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명동성당 꼬스트 홀에 <시사IN> 창간을 축하하는 수백의 노란색 종이비행기가 날았습니다. 문정우 참언론실천시사기자단장이 마이크를 붙잡았습니다. 사회자 최광기씨가 "마지막 발언인데 설마 뒷풀이 공지같은 이야기는 아니겠지요"라며 톡 쏘아주더군요. 모두의 박장대소. 그리고 문 단장의 마지막 말에 꼬스트 홀은 박수소리와 환호소리로 가득 메워졌습니다.
"<시사IN > 창간호는 9월 15일에 나옵니다."
양심의 힘으로, 독자의 힘으로 돌아왔습니다
<시사저널>은 죽었습니다. <시사저널>을 만들었던 기자들과 독자들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죽음의 길을 걸어갔습니다. 하지만 기자들은 약속했습니다. 양심의 힘으로, 독자의 힘으로 다시 취재현장으로 돌아오겠다고 말입니다.
오늘 그들은 그 약속의 첫걸음을 내딛었습니다. 문 단장은 꼬스트 홀을 가득 메운 400여명의 사람들에게 허리를 깊게 숙여 감사의 인사를 했습니다.
"새로운 매체를 만든다는 것이 너무나 힘든 길임을 알았지만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에 모인 분들의 힘으로 지금까지 왔고 아직도 이 분들의 기대만큼 참언론이 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은 좀 쉬고 싶습니다. 오늘만큼은 좀 뻐기고 싶습니다. 여러분 오늘 밤새 <시사IN>의 창간을 축하하며 놀아봅시다."
문 단장의 말처럼 이날 창간 선포식은 그야말로 '축제'였습니다.
사회를 맡은 권해효씨와 최광기씨는 만담커플처럼 결정적 순간에 사람들의 웃음을 만들어냈고 원희룡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이 자리에서만큼은 대선 이야기 하지 말자"며 수준급의 가무를 뽐냈습니다. <시사IN > 홍보대사 개그맨 황현희씨와 그의 동료으로 구성된 개그콘서트 '집중토론'팀은 <시사저널> 사태를 신랄하게 풍자해 사람들의 배꼽을 빠지게 했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마지막으로 무대에 선 노래패 '꽃다지'의 공연 때 자리에서 일어나 뛰고 춤추며 열광했습니다.
그 축제의 중심에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일년이 넘는 시사기자단의 투쟁기간과 한달 반이 약간 넘는 <시사IN > 창간 과정이 영상으로 비춰질 때 사람들 몇몇은 흐르는 눈물을 닦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영사막 위로 흐르는 <시사IN > 발기인 명단 장면에서는 사람들의 박수는 쉽게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힘찬 박수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시사IN >의 창간을 축하해줬습니다. 정동익 전 동아투위 위원장은 "혹시나 <시사저널> 사태가 동아투위처럼 오래갈까마 마음을 졸였는데 정말 잘 됐다"며 "모두가 기개 있는 기자들과 독자들의 사랑. 모두의 덕이다"고 축하인사를 건넸습니다.
영상으로 축사를 보낸 이들도 하나 같이 "<시사IN > 파이팅!"을 외쳤습니다. 박원순 변호사는 "오늘은 희망의 꽃을 피워내는 순간"이라며 축하를 했고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벌써 첫 걸음부터 크다"며 "훌륭하게 부활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독자들 "앞으로도 차가운 감시와 뜨거운 애정을"
이날의 또 다른 주인공인 '시사저널을 사랑하는 모임'과 '시사 서포터즈'도 무대 위에 서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이들은 <시사IN >의 출발을 축하하면서도 따끔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시사 서포터즈'는 "우리는 시사기자단의 서포터즈가 아니라 '자유언론'의 서포터즈다"며 "앞으로 <시사IN >에 대한 차가운 감시와 뜨거운 애정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 그들 덕분에 새 매체 <시사IN >이 시사기자단이 밝힌 대로 '우리 시대의 정직한 보고자'가 되지 않을 수 없겠다는 생각에 저까지 마음이 든든해지더군요.
흥겨웠던 <시사 IN > 창간 선포식은 오후 6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습니다. 기자들과 독자들은 뒷풀이가 예정되어있는 세종호텔 1층 커피숍으로 이동했습니다. 문 단장은 "맥주와 음료수 무한리필을 약속받았다"고 했는데 과연 그랬는지 궁금합니다.
이날 하루 유난스레 뛰는 심장을 달래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모두가 춤추고 일어나 뛸 때 괜히 코 끝이 매워 혼났습니다. 오늘 만약 시사기자단의 '뻐꾸기'를 받고 참석하셨다면 다들 같은 마음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사IN>. 다가오는 9월이면 만날 수 있습니다. 독자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 만큼 실망시키지 않는 '참언론'이 되리라 믿습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시사IN>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