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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여의도 서울교 인근 대형 광고탑 위에서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박성수 이랜드 그룹 회장을 구속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7일 서울 여의도 서울교 인근 대형 광고탑 위에서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박성수 이랜드 그룹 회장을 구속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여의도 20m 상공에 '이랜드 박성수를 구속하라'는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7일 낮, 주봉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서울교 인근 20m 높이의 대형 광고판에서 이랜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고공 시위를 벌였다.

이날 낮 12시 40분께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는 가운데 주 부위원장은 광고판 위에 올라가 '이랜드 박성수를 구속하라'는 플래카드를 난간에 내걸었다. 상의를 벗은 주 위원장의 몸에는 붉은 페인트로 같은 구호가 새겨져있었다.

이 소식을 듣고 영등포소방서에서 출동해 바닥에 안전매트를 깔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어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소방서 굴절차를 타고 올라가 주 부위원장을 설득했지만 주 부위원장의 뜻을 꺾을 수 없었다.

오후 2시 30분께 광고판 밑에서 배재석 전 이랜드 노동조합 위원장이 마이크를 들었다. 배씨는 "부위원장님, 위험하니까 내려오십시오, 조합원들과 손잡고 함께 싸웠으면 좋겠습니다"며 30여분 간 주 부위원장을 설득했다. 이에 주 부위원장은 오후 3시께 흐느끼면서 굴절차를 타고 내려왔다. 그는 바로 서울 영등포 한림대 한강성심병원으로 후송됐다.

상황이 마무리된 후 자리를 끝까지 지키고 있던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얘기를 나눴다. 다음은 그것을 정리한 것이다.

- 주 부위원장은 어떻게 올라가게 됐나?
"주봉희 비정규 담당 부위원장은 IMF 이후 비정규직 투쟁의 상징이다. 파견법에 반대하고 파견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싸워왔다. 십여 년 동안 모든 것을 걸고 투쟁했다.

주 부위원장은 이랜드 투쟁 과정에서 구속되어야 할 사람은 박성수 이랜드 그룹 회장인데 7명의 노동자가 구속된 데에 무력감을 느껴왔다. 오늘 일은 그에 울분을 토로한 것이다. 그는 이렇게라도 자본과 권력에 저항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올라갔다."

- 사전에 올라간다는 언급은 없었나?
"본인의 결단으로 올라갔다. 점심을 먹고 있는데 연락이 와 이쪽으로 뛰어왔다."

- 흐느끼기도 했는데.
"주 부위원장은 굉장히 투쟁의지가 강하면서도 문학적이고 감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지난 10년에 이어 최근에 이랜드 투쟁을 하고 있는데, 자본은 끄덕도 않고 있다. 또한 노무현 정부는 자본가를 비호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최근에 많이 괴로워했다."

- 어떻게 해서 내려오게 됐나?
"밑에서 배재석 전 이랜드 노조 위원장이 '살아서 같이 투쟁하자'고 30여분 간 주 부위원장을 설득했다. 그는 지난 2000년 초 주 부위원장과 같이 투쟁을 했던 사람이다. 이 말을 듣고 내려온 것 같다."

이랜드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7일 서울 여의도 서울교 인근 대형 광고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던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구조용 사다리차를 타고 내려와 들것에 실리고 있다.
이랜드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7일 서울 여의도 서울교 인근 대형 광고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던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구조용 사다리차를 타고 내려와 들것에 실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비정규직#이랜드#주봉희#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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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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