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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http://www.publicaccess.or.kr)가 열립니다. 시민이 직접 만든 영상작품으로 누구나 이 페스티벌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이번 영상제 슬로건은 '우리는, 사고(思考,事故), 뭉치다'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생각(思考)하고 있는 것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과감하게 영상화해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을 저지르자(事故)라는 의미입니다. 물론 행위주체는 '사고뭉치'로서 시민 자신입니다.

최근 들어 UCC 동영상전이나 지역 영상 축제가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만큼 시민들이 제작한 영상이 많은 사람들과 다양하게 소통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징후일 것입니다.

처음에 퍼블릭액세스 영상운동은 제도적인 미디어에 대항하는 의미에서 시민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물을 방송에 액세스하자는 취지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시민들의 의사소통의 장이자 즐거움을 나누는 시민영상 축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고무적인 일입니다.

잘 알다시피, 제도권 미디어가 산출하는 영상담론들은 어느 정도 제한적이고 획일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로 뉴스담론이나 음식, 그리고 다이어트 담론들은 한결같습니다. 동일한 주제나 소재에 대해서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생각하는 수용자 주체의 목소리는 소외되기 십상입니다. 왜냐하면 제도권 미디어는 영상기법이나 이야기 구성 등이 관행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 날' 보도 영상은 아이들이 풍선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나 가족과 함께 노는 모습을 담은 영상스타일과 내용이 보입니다. '장애인의 달'은 장애인 주체의 이야기보다는 행사중심의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드라마의 주제나 드라마 기법도 동어반복적인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수용자는 방송의 관행적 구조가 만들어내는 고정관념이 일상화된 영상물을 반복적으로 시청하는 꼴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민으로서 수용자는 자신의 시청권리를 주장해야 됩니다. 한편으로 다방면으로 건강한 비판을 수행하면서 대안을 제시하는 일이고 다른 한편으로 자신의 생각과 목소리가 스며든 영상물로 제도권 미디어에 액세스하는 일입니다.

이번 제7회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는 시청자의 권리와 참여를 더욱 활성화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제도권 미디어에서 소외되거나 관행상 다루어지기 어려운 일상사의 주제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나누고 싶습니다. 새로운 영상 스타일과 스토리 구성은 시민제작자가 자유로이 창조하면 됩니다.

굳이 제도권 미디어의 다큐멘터리나 VJ물처럼 코드화된 영상일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종종 영국 BBC 시민 참여프로그램을 보면 '잘 만들어진 보여주기 위한 영상'이 아니라 '진심을 말하는 영상'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소재는 '대통령 선거'나 아주 사적인 어머니에 대한 기억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주제나 소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 거침없이 소통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초보급 시민 제작자에게 '잘 만들어진 보여주기 위한 영상'을 만들라 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오히려 카메라 앞에서 자신 스스로 소통하고 싶은 중요한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말하는 영상'이 더 의미가 있고 그 내용이나 느낌도 더 감동적일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7회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에 출품할 작품의 경우 기존 영상물의 코드나 스타일에 닮아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소통하고 싶은 주제에 대한 생각이나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이면 어떠한 형식으로든 참여 가능한 것입니다. 시민제작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랍니다.

* 퍼블릭액세스시민영상제 공모안내

주제 : 시민들의 일상·지역의 이야기·시민 영상문화 등 다양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것
출품부문 1. 어린이 및 청소년 2. 일반
장르 : 다큐멘터리, 드라마, 애니메이션, 실험영화 등
길이 : 제한없음
유의사항 : 2006년 6월 이후 제작된 작품에 한함

접수기간 : 2007년 7월 1일 - 2007년 8월 31일까지
접수방법 1. 퍼블릭액세스시민영상제 홈페이지(www.publicaccess.or.kr)에서 출품신청서 직접작성, 감독 및 영상물 스틸사진 각 2장씩 업로드 접수
2. 심사용 영상물 Tape 1개 - 우편접수(당일소인유효)
접수처 (120-012)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 2가 35 기사연빌딩 1층 민언련

우리의 작은 생활 공동체 '우리 동네' 진솔한 모습 찍어보내주세요
부대행사... 사진페스티발

민언련이 개최하는 이번 제7회 시민영상제(http://www.publicaccess.or.kr) 부대행사로 '우리동네' 사진 축제가 열립니다.

슬로건을 '우리동네'로 잡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정지된 사진은 의외로 즐거움과 고통을 동시에 주는 매체입니다. 그래서인지 흘러 지나가듯이 보는 동영상보다는 더 강렬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고통을 느끼기도 합니다.

어떤 사진의 경우에는 즐거움과 고통을 동시에 느끼면서도 새로운 삶의 좌표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진의 매력은 아무리 동영상이 넘쳐난다 해도 그 고유한 생성의 매력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어릴 적 시골 고향 마을에 있는 집과 담벼락이 그렇게 높고 크게 보였던 것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왜소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왜 그럴까"라고 생각해 보거나 피식 웃으면서 "내가 나이들었구나" 하는 세월의 시간을 경험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누구나 그런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

어릴 적 집 앞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서 우리는 무수한 기억과 동시에 지금의 자신과 사진 속에 존재하는 집과 가족, 그 마을에 대해 그 무언가를 떠올릴 것입니다. 곁에 누군가와 함께 사진을 본다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혼자 외로이 사는 사람은 자신이 혼자 존재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할 수도 있고, 새벽녘 논두렁 길을 걷는 돌아가신 아버지 사진을 보고, 아버지의 존재가 전혀 다른 장소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나의 존재와 닮아있다는 생각도 할 것입니다. 더 이상 아버지로서 생각되는 것이 아니라 한 존재로서 지각될 때,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는 계기를 경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동네 아이의 하찮은 머리핀 사진에서도 의미는 있습니다. 동네 강아지의 어느 표정에도 의미는 있습니다. 우리 동네 길거리 깡통에 있는 욕망을 사진으로 포착할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가 많은 '우리동네' 도로에는 죽음의 위협과 공포가 있습니다. 오래된 유물이나 가옥에는 시간의 유령과 역사의 정신이 있습니다.

한편 우리동네 시장아줌마 얼굴에는 현재의 시간과 생존의 유머가 있습니다. 버려진 쓰레기에 어떤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는 아이러니한 비극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동네 그 모든 대상을 여러분이 진심으로 직면하는 순간 그 무엇의 의미가 생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시민주체들은 여러분이 찍은 사진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공통감각을 얻게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여러분의 사진을 통해 제도화되고 일상화된 고정관념을 벗어던지는 은혜도 함께 얻게 될는지도 모릅니다.

제7회 퍼블릭 시민영상제에서는 '우리동네'에 있는 숨어있는 혹은 드러나 있는 일상적인 의미를 함께 나눌 수 있기를 원합니다. 물론 사진을 통해서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찍은 사진적 행위나 그 이야기를 통해 많은 시민들과 소통하는 문화축제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우리 동네'에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모습을 찍어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분명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진은 여러분 자신의 기억을 넘어서 많은 사람들과 축제로서 즐길게 될 것입니다. 고통으로든 즐거움으로든 어떤 형태로든 함께 경험하고 기억될 것입니다. 재미있는 참여를 통해 시민들의 문화축제로서 사진매체의 힘과 의미의 확장을 통한 의사소통의 문화를 만들어 주시길 진심 어린 마음으로 기대해봅니다.

* 사진페스티발 공모안내
주제 : 우리 동네
공모기간 : 2007년 9월 30일까지 퍼블릭액세스시민영상제 홈페이지에서 받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김금녀(상명대 영상학부 겸임교수) 퍼블릭액세스시민영상제 집행위원장이 작성했습니다.


#시민영상제#퍼블릭액세스#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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