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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주는 섬뜩함! 혁명이라는 단어에 끌린 책이었다. 혁명이란 ‘이전의 관습이나 제도, 방식 따위를 단번에 깨뜨리고 질적으로 새로운 것은 급격하게 세우는 일’이란 뜻이다. 어쩌면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고른 책이다.

교직 27년 차, 전문직 도전 3회 실패, 50살을 넘긴 나이 등을 생각하면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 연수나 개선과 같은 소극적인 방법이 아니다. 이런 방법들은 그 동안 체화된 무사 안일한 의식을 송두리째 뿌리 뽑을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여름방학을 맞았다.

마치 독수리가 거듭나기 위해서 5개월 동안 모진 고통을 감내하며 새로운 부리와 발톱을 얻고서 거듭난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살아온 방식에 안주하여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의식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150일 동안 환골탈태를 하기 위해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절벽 끝에 둥지를 틀고 전혀 날지 않으며 둥지 안에서 자신의 부리가 없어질 때까지 돌에 치고 새 부리가 날 때까지 기다린 다음, 그 부리로 발톱을 다 뽑아낸다는 독수리. 새로운 발톱이 나면 그 발톱으로 깃털을 다시 뽑아내어 새 깃털이 날 때까지 오랜 기다림과 인내로 자기혁신을 해야만 나머지 30년의 생명을 자기 것으로 만든다는 독수리가 되어야 한다는 의식.

내게 있어서 방학은 환골탈태의 시간이다. 일상적인 삶으로부터 돌아와 내 자의식의 둥지에 들어 앉아 고정관념과 편견, 무사안일로 무장된 낡은 부리와 무디어진 영혼의 발톱을 뽑아내고 2학기를 시작하는 새로운 비행을 위해 마음의 깃털을 골라 두어야 하는 생존의 시간이어야만 하는 것이다.

단순히 1학기 동안 소모된 건전지를 재충전하는 소극적인 시간이 되어서는 다시 100여일을 달려갈 힘이 부족하다. 방학은 재충전이 아니라 건전지를 새로 사는 자기혁신의 시간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를 혁명하는 13가지 황금률>은 여름방학 동안 꼭 읽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식으로 준비했던 책이다. ‘13’이라는 숫자가 이처럼 크게 느껴진 적은 없었다. 나를 뜯어 고치기 위해서는 13가지나 해야 한다는 무거움 앞에서 1학기에 준비해 둔 이 책을 마음 편하게 읽어내지 못한 게 사실이었다. 3가지 정도라면 무리 없이 해 볼만 했을 텐데.

경제학자 공병호가 말하는 자기 혁신 목록 13가지를 요약하면,
1장 절박함과 절실함으로 스스로를 무장하라.
2장 업(業)의 원리와 가치를 정확히 찾아내라.
3장 100년 인생을 대비하라.
4장 삶의 철학을 다시 한 번 뚜렷이 점검하라.
5장 일일목표 관리를 생활화하라.
6장 매일매일 일지를 남겨라.
7장 완벽은 없다. 행동하면서 배워 나가라.
8장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혁명을 꿈꾸라.
9장 자본주의에서 ‘자본’의 의미를 재정립하라.
10장 머리를 써서 상품을 연구하라.
11장 매일 ‘나’라는 1인 기업을 혁신하라.
12장 신화를 창조하라.
13장 책과 운동이라는 링거액을 투입하라.

모두 13개의 소주제를 143쪽에 담았지만 책의 두께에 비하여 다양한 사례와 실천지침으로 핸드북처럼 자주 쓰기에 좋은 책이다. 인문학 서적보다 자기계발서가 넘쳐나는 출판 시장에서 ‘공병호’라는 이름만큼 상품 가치를 지닌 학자도 흔치 않다.

이 책은 주식회사 경영전략으로 나온 책이지만 ‘교육혁신’을 부르짖고 있는 교육계에도 통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고부가 가치를 창출해야 숙제는 학교 교육의 책무이기 때문에 기업인이나 경제인 못지않게 교육자에게도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학생들에게도 살림을 하는 분에게도 이 책은 정신적인 다이어트를 하기에 충분한 목적의식을 안겨 주리라 확신한다. 보이는 육체의 다이어트에 들이는 노력만큼 정신과 영혼을 위한 다이어트인 독서에도 정성을 기울인다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책상 앞에 앉으면 읽은 책의 높이가 1m에서 1.5m에 이르렀다는 에디슨까지는 못 되어도, 만 권의 책을 읽으니 글이 술술 나왔다는 두보의 발끝에는 닿지 못하더라도 내 삶의 눈높이를 들어 올리게 하는 데는 책만큼 위대한 스승이 어디 있으랴!

미국 심리학자 윌리엄 윌리 박사에 의하면 인간의 고도 집중 시간은 25분이라고 한다. 작가는 새벽 시간을 장악하여 아침 독서 25분을 권장한다. 새벽 시간 25분의 고도집중으로 1년이면 70권의 책을 무난히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영혼이 가장 맑은 시간에 자신의 내면을 깨우는 25분의 위력으로 많은 번역서와 자기계발서를 내고 있는 저자가 그 본보기이다.

그 뿐이 아니다. 저자는 경제학자답게 젊은 시절의 1시간은 노년의 10시간의 가치가 있고 하루 1분은 1년에 4시간이 쌓이며 하루 1시간을 절약하면 일생에 6년을 더 얻는다는 셈법까지 소개한다. 시간을 소중히 하는 열정적인 스펀지가 되라는 충고는 유한한 인생을 무한하게 살게 하는 마법처럼 보인다.

이제는 시너지 시대가 가고 ‘세너지’(senergy)시대라고들 한다. 단체나 직장보다 자기 자신의 힘을 더 믿는 시대이니, 독창적인 핵심 인재를 꿈꾼다면 당신이 바로 세너지(Senergy:separate+energy)를 가진 사람이다.

이 책은 시너지 시대를 넘어 세너지 인간을 꿈꾸는 1인 기업 시대에 걸맞은 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오늘도 자기 혁신을 꿈꾸는 당신이라면 <나를 혁명하는 13가지 황금률>을 핸드북으로 만들기를 권하고 싶다. 이 책을 드는 순간 행운의 여신은 당신을 향해 웃을 것이다. 왜냐하면 행운은 준비된 자에게만 미소를 보내니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교닷컴, 에세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나를 혁명하는 13가지 황금률

공병호 지음, 아름다운사회(2004)


#공병호#나를 혁명하는 13가지 황금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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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에는 사랑이 없다> <아이들의 가슴에 불을 질러라> <쉽게 살까 오래 살까>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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