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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은 10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오충일 민주신당 대표,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주재로 최고위원 합동회의를 열어 합당을 공식 선언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은 10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오충일 민주신당 대표,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주재로 최고위원 합동회의를 열어 합당을 공식 선언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기사보강 : 13일 오후 5시]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의 흡수합당 방식 합당에 대한 대한 역풍이 거세다.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은 양당의 '당대당'통합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전격적으로 대통합민주신당(민주신당) 불참과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김혁규 의원은 1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신당의 창당과정을 보면서 원칙과 대의가 실종되고 정치인의 기본적인 도리와 윤리마저도 없기 때문"이라고 의원직 사퇴배경을 설명하면서 "'신당(민주신당)'은 열린우리당이 추구해온 새로운 정치에 대한 진정성도 없고 미래비전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신당은 참여정부의 업적과 열린우리당의 정치개혁 성과조차도 부정하는 세력들도 있다"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뿌리와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 백년정당을 만들자던 동지들에 대한 인간적·도의적 신의까지도 저버리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큰 비애를 느꼈다"고 토로했다.

"우리당 이름으로 뽑혔는데, 가치 못 살리면 의원직 의미없어"

지난 6월 28일 대선출마 선언을 한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
지난 6월 28일 대선출마 선언을 한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 의원은 "당과 운명을 같이하는 최후 마지막 당원이 되겠다"면서 "이후 활동은 당원들과 협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소속으로 경남지사를 3연임하던 2003년 12월 2년 반의 지사임기를 남긴 채 탈당한 뒤 열린우리당에 결합한 바 있다.

"대선주자로서의 활동은 계속 하느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그렇게 보면 된다"고 말해, 상황에 따라서는 대선출마를 접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김 의원과 측근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사퇴이유는 크게 ▲신당과 우리당의 당대당 통합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 ▲열린우리당 초기탈당파들의 친노 비판 행태 ▲경선방식 등에 대한 불만으로 요약된다.

신당 창당대회 직전인 지난 4일 김혁규·신기남·이해찬·한명숙 의원과 김두관 전 행자장관, 강운태 전 내무장관 등 열린우리당 주자 6인이 당대당 통합 원칙을 강조하기 위해 공동으로 창당행사에도 불참하기까지 했으나, 그 뒤 당대당 통합원칙은 사라지고 흡수합당되는데도 아무 말이 없다는 것이다. 다른 대선주자들에 대한 비판이다.

김 의원의 한 측근은 "당에 같이 있을 때는 '지사님, 지사님' 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친노파 배제하자고 하고, 먼저 탈당한 사람들이 당에 남은 사람들에게 반성과 사과를 요구하는 것을 보면서 김 의원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느냐'고 토로했다"r고 전했다.

또한 그는 "우리당 이름으로 뽑힌 의원이므로 그 가치를 못 살리는 것은 의원직 유지 의미가 없다고 했다"고 김 의원의 심경을 설명했다.

초기탈당파는 당대당 통합 반대

지난 7월 24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식'에서 김혁규, 한명숙, 천정배, 손학규, 김두관, 정동영 대선예비후보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지난 7월 24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식'에서 김혁규, 한명숙, 천정배, 손학규, 김두관, 정동영 대선예비후보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캠프에서는 상당히 깊게 신당불참과 의원직 사퇴가 논의됐지만, 이렇게 전격적으로 선언할지는 몰랐다는 분위기다. 김 의원은 12일에는 김원웅 의원 강운태 전 장관과 만나 우리당과 신당의 흡수합당에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이에 앞서 우리당 일부 당원들로 구성된 '우리당지킴이연대'는 지난 7일 법원에 "우리당 지도부의 합당 추진은 무효"라며 당 지도부 권한정지 가처분신청을 낸 바 있어, 김혁규 의원의 이후 활동과 맞물릴 수도 있다.

그의 신당불참은 친노파의 분열로 해석될 수도 있으나,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와 유시민 전 장관, 김두관 전 장관 등 친노파 다수는 신당합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 의원 등이 당대당 통합이 무산됐다고 비판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당 탈당 뒤 민주당으로 갔다가 신당에 결합한 강봉균 의원 등 1차 탈당파는 우리당의 사과와 반성 없는 당대당 통합은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당대당 합당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벌이면서 "대의명분으로 움직인 탈당의원과 당에 남아있다 신당에 합류한 사람들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함께 당을 하려면 양쪽이 화해할 수 있는 전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도 "우리당을 무조건 승계하는 것은 안 된다"며 "반성과 국민에 대한 사과, 새출발의 대담한 자기변화 의지를 국민들에게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도 내분... 추미애는 "숙고 중"

민주당 원외위원장들도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1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의 당대당 합당선언 발표는 우리가 그동안 헌신하고 믿어왔던 대통합의 정신을 훼손하고 저해하는 배반행위"라면서 "민주신당 중앙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또 "열린우리당과 당대당 통합을 주도한 민주신당 지도부는 국민의 뜻과 우리의 진심을 왜곡한 정치적 책임에 대해 통렬한 반성을 해야 한다"면서 자신들의 대표격으로 지도부에 참여한 정균환 최고위원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신당이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신당측에서 곧 합류할 것이라고 밝혀왔던 추미애 전 의원도 "숙고 중"인 상태다. 추 전 의원은 13일 오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합 정신이 실종됐다"면서 "민주당이 선 합당하자는 제안을 거부한 것은 저도 비판하는 부분이지만, 민주당 거부 이후 신당이 즉각적으로 열린우리당하고 통합하면서 기득권 반영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양당 지도부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합당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서 예정된 합당절차를 밟아나가겠다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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