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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옥표 지음<이기는 습관>
ⓒ 쌤앤파커스
무더운 이 여름에 만난 한 권의 책, <이기는 습관>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워낙 메모할 것이 많아서 쓰는 시간이 걸리니 도대체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적어도 일주일에 두 권은 읽어야 내가 세운 독서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 텐데, 책 한 권당 대학노트 2장 정도의 메모를 하려고 구획을 정해 놓았건만 7장을 쓰고도 군데군데 포스트잇까지 동원하게 한 책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영업 일선이 아닌 교단에서조차 꼭 필요한 책이었다. ‘고객’이라는 단어를 제자나 학생으로 바꾸면 학교라는 조직과 선생이라는 영업맨이 어떻게 고객(학생과 학부모)을 만족시켜야 하는지 분명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한 달 전쯤 남편이 사온 책인데 제목에서부터 자기계발서 냄새가 나서 얼른 손이 안 가 읽어야 할 책으로 쌓아만 두었다. 이 나이에 나를 더 계발해서 뭘 어쩌자는 건가, 지천명을 알아야 할 나이에 무엇을 더 이기자고 내 습관을 바꾸라는 건지, 책 제목만 보고 중얼거린 책이었다.

그건 내가 영업을 하는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이제껏 살아온 내 인생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는 교만함에서 비롯되었음을 첫 장을 펼치며 반성해야 했다.

이기는 습관 22가지를 여섯 개의 파트 속에 용해 시켜 놓은 이 책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총알처럼 움직인다, ‘동사형 조직’
2. 창조적 고통을 즐긴다, ‘프로사관학교’
3. 쪼개고 분석하고 구조화한다, ‘지독한 프로세스’
4. 마케팅에 올인한다, ‘체화된 마케팅적 사고’
5. 기본을 놓치지 않는다, ‘규범이 있는 조직문화’
6.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집요한 실행력’

저자 전옥표는 마케팅 현장에서 실천적으로 얻은 생존의 전략을 솔직하고 과감한 필치로, 리더에서부터 신입사원, 어느 직업군에 있는 사람에게라도 적용 가능함을 실례를 들어 절절하게 현장감 넘치는 목소리로 부르짖고 있다.

특히 주제에 맞는 명사들의 멘트는 글 전체를 꿰뚫는 촌철살인의 명언들이라서 감동을 안겨주었다. 마치 경영학 강좌를 듣는 학생처럼 부지런히 따라가지 않으면 요점을 놓치기 일쑤였다. 말하듯이 술술 풀어가는가 하면 실명까지 밝힌 사례들은 글의 신뢰도를 한층 높여준다.

살아남기 어려운 세상이라서 넘치는 것은 자기계발에 관한 책들이다. 지금보다 더 가난하고 어렵던 시대에도 낭만적인 시집을 읽고 문학과 철학 서적이 사랑을 받았는데, 국민소득도 높고 문화적인 생활을 즐기는 현대에 이처럼 자기계발서들이 넘치는 현실이 안타깝다. 다양한 매체의 발달로 간접적인 문화생활이 넘치는 탓인지도 모른다.

아니, 달리기를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물질문명을 극복하기에는 사람의 힘이 너무 약한 것일까?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느끼는 약간의 서글픔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인간의 심리적 관계에 바탕을 둔 ‘마음’을 얻는 경영 서적이라는 점이다.

추상적이지 않고 ‘동사적’이고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여야 하며 재능보다는 ‘성실’을 갖춰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기본에 충실하고 그 모든 것들을 끈기 있게 물고 늘어지는 ‘집요한 실행력’으로 무장하게 한다.

각 장마다 행간마다 숨겨놓은 명사들이 금언만 따로 모아도 훌륭한 지침서가 되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22개의 습관마다 붙여놓은 짤막한 에피소드조차도 강의 자료나 인용 자료로 훌륭한 기능을 발휘한다.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책이지만 짤막한 에피소드들은 초등학생에게도 읽을 가치가 충분하고 명언이나 중간 중간에 인용된 위인들의 일화는 청소년들에게도 유익하리라 단언한다.

특히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딛는 새내기 직장인, 조직의 관리자나 상사들에게도, 심지어 학교장이나 교사들에게까지도 고객만족이라는 본질적 차원에서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미 베스트셀러의 대열에서 많은 독자들을 확보한 책이라는 유명세가 아니더라도 아끼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저자는 직장을 인생을 배우는 ‘학교’로 칭하고, 월급을 주는 것은 사장이 아니라 ‘고객’이라고 단언한다. 직장에서 만나는 상사나 동료조차 ‘고객’의 범주에 넣기를 부탁하고 있다.

이 책은 고객을 진심으로 배려하고 발로 뛰는 현장을 목숨처럼 여기며 성공 신화를 이룬 많은 사람들을 소개하며, ‘이기는 습관’으로 무장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훌륭한 선생님은 솔선수범으로 감동을 주는 사람이다. 경영 일선에서 다루는 전문 용어보다 독자 입장에서 쉽게 풀어 쓰면서도 현장에 동행하여 몰래카메라로 영업장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만큼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을 덮으며 가장 인상 깊게 메모해 둔 내용을 복습해 본다. 공부한 내용을 즉시 확인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학습 방법은 없으니까.

1.인간이 성공하기 위한 세 가지 요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후나이 종합연구소)

2. 진정한 공부란 평생 먹고살 수 있는 자기만의 지식을 갖추는 것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나만의 실용지능)

3. 조직이 직원에게 해줄 수 있는 최상의 복지는 ‘지독한 훈련’이다.
(안 되는 조직일수록 리더의 인심이 후하다)

4. 교토 상인의 33계명

5. 인사도 제대로 못 하는 조직은 ‘무덤’이나 다름없다.
(예절이 갖는 힘을 체득하라. 두 배의 가치가 돌아온다.
예절의 기술은 모든 인간관계를 향상시킨다. - 발타자르 그라시안)

6. 칭찬하는 고객은 8명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불평하는 고객은 무려 22명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7. 30년 이상 망하지 않는 기업의 특성 제 1 요소는 혁신이고 제 2 요소는 고객만족이다.

나는 이 책을 덮으며 반성을 참 많이 했다. 이 책은 앞으로의 내 삶에 있어서 소금과 같은 구실을 톡톡히 하리라. 나태해질 때마다 어느 곳을 펼쳐 읽어도 싱싱한 활어처럼 질좋은 단백질을 선물하리라.

나의 꼬마 고객들을 최고로 받드는 정신무장으로 결의를 다지니 8월의 뜨거운 태양마저도 열정적이라서 참 좋다. 도서관을 나서며 이 감동이 사라지기 전에 자판 앞에 앉으니 다시금 감동이 살아 오른다.

역시 배우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좋은 책만큼 행복한 피서지는 없다. 이제부터 나의 슬로건은 '이기는 습관'이다. 나를 이기는 습관이다.

일하고 싶은 당신, ‘이기는 습관’으로 무장하십시오! 습관은 타고난 천성보다 10배의 힘이 있습니다. 정상에는 언제나 자리가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교닷컴, 에세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기는 습관 1 - 동사형 조직으로 거듭나라

전옥표 지음, 쌤앤파커스(2007)


#이기는 습관#정신무장#자기계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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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에는 사랑이 없다> <아이들의 가슴에 불을 질러라> <쉽게 살까 오래 살까>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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