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16일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대선후보 책 관련 좌담회를 열었다. 이 날 한나라당 주자를 대상으로 했으며, 최근 1년 동안 관련 책을 내지 않은 원희룡, 홍준표 후보는 논의 대상에서 빠졌다.
지난 16일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대선후보 책 관련 좌담회를 열었다. 이 날 한나라당 주자를 대상으로 했으며, 최근 1년 동안 관련 책을 내지 않은 원희룡, 홍준표 후보는 논의 대상에서 빠졌다. ⓒ 오마이뉴스 김대홍
대선 철이 되면 정치인들 관련 책이 우후죽순으로 나온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명박 후보의 경우 올해에만 7권의 관련 책이 나왔으며, 최근 3년 동안 14권의 책이 나왔다. 지지율 2위인 박근혜 후보도 만만치 않다. 올해에 4권의 책이 나온 것을 비롯, 최근 3년 동안 11권의 책이 나왔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2005년에만 5권의 책을 펴내, 최근 3년간 7권의 책을 펴냈다. 최근 펴낸 자서전을 빼면 전부 역사 문화 이야기이지만 '정치인 유시민'의 이름을 알리기엔 부족하지 않다.

시민사회단체 후보로 분류되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는 지난해 2권, 올해 2권 등 최근 3년 동안 5권의 책을 펴냈다. 모두 공저라는 게 특징이다.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올해에만 4권의 책을 펴냈다. 그 외에도 손학규, 김두관, 천정배, 정동영, 김영환, 강운태 등 대선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이들이 최근 모두 1권 이상씩 책을 펴냈다.

대선주자로 나선 정치인들의 자서전을 비롯한 관련 책 봇물. 문제는 없을까. 단지 관심 없다 제쳐놓기 이전에 이들 책이 대선후보를 뽑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 또한 유익한 일이다. 지난 16일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유태웅(42), 최육상(37), 함박은영(26) 시민기자와 박상규(32) 정치부 기자 등 20-40대 기자 4명이 모여 대선후보 관련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은 오늘 20일 경선을 치르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중 올해 책을 낸 이명박 박근혜씨를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좌담회에 참석하기 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박근혜), <신화는 없다>(이명박), <새벽 다섯 시>(이명박),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이명박)을 읽었다. 책이라는 창을 통해 본 박근혜, 이명박씨 비평인 만큼, 책에 나타난 두 사람의 모습에 많이 의존했다.(토론자 4명 중 3명은 현재 지지후보가 없다고 밝혔다.)

속눈썹 붙인 대선후보... 박근혜는 예뻤다?

- 오늘 참석한 분들 중에선 한나라당 지지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책을 읽기 전 저자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말해 달라.

유태웅 시민기자
유태웅 시민기자 ⓒ 오마이뉴스 김대홍
유태웅(이하 유) : 한나라당엔 원래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이명박씨는 전공과 관련해서 관심이 있었다. 내가 건설 일을 하고 있는데, 그가 건설회사 CEO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가 근무한 건설회사 사무실이 바로 현대건설 바로 옆이었다. 당시 사무실 근처에서 정주영 회장도 보고, 현대맨들을 많이 봤다. 약간의 호기심이 있었다.

최육상(이하 최) : 이명박씨와 관련해선 월급쟁이 신화가 기억난다. 37세에 현대 대표이사를 맡았으니 대단한 사람 아닌가.(<신화는 없다>에선 35세로 나온다. 승진연도는 77년으로 같다.) 어쨌든 능력은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회사 대표의 성공과 정치인의 성공은 차원이 다르다고 봤다. 책을 접하고 난 뒤에 내 생각이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함박은영(이하 함박) : 이명박씨는 말을 함부로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책을 보니 박근혜씨는 달랐다. 책을 본 뒤, (인간적인 면에서) 박근혜씨에게 더 호감이 갔다.

박상규(이하 박) : 이명박씨 하면 생각나는 게 드라마 <야망의 세월>이다. 당시 유인촌이 이명박 역할을 맡았는데, 드라마에서 굉장히 멋있었다. 로맨틱하면서도 멋이 있었다. 이 사람한테 배울 점이 많고 흥미로운 점이 많다고 생각해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관련 책 세 권을 읽었다. 그런데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똑같은 내용이 계속 나온다. 솔직히 <신화는 없다>만 보면 된다. 이후 책은 여기서 나온 내용 재탕이다. 청계천 공사 이야기만 안 나올 뿐이다. 박근혜씨 책을 읽고 나선 좀 더 매력을 느끼긴 했다. 박근혜씨 본인이 작가이고, 본인이 직접 글을 썼기 때문에 좀더 글이 매끄러웠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이명박의 마음 속 이야기 - 새벽 다섯 시>는 이화복 엮음, <이명박의 흔들리지 않는 약속>은 이명박 지음, 김기원 구성)

함박 :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 두 사람에 대한 거부감 같은 것은 없었다. 박근혜씨 책을 들었을 때, 첫 느낌이 '예쁘다'였다. 속눈썹 붙인 것도 재미있었다. 이게 가짜눈썹인데,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박근혜씨에 대한 호감도는 높아졌다. 그런데 사람에 대한 호감도와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없다 하는 판단은 다른 것 아닌가. 대통령이 되겠다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 박근혜씨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슬픔'이었다. 한국전쟁 이후 부모님이 모두 총 맞아 죽은 경우는 본인뿐이란 표현이 나오는데, 실제 충격이 컸을 것이다. 얼마나 막막했을지 공감이 간다.

- 혹시 위화감이 생기진 않았나. 이명박씨는 35세에 현대건설 사장, 40대에 현대건설 회장, 박근혜씨는 대통령의 딸이자 22세 퍼스트레이디였는데.

함박 : 박근혜씨의 경우 그런 것은 없었다. 박근혜씨는 자기 절제력이 굉장하다. 자신을 드러내는 인품이 있다. 호감이 많이 생겼다.

: 여기서 꼭 짚어야 할 게 있는데, 이명박씨가 건설맨은 아니다. 그는 경영자다. 건설회사 들어갈 때도 경영파트를 맡았다. 또한 그가 한 일은 정확히 건설쪽이 아니고 토목쪽이다. 청계천, 경부대운하 다 토목이다. 개발독재하면 모두 '건설'을 떠올리는데, 우린 억울하다.(웃음)

: 책만 보면 이명박씨는 홍길동을 능가하는 영웅이다. 몇 백년 지나면 이명박이란 영웅이 있었다고 하지 않을까. 이명박씨는 가난이란 비극, 박근혜씨는 부모님의 사망이란 비극을 이겨냈다. 내가 그 나이라면 과연 이겨냈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완벽한 이명박... 사람이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

- 지금 읽은 책들은 모두 자서전이다. 본인이 썼기 때문에 남들이 전혀 모르는 사실을 전달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주관적이고 과장이 들어갈 수도 있다. 이 책들을 읽고 느낀 문제점이 있다면.

함박은영 시민기자
함박은영 시민기자 ⓒ 오마이뉴스 김대홍
함박 : 너무 몰아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통령이 돼야겠다는 쪽으로. 예를 들면 탁구를 치는데 퍼스트 레이디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식이다. 그냥 재미 삼아, 시간이 남아서 칠 수도 있는데, 모든 게 정치 활동에 도움이 됐다는 식이다.

: 나도 그런 느낌 받았다. '성공'에 과도하게 집착한다는 느낌? 대권이라는 목표를 정해놓고, 모든 삶을 거기에 맞추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한 편의 영웅일대기이자 영웅 소설이다. 따지고 보면 이명박 박근혜 이름만 바꾸면 시나리오는 비슷하다. 문제는 단순한 자서전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의 자서전이라는 점이다. 단순히 생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쓴 자서전이라면 이런 형태의 글을 이해하겠는데, 대통령 후보는 자기 성공담뿐만 아니라 허물까지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게 없다.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

: 이명박의 엔지니어 관리 능력은 탁월하다. 청계천 복원의 경우 만약 김민석 당시 민주당 후보가 시장이 됐다면 3년만에 못했을 것이다. 이명박씨가 건설사 CEO였기 때문에 가능한 업적이라고 본다. 30대 사장, 40대 회장이라면 정말 대단한 것 아닌가. 그런데 하나가 넘치면 다른 하나는 모자라기 마련이다. 돌파력 추진력이 강하면 당연히 포용력은 적을 수밖에 없다. 이명박씨는 청계천 공사를 할 때 1년 사전 작업하고 2년 동안 공사하면서 3년만에 끝냈다. 충분히 의견 수렴하고 추진할 수 있는 일정인가. 아니다. 추진력은 인정하겠는데, 포용력까지 있다고 하니 못 믿는 거지. 책엔 놀라울 정도로 포용력이 있다고 나온다.

함박 : 박근혜씨는 사람 같지가 않았다.(웃음) 어머니가 돌아갔으면 너무 슬픈 게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런데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도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대목이 나온다.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의지를 보인다는 게 공감이 안 됐다. 100% 속내일까 하는 의심이 생겼다.

- 두 후보의 부모님은 정말 탁월하다. 조선 창업주인 태조 이성계의 선조 묘사를 보는 듯했다. 어떻게 봤나.

: 이명박씨 집안은 본인만 뛰어난 게 아니라 형제들이 다 뛰어났으니 머리가 좋은 집안은 맞는 것 같다.

: 이명박씨 책을 보면서 느낀 의문은 아버지 이야기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아버지에 대해 말 못 할 점이라도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근혜씨는 부모에 너무 갇혀 있다. 공통점이라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 두 사람 모두에게 큰 영향력을 미쳤다는 점이다. 혈육상 자식은 박근혜씨지만, 정치적 자식은 이명박씨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이명박씨 가족 이야기를 보면 가정은 어머니가 다 돌보셨다. 굉장히 꿋꿋하게. 오히려 아버지가 집안일에 신경 쓰지 않았고, 그런 모습에 반발했기 때문에 어머니의 그런 모습에 더 공감한 게 아닐까 하는 상상이 들었다.

- 재미있는 점은 부모님 이야기는 많이 나오는데, 형제 이야기는 거의 없다는 점이다.

: 그래서 정확히 말해서 자서전은 아닌 것 같다. 우선 이 나이에 자서전을 쓴다는 것은 이르다. 단지 자신의 업적을 잘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니 이런 책에 형제들 이야기를 시시콜콜 쓴다는 게 어울리지 않는 거다. 아마 죽기 전에 자서전을 쓴다면 형제들 이야기가 나오겠지.

최육상 시민기자
최육상 시민기자 ⓒ 오마이뉴스 김대홍
: 이명박씨의 경우 형이 수재인데다, 당시 대기업에 먼저 입사했다. 그랬다면 형으로서 충분히 동생한테 도움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정치도 먼저 시작하지 않았나.(형 이상득. 1988년 제13대 국회의원) 그런데 형한테 도움 받은 일이 전혀 없다. 섭섭한 감정이 있을 것도 같다.

함박 : 박근혜씨는 확실히 장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들을 감싸려고 하는 표현이 여러 군데 보였다.

: 박근혜씨는 동생들에 대한 연민과 애정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명박씨는 성공에 대한 집념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형제애는 다소 뒷전이지 않았을까.

박근혜 이명박 후보는 가난에 너무 갇혀 있다

- 두 사람이 똑같이 강조하는 게 '가난'이다. 차이가 있다면, 박근혜씨는 국민의 가난을 구하기 위해, 이명박씨는 자신과 가족의 가난을 구하기 위해 애썼다는 점이다. 그런데 가난에 이런 강한 생각과 대선후보로서의 능력을 어떻게 보나.

: 두 사람이 워낙 특별한 사람이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벗어날 수 있는 가난이 있고, 벗어날 수 없는 가난이 있다. 그런데 두 사람은 벗어날 수 있는 가난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군가는 가난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그런 점에 대한 생각이 없다. 또한 두 사람은 부는 좋은 것, 가난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란 책을 어제 읽었다. 그 책에 보면 야구 시합을 하면서 '왜 그렇게 애써서 공을 잡아야 하지'라고 묻는 대목이 나온다. 가난을 무조건 없애야 하나. 그렇게 묻고 싶다.

함박 : 내가 먹고 살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웃음) 두 사람은 가난에 너무 갇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 가난을 강조한 것은 자서전을 통해 부모님을 옹호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일 것이다. 가난 극복은 부모님을 이어받는 것이니까. 가난은 나쁜 게 아니라 불편할 뿐이다.

- 자서전을 보면 시위에 대한 두 사람의 시각 차이가 재미있다. 박근혜씨는 당시 운동권을 굉장히 낭만적으로 봤고, 이명박씨는 부정적으로 봤다. 예를 들면 이런 표현이 나온다.(박근혜 - 데모를 하더라도 과 동기들은 수업에 빠지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수업시간마다 빈자리가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출석률이 높았다. 수업시간에 늦게 들어온 남학생에게 교수님이 이유를 묻자, '데모하고 왔습니다'라고 말하며 성큼 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 남학생의 얼굴에는 팽팽한 긴장감보다 수업시간에 늦은 쑥스러움이 배어 있었다. / 이명박 - 당시 데모를 주도하는 학생들의 목표나 논리는 모호했다. 운동 주체 몇몇을 배고 나면 부화뇌동하면서 데모를 '즐기는' 학생들이 더 많았다.) 이런 생각이 이후 정권을 잡았을 때 시위 문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 학생운동을 해본 경험의 차이가 아닐까. 이명박씨는 해봤기 때문에 그 세계를 아는 것이고, 박근혜씨는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좋게 보는 것이다.

: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90년대 중반이라면 모르겠지만, 70년대 운동권이 그렇게 타락했다는 것은 공감하기 힘들다.

: 지금 눈으로 봤기 때문에 이런 표현이 나온 게 아닐까. 당시엔 열심히 했지만, 지금은 그 세계로부터 멀리 떨어졌으니까.

: 똑같은 현장에 있어도 다르게 보는 경우가 있다.

: 박근혜씨가 운동권에 대해 온건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해도 참모진이 유화적으로 하도록 놔두진 않을 것이다. 두 사람 다 시위 문화에 대해선 엄격하게 나오리라고 본다.

- 요즘 학위문제로 시끄럽다. 그런데 두 사람도 학위와 관련해선 할 말이 있을 것 같다. 이명박씨는 집안이 어려워 야간고를 나왔고, 어렵게 대학에 들어간 뒤엔 4년 내내 일을 하면서 공부를 했다. 박근혜씨는 서강대 공대를 수석 졸업하고, 학자의 길을 가고 싶었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함박 : 박근혜씨는 학위보다 위조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도덕적인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엄격하게 처신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 이명박씨는 능력을 중시한다. 능력 있는 사람들이라면 학위 위조쯤 자신이 막아준다고 하지 않을까. 사회 자산이자 인재니까. 도덕적인 문제에 있어선 융통성을 발휘할 거라고 본다.

- 이들 자서전은 대선을 앞두고 나온 책이다. 요즘 이명박씨의 땅 투기, 박근혜씨의 정수장학재단 비리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책을 읽고 궁금증이 풀렸나.

정치부 박상규 기자
정치부 박상규 기자 ⓒ 오마이뉴스 김대홍
: 책과 현실이 맞지 않는다. 이렇게 올바르게 자란 사람이 어떻게 이런 의혹을 만들 수가 있나.

: 책을 읽으니 오히려 이런 의혹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고 느꼈다. 왜냐하면 이명박씨는 '성공'이란 목표가 너무 강했으니까. 성공이란 고지를 향해 무조건 가야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무리를 했을 것이고.

허물 담은 대선 후보 자서전 보고 싶다

- 두 사람은 유력 대권후보다. 이 책을 읽는 게 대통령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됐나.

: 도움이 됐다.

: 자서전은 어디까지나 자서전이다. 자서전을 읽고 대선후보를 정할 순 없다. 정동영 신기남 자서전도 마찬가지다. 자서전 내용이야 뻔한 게 아닌가. 자기 원칙 이야기하고, 정치 경력 이야기하고.

함박 : 생각이 바뀌진 않았다. 단 그 생각이 좀더 강해졌다.

: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됐다.

- 그렇다면 대선후보들이 내는 책이라면 어떤 점이 더해져야 한다고 보는가.

: 좀 솔직했으면 좋겠다. 너무 자기 자랑만 하니까 부담스럽다.

: 자기 허물도 좀 보여달라.

: 솔직했으면 좋겠다. 아버지 욕도 좀 하고...형한테 서운한 감정도 털어놓고. 그게 인간 아닌가.

함박 : 그런데 그런 허물들을 이야기했을 때 과연 독자들이 좋게 받아들일까. 아마 허물을 이야기했을 때 파장까지 다 고려했을 것이다.

- 다른 사람들한테 읽어보라고 권해줄 수 있겠나.

: 권해주지 못하겠다. 이미 후보를 결정한 사람이라면 그 사람 책은 한 번 읽어보라고 하겠지만. 단 건설맨들은 읽어볼 만하다. 청계천 공사를 우리나라는 낮게 평가하지만 외국에선 후하게 평가한다. 청계천의 문화환경을 몰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엔지니어들이 보면 청계천 공사는 굉장히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다.

: 박근혜 이명박 따로 내놓지 말고, 한 권에 담아서 내놓으면 추천하겠다. 판단해보라고.

함박 : 박근혜씨 옛날 모습 보고 싶어한다면 추천한다.

: 기자들한테는 권하겠다.

- 앞으로 이 책을 읽을 사람들한테, 미리 읽은 사람으로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20%는 진실로 보고, 60%는 그냥 긴가민가하게 읽고, 20%는 사기라고 생각하고 읽어라.

: 내년에 읽어라. 대선 끝나고.

함박 : 박근혜씨를 좀더 이해하고 싶다면 읽어라. 고정관념 비우고 읽어라. 내가 고정관념이 없어서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 전철에서 읽지 마라. 욕먹는다.(웃음) 내가 전철에서 읽는데, 정말 눈치 보이더라. 책 만드는 분들한테 말하고 싶다. 대놓고 읽을 수 있게 책 좀 만들어라. 두고 두고 볼 수 있게 자료 가치도 생각하고.

: 참,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대선후보 책이 한두 군데서 집중적으로 나온다. 편집자가 똑같은 사람일 것이다. 문제 있다. 색깔과 내용이 똑같아진다. 단순한 자서전이 아니란 점을 감안하면 좀 더 신경을 썼으면 한다.
#대선후보#한나라당#박근혜#이명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공연소식, 문화계 동향, 서평, 영화 이야기 등 문화 위주 글 씀.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