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조순형 중도통합민주당 의원이 9일 처음으로 지방을 방문,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섰다.
출마 선언 후 첫 방문 지역은 광주와 전남. 지방순회지로 광주를 선택한 것에 대해 조 의원은 "이곳을 첫 지방순회지로 선택한 것은 민주화의 성지이고 민주당의 정치적 고향이기 때문이며 이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한나라당 주자로서 조순형 의원에게도 호남 민심이 향후 행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광주를 찾은 조 의원은 '민주당 독자노선'을 거듭 강조했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당원 및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은 이제 지루한 통합논의에 종지부를 찍고 홀로서기에 나서야한다"면서 "'도로열린당'인 통합에 휩쓸리지 말고 전국 조직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언론에서는 민주당을 '미니정당'이라고 하는데 대선에서는 의원 몇 사람이 큰 의미가 없다"면서 "그 당이 얼마나 경쟁력 있는 후보를 확보하느냐, 열성 당원이 많으냐가 관건"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조 의원은 "굳은 결심과 의지로 민주당을 지켜내고 있다"고 박상천 대표를 추켜세웠고, 이와 달리 김대중 전 대통령을 겨냥해 "세계평화, 인권문제, 빈곤문제에 관심을 보여 달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날 광주에서 간담회를 마친 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목포에서 열리는 '중도개혁 대통합 전남 결의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대선 출마 선언 직후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누가 범여권 대선후보로 가장 좋은가'하는 선호도 조사에서 조 의원이 3위권으로 진출하면서, 민주당 내에서 독자경선론이 힘을 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조선일보>-TNS가 실시한 여론조사 범여권 선호도 조사에서 조 의원은 8.1%를 얻어, 손학규 전 경기지사(22.0%)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10.9%)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다른 조사에서도 지지율은 달랐지만 이 조사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호남 지역에서는 아직 조 의원의 지지세가 도드라지지 않고 있다. 호남지역 지지율 조사에서 눈에 띠는 변화는 없다.
민주당까지 포함한 대통합 여론이 우세한 전통적인 범여권 지지층인 호남이 "민주당을 끝까지 지키겠다"며 독자생존론을 주장하고 있는 조 의원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지역정치권의 한 인사는 "소신 있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출마하자마자 지지율이 올랐지만 지속될지는 미지수"라며 "지금은 관심 정도가 아니겠느냐, 호남에서도 그렇게 호의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 조 의원에게 호남 민심이 동할지 관심이다.
한편 민주당 전남도당은 9일 오후 목포에서 조 의원 등 대선 주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도개혁전진대회를 열고 중도개혁주의 통합 여론을 확산해 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