 지역에 내려가면 하루 최소 1000명에서 3000명과 악수하는 게 목표다. 건방진 얘기일지 몰라도 나는 사람들 눈빛을 보면 판단이 된다. 우리가 선거를 어떻게 해야 이기는지 경험적으로 터득하고 있다. 실전이 풍부한 권영길만이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다. 한미FTA 찬성하는 정당을 찍지 말자고 호소할 열성적인 활동가들을 조직해야 한다. 총선과 연계 전략이다. 아무도 대선 이후를 고민하고 있지 않다. 100만 민중대회가 총선 부대로 이어져야 한다."

"노회찬·심상정, 예쁜 그릇일지는 몰라도"

ⓒ 오마이뉴스 이종호
- 총선에서 몇 석을 예상하나.
"여당과 비슷한 수준은 될 것이다. 각 상임위에 몇 명씩은 배치 될 수 있는."

- 권영길표 히트작 '살림살이 나아지셨습니까'라는 말의 후속타가 나올까.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나온 말인데 오랫동안 서민들과 만나면서 나온 말이다. 체화된 용어다. 다른 후보들은 서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줄 모른다. 일반 국민들의 용어로 가야 한다. 창당 때부터 만들어진 민주노동당의 정책들을 서민들이 알아들기 쉽게 말하고 묵직한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는 용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프랑스 어느 해인가 사회당에서 '나도 외식 한 번 해보자'라는 표현을 썼는데 유권자들이 움직였다."

- 심상정·노회찬 후보에 대해 짧게 평한다면.
"100만 민중대회 말했지만 이번 선거에선 '대선단'이 필요하다. 나는 대선단의 지휘자가 될 것이다. 대선단 안에는 다양한 전함이 있다. 한 사람(노회찬)은 쾌속정이고, 한 사람(심상정)은 돌격함이다."

- 왜 노회찬과 심상정은 안 되나.
"이번 자주파의 권영길 지지선언에 대해 그들이 보여준 태도가 그 답이다. 두 사람의 즉자적인 반발과 감정적인 태도에 크게 놀랐다. 만일 나를 꺾고 본선에 간다면 당장 한 달 뒤에 '함께 가자'고 해야 할 사람들에게 지금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그런 막말을 해버린다면, 진보진영 전체의 단결은커녕 당력을 하나로 모아내지도 못할 게 뻔하다. 당의 절반을 무시하고 선거 치르겠다는 건가? 두 사람의 현실적인 감각이 그것밖에 안되나?

노회찬·심상정은 예쁘고 반짝이는 '유리그릇'은 몰라도, 모두를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은 못된다. 당의 큰 자산인 두 후보가 이번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단단해져 당의 앞날을 끌고 갈 동량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번 대선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의 단결과 진보진영대연합을 꾸려갈 역량은 안 된다고 본다. 나를 자주파로 몰아 당의 혁신과 세대교체의 효과를 내겠다는 '빈약한 상상력'으로는 고립과 패배를 자초할 수 있다."

- 최근 조사에서 노회찬·심상정 후보가 무섭게 치고 올라온다. 불안하지 않나.
"일종의 자신감인데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을 한지 한 달도 안 되었는데 벌써 나타나고 있지 않나. 조직도 갖추지 못했고 득표 운동을 하는 사람도 없는데 이 정도면 충분히 후보로 선출될 수 있다. 당원들을 믿는다."

"총선에서 여당과 비슷한 수준 의석 될 것"

- 당 내부 경선이 보름도 안 남았다. 마지막 득표 전략은.
"어쨌든 경선후보이기 때문에 조직을 갖춰야 한다. 이번 주말이면 광역단위의 선거조직이 꾸려질 것이다. 조직이 가동되면 달라진다."

- '역시 권영길'이란 표어를 쓰던데 왜 권영길이어야 하나.
"대선은 개인기만으로 승리할 수 없는 승부다. 축구로 치면 노 후보와 심 후보는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다. 그러나 축구는 11명이 하는 운동이고 선수 각각의 역량과 팀의 조건을 제대로 파악한 훌륭한 감독이 아니면 승리는 불가능하다. 팀 전술을 생각하지 않고 수비수 하나 제끼는 잔기술에만 몰두하다 공을 빼앗겨선 안된다.

히딩크가 이천수보다 공차는 실력은 못해도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이끌어 내지 않았나. 나는 민주노동당이라는 시끄러운 군단의 지휘관일 뿐 아니라, 단 한번도 단일한 정치대오를 형성해 대선을 치러본 역사가 없는 진보진영 전체 '중원의 사령관'이 될 것이다."

권영길의 '환절기병'..."무력감 느낄 때가 있어요"

ⓒ 오마이뉴스 이종호

권영길 후보는 춤을 참 '열심히' 춘다. 지난 5월 나주에서 열린 전교조 주최 '전국교사대회'에 참석해 '땡벌'을 개사한 노래에 맞춰 춤을 선보였다. 영산강 둔치 땡볕 아래서 양복바람에도 개의치 않고 젊은이들의 율동을 따라했다. 몸은 뒤처졌지만 흥에 있어선 누구보다 튀었다.

그의 애창곡은 '봄날은 간다'이다. 당원들의 요청이 있으면 어느 곳에서라도 즉석에서 무반주로 한 곡 땡긴다. 대신 노래는 '봄날은 간다~'가 아닌 '봄날은 온다~'로 끝난다.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와 함께.

1년 365일 중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50일도 안 된다. 늘 노동자·서민·당원들이 있는 현장을 돌며 살아온 그가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다.

여름에서 가을로,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길목, 그는 "이상하게 환절기 병을 앓는다"고 말한다. 호흡기나 알레르기 질환, 뭐 이런 게 아니다. '속앓이'다.

"살아오면서 내가 남모르는 괴로움이 많아요. 그런 것들이 한꺼번에 뭉쳤다가…. 솔직히 얘기하면 1988년 이후로 지금까지 거의 하루도 쉬어 본 적이 없어요, 휴일에도.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는 조금 나은 편인데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건설한다고 다니다보니…. 나도 인간이다 보니 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겠어요? 사회적 불만감, 당의 현실적인 힘, 사람들의 호소, 항변…. 멜랑꼴리 해지고 무력감을 느낄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부담 없는 친구·후배와 함께 아예 밤샐 각오를 하고 단골집에 자리를 튼다. 하루 정도는 술로 풀고, 다음날엔 집에서 쉬면서 소설책도 읽고 목욕탕도 다녀온다. 그렇게 이틀 자신에게 투자하면 다시 복귀할 힘을 얻는다고 한다.

하루에 수천 명과 악수하며 전국을 쏘다니는 정치인의 '자기 투자'치고 참 싸게 먹히는 방식이다. / 박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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