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이지형
그것을 본 어머니가 두 형제를 불러 앉히고 나지막하게 말하였다.

"얘들아, 엄마가 책을 읽어줄게. 너희들 관용이란 말 들어봤니? 오늘 처음 듣지? 예를 들자면, 피부색이 다르다고 따돌리는 게 아니라 서로 이해하는 거란다. 음, 쉽게 말해서 민석(동생)아 네가 학교에서 친구한테 연필을 빌려주었는데 그 친구가 연필을 실수로 부러트렸어. 그때 민석이 넌 어떻게 할 거니?"

"음…."

그러자 형이 말했다. "에이, 민석아 당연히 용서해 줘야지."

"그래 민석아, 그게 바로 관용이란다. 그런데 지금 네가 형한테 했던 행동은 관용이 아니야. 형이 실수로 공을 잘못 던졌으면 화를 내지 말고 다시 잘 던져 달라고 해야 그게 관용이란다. 이제 알았지?"

"네, 엄마."

카메라를 들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이 장면을 목격한 나는 한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관용, 학교 윤리시간에나 배웠던 전통적인 미덕. 현대 사회에선 찾아보기 힘든 미덕이다. 입시 경쟁에 휘둘려 서로를 믿지 못하는 학교나, 정작 중요한 민심은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서로를 헐뜯기만 하는 정치권이나 모두가 똑같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우리는 아주 중요한 것을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머니#관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