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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집에서 막걸리 축배를 올리는 한명숙 후보와 행복한 사람들
백반집에서 막걸리 축배를 올리는 한명숙 후보와 행복한 사람들 ⓒ 최종수
대선정국이다. 한나라당 경선의 주사위가 던져졌다. 이명박 후보의 승리로 마감되었다. 그러나 한나라당 경선은 우리 정치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난투극에 가까운 상호검증 공방이 그러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지 않는다는 속담은 이제부터 가혹한 검증을 받아야 할 것이다.

정치는 감정이 아니라 현실이다. 국민들이 정치에 혐오감을 가질수록 정치인들은 좋아한다.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무관심하면 할수록 힘들어지는 것은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들이다. 그러니 정치의 수준이 유치원 수준이라고 해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 사실 잘 한 것도 없고 못한 것도 없다. 조중동의 필사적인 반대에 부딪혀 개혁을 할 수 없었다고 자위할 수준이다. 아니, 개혁을 포기한 참여정부는 그 정도의 수준이었을 뿐이다. 국가보안법도 폐지하지 못했고, 국민들의 한결같은 염원인 아파트 분양가 공개도 물거품이 되었다. 연기되었지만 다행히도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이마저도 차기 대통령에게 넘겼다면 역대 정부 국정운영 순위에서 꼴찌를 면치 못했을 것이다.

옥성문화센터에 모인 행복한 사람들
옥성문화센터에 모인 행복한 사람들 ⓒ 최종수
한나라당에서 큰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까? 여론몰이를 주도하고 있는 상위 10%의 사람들이 포진한 한나라당이 대다수 국민들의 관심사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천박한 자본주의의 숭배자들로서 가재는 게 편일 수밖에 없지 않는가. 한 후보는 땅부자인 몇 천 억의 재산가이고, 또 다른 후보 역시 몇 백억의 재산가이며 유신독재의 그림자가 아닌가.

조중동과 수구세력의 총력전에 핫바지가 된 참여정부. 3-40%의 한나라당 지지자들인 보수세력은 똘똘 뭉친 반면 열우당 지지자들인 진보세력은 등을 돌렸다. 참여정부 지지자들의 실망은 '삼류 정치,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정치의 무관심으로까지 확산되었다.

그런데 다급한 것은 대선이 코앞에 다가왔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와해된 진보진영을 수습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참여정부에 등을 돌렸건, 일편단심이건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한나라당에 정권을 물려주어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다. 이번 한 번만 더 정권을 잡아야 한다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 번 더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후보는 누굴까.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손학규는 정치 철새라 어렵고 정동영은 호남이라 어렵다. 이해찬은 그마나 가능성이 있지만 노무현 사람이라 조금 힘들 것도 같다. 조심스레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한명숙 전 총리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대통합신당 경선에서 아름다운 감동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인사말을 하고 있는 전 전농전북의장 신태근 회장
인사말을 하고 있는 전 전농전북의장 신태근 회장 ⓒ 최종수
8월 19일, 한명숙 전 총리가 전주를 방문했다. 오랜 세월을 농민운동에 투신한 지역 어른들과 시민기자로 자리에 함께 했다. 전북지역 한명숙 후보 지지자들인 행복한 사람들 회원 30여명이 옥성문화센터에 모였다. 오전부터 여러 팀들을 만난 일정 중의 마지막 자리였다.

전농전북의장을 역임했던 신태근 회장의 인사말이 있었다.
"직간접으로 땅투기꾼인 이명박, 유신독재자의 딸로서 독재자의 영부인 역할을 했던 박근혜. 두 후보의 여론조사를 보면서 밤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수많은 민주열사와 동지들의 투쟁으로 이룬 정권교체인데 한나라당에게 정권을 넘겨 줄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민주와 통일을 위해 한 길을 걸어오신 한명숙 전 총리께서 대권을 잡으셔서 못다 이룬 민주와 자주와 통일을 앞당겼으면 좋겠습니다."

인사말에 이어 한명숙 전 총리의 답사가 이어졌다.
"지금 우리나라는 국가적으로 큰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서 선진국으로 진입하느냐, 아니면 도중하차 하느냐 하는 전환점입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국민과 함께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으로 이루어 놓은 역사를 거꾸로 되돌릴 후보들입니다. 금강산과 개성공단의 남북관계도 후퇴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선진국의 문턱도 밟지 못할 것입니다.

함께 잘 사는 나라를 건설하자고 역설하고 있는 한명숙 후보
함께 잘 사는 나라를 건설하자고 역설하고 있는 한명숙 후보 ⓒ 최종수
경부운하로는 우리 경제를 발전시킬 수 없습니다. 시대착오적인 정책은 오히려 경제를 망칠 것입니다. 경부운하가 아니라 교육대운하 정책으로 하이테크놀로지 국가를 만들어야 합니다. 교육의 혁신과 인적자원 개발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룩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이 대통합신당의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 한나라당의 시대착오적인 안개를 걷어냈으면 좋겠습니다."

과연 어떤 정책으로 한나라당의 바람을 잠재울 수 있단 말인가.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들을 해결하겠다는 다음의 발언에서 그 희망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 국민들 모두를 불안하게 하는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가 주택에 대한 불안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45%의 서민들이 자기 집을 마련할 수가 없습니다. 분양가 공개를 통해 주택불안을 해소하겠습니다.

둘째, 교육 불안입니다. 특히 높은 사교육비 때문에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의 길이 차단되고 있습니다. 공교육 정상화를 통해 그 불안을 해결할 것입니다. 셋째, 의료입니다. 세원을 확충해서 의료복지를 강화하겠습니다.

넷째, 노후대책입니다. 저도 특별한 노후대책이 없습니다. 노인들의 복지는 제 문제이기도 합니다. 초고령화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섯째, 고용불안입니다. 비정규직이 50%를 넘어섰습니다. 안정된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행복한 사람들의 꿈처럼 행복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행복한 사람들의 꿈처럼 행복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 최종수
우리나라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갈등이 고조되어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보수와 진보, 동과 서, 학연과 지연,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양극화. 과연 이러한 갈등 요인들을 어떻게 해결 할 수 있을까.

"저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모든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고 소통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갈 것입니다. 어머니는 사는 게 아무리 어려워도 자식들을 굶기지 않습니다. 저 또한 어머니로서,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서민들의 고통을 잘 알고 있는 서민의 지도자입니다. 2번의 국회의원과 2번의 장관, 국무총리를 역임했지만 26번 이사한 최근에서야 집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청렴하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저는 경상도에서도 여권의 다른 후보들보다 지지율이 높습니다. 다른 후보에 비하면 조직이 없다고 할 수 있지만 폭넓은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여권 후보들 중에서 비토세력이 가장 적고 호감도도 높습니다. 국정운영 능력도 여성부와 환경부, 국무총리로서 검증을 받았습니다.

지지자들은 행복한 사람들에게 연설하고 있는 한명숙 전 총리
지지자들은 행복한 사람들에게 연설하고 있는 한명숙 전 총리 ⓒ 최종수
살아온 그대로 깨끗한 지도자, 한명숙이 대안입니다. 21세기가 요구하는 합리적이고 소통과 개방과 참여의 리더십을 갖춘 국민이 원하는 국가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저에게 힘을 몰아주십시오.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을 수 있도록 저에게 힘과 용기를 실어 주십시오.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사람들이 백반 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전주 막걸리에 축배를 들었다. 한명숙 후보가 감칠맛 나는 전주 음식에 반하고 말았다.
"아주머니 황새기 젓갈이 너무 맛있네요. 제가 다 먹어서 다른 분들이 드실게 없네요."

황새기 젓갈에 막걸리를 마시는 서민의 대통령이 꿈일까? 모든 국민이 함께 잘 사는 나라, 하늘과 땅과 인간이 잘 어울려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열어갈 수 있는 그런 지도자가 선출되길, 국민들이 그런 올바른 지도자를 뽑을 수 있기를 간절히 두 손 모은다. 정치는 지상의 천국을 건설하는 최상의 선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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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 기자는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의 일꾼으로, 불평등한 소파개정 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으로 2000년 6월 20일 폭격중인 매향리 농섬에 태극기를 휘날린 투사 신부, 현재 전주 팔복동성당 주임신부로 사목하고 있습니다. '첫눈 같은 당신'(빛두레) 시사 수필집을 출간했고, 최근 첫 시집 '지독한 갈증'(문학과경계사)을 출간했습니다. 홈피 http://www.sarang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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