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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따뚜이>의 한 장면.
ⓒ Disney
영화 한 편이 얼어붙은 미국과 프랑스의 사이를 녹일 수 있을까?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라따뚜이>가 프랑스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할리우드에 대한 프랑스의 전통적인 반감이 누그러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4일 보도했다.

<라따뚜이>는 파리의 한 유명 레스토랑에 숨어 들어간 생쥐 한 마리가 천재적인 미각을 발휘해 까다로운 레스토랑 평론가를 사로잡는다는 것이 줄거리. 음식문화에 대한 프랑스인의 사랑과 결합해 <라따뚜이>는 개봉일 흥행성적이 프랑스 역대 4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라따뚜이>에 대한 프랑스인의 반응은 호평 일색이다. <르 몽드>는 영화평에서 "역사상 최고의 음식 영화"라며 극찬했고 영화잡지 <뗄레라마>는 "프랑스와 파리 그리고 훌륭한 음식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영화"라고 지적했다. 영화를 본 관객들 역시 "미국의 애니메이션이 음식에 대해 이렇게 깊은 이해를 보여줄 지 몰랐다"는 반응.

<워싱턴포스트>는 이라크 전쟁 이후 양국관계가 악화되면서 "미국인 일부가 '프렌치 프라이'를 '프리덤 프라이'라 부르는가 하면, 프랑스 와인을 싱크대에 쏟아버리는 모습에 프랑스인들이 크게 분노"했음을 상기시키며 <라따뚜이>에 대한 프랑스인의 열광에 새삼 주목했다.

픽사 제작진은 <라따뚜이> 제작에 들어가기 전 파리의 유명 레스토랑들을 직접 방문해 조리과정과 요리사들의 일과, 음식의 서빙과정 등을 세밀하게 관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조사내용이 영화에 충실하게 반영되면서 프랑스인들이 "자신들이 아는대로 제대로 그려진 파리의 모습"에 열광하고 있다는 것이 <뗄레라마>의 분석.

<워싱턴 포스트>는 특히 프랑스 요리사들의 영화에 대한 반응이 매우 호의적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조리 과정과 주방 풍경, 요리사들의 애환 등이 매우 실감나게 묘사됐다며 영화에 지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냉혹한 레스토랑 평론가의 한 마디에 레스토랑이 죽고 사는 장면 등이 현실과 닮았다는 것. 신문은 영화에 묘사된 것처럼 실제로 레스토랑 가이드북에서 별점이 깍이자 좌절해 자살한 프랑스 요리사가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고된 수련과정과 평론가의 부정적 평가 한 번에 요리사의 장래가 좌절되곤 하는 현실에 실망한 젊은이들이 요리사가 되기를 꺼리고 있다"며 많은 프랑스 요리사들이 이 영화가 요리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영혼 없는 패스트푸드와 할리우드의 시장독식으로 미움을 받던 미국이 프랑스인의 마음을 얻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음식임을 깨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픽사#라따뚜이#할리우드#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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