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수) 오전 11시 전국농민회 충남도연맹과 민주노동당 충남도당 등 시민사회단체가 미국산 쇠고기 판매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이마트 천안점을 재차 방문했으나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이들은 지난 7월26일 이마트 천안점을 처음 방문해 미국산 쇠고기 판매중단과 점장 면담을 요구했으나, 판매여부에 있어서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이마트의 판매원칙을 확인하는데 그쳤고 점장은 휴가중인 관계로 면담이 성사되지 못했었다.
이번 2차 방문단을 맞은 이마트 천안점 이종호 부점장은 “점장은 오후에 출근한다”며 면담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점장은 “1차 방문때와 같은 사안이다. 방문단이 요구하는 내용도, 이쪽에서 대답할 내용도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농 충남도연맹 장명진 사무처장이 “시민단체가 의사 표명을 위해 방문했는데 번번이 자리를 피하는 것은 시민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니냐”고 묻자 이 부점장은 “요구한 내용에 대해서는 점장이나 부점장이나 같은 대답밖에는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점장과의 면담이 불발되자 방문단은 미국산 쇠고기가 판매되고 있는 수입육코너를 찾았으나 미국산 쇠고기는 진열대에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진열대에는 ‘통관지연으로 인해 미국산 쇠고기를 공급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자리를 대신했다.
방문단은 이마트 천안점장 면담을 공식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기로 하고 2차 항의방문을 마쳤다.
"미국산 쇠고기, 계속되는 뼈 발견은 미국의 의도"
이들은 항의방문에 앞서 이마트 천안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판매에 대한 정부와 대형유통마트의 태도를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농 충남도연맹 장명진 사무처장은 “지난달 29일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서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인 척추뼈가 발견됐는데도 정부는 전면 수입중단이 아닌 검역중단으로 조치하고, 대형마트들은 여전히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고 있다”며 “대대적인 불매운동을 선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마련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한·미간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따르면 수입 대상은 뼈를 제외한 30개월 미만의 살코기로, 광우병 특정위험 물질인 뇌와 내장 그리고 척수 등은 들어올 수 없게 돼 있다. 또한, 살코기 역시 광우병특정위험 물질에 오염되지 않는 방법으로 처리돼야 한다. 따라서 척추뼈가 발견된 것은 중대한 수입위생조건 위반이며, 수입위생조건 21조는 ‘특정위험물질이 작업장에서 제거되지 않는 등 광우병 확산위험이 있다고 판단될때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규탄발언에 나선 민주노동당 천안시위원회 선춘자 위원장은 “미국산 쇠고기에서 지속적으로 뼈가 발견되는 현상의 이면에는 우리 국민이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에 둔감해지기를 바라는 미국의 의도가 깔려있다”며 “수입을 전면 중단하지 않고 미국 측의 해명과 재발 방지대책을 지켜보겠다는 정부는 국민 건강에 대해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규탄했다.
천안농민회 장 진 사무국장은 “알량한 이익을 위해 국민 건강을 무시하는 대형자본은 국민이 심판해야 한다. 대형마트는 눈앞의 이익을 좇지 말고 전체 국민의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 대형마트들의 작태가 바로 잡힐때까지 싸우겠다”며 시민들에게 불매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한편, 검역중단 조치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따라 각 유통마트들이 수입해 검역창고에 보관중인 미국산 쇠고기가 전량 폐기될 가능성도 있어 향후 정부의 조치와 미국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천안, 아산지역 주간지 충남시사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