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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사명으로 삼고 있는 이장옥 소장이 든든한 후원자인 운영협의회 경광식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정종인
전북 정읍에서 부안읍을 향하다 보면 왼편으로 초현대식 건축형태를 띤 부안군 대수보건진료소가 눈에 띈다. 완벽한 조형미를 자랑하는 이곳에 가면 역경을 떨치고 일어나 '농촌건강 지킴이'로 덤 인생을 살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을 만날 수 있다.

연일 보건진료소를 방문하는 환자들의 진료에 더위도 잊어버린 이장옥(46) 소장이 여성파워의 주인공이다.

여고시절까지 날리던 배구선수였던 이 소장은 고교를 졸업하고 급성 폐렴으로 사선을 넘나들었던 아픈 과거를 딛고 농촌 파수꾼으로 보람 있는 인생을 살고 있다. 농촌주민들의 건강을 돌보는 부안군 대수보건진료소 이장옥 소장의 얼굴에는 늘 웃음꽃이 피어난다.

대수보건진료소 관할 주민들에게 이 소장은 '맏며느리'로 통한다. 고혈압과 당뇨 등 성인병을 앓고 있는 내원환자들에게 자상한 진료는 물론 일상사의 고민까지 해결해 주는 조력자의 역할까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도 지난 시간 커다란 아픔이 있었다. 어찌 보면 생사의 갈림길을 헤쳐나온 젊은 시절에 그녀를 단련시킨 삶의 치열함이 일에 대한 열정으로 승화되고 있다.

그녀는 배구선수 출신이라는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타고난 운동신경이 초등학교 시절 체육선생님에게 눈에 띄어 5학년 때부터 코트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학창시절 날리던 배구선수

▲ '농촌 건강지킴이' 이장 옥소장은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 정종인
부안초등학교 배구팀을 시작으로 그녀는 전북체육중-군산여상에서 '주포'로 활약할 정도로 근성 있는 선수였다. 어린 시절부터 체육교사의 꿈을 품었던 이 소장은 고교를 졸업하고 동료선수들은 실업팀으로 스카우트되어 갔지만 대학행을 택했다.

그러나 그것이 화근이었을까. 일반고교 졸업생들과 대학입시 경쟁을 하기 위해 무리를 한 탓이었던지 대학입시 고사장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전주 예수병원으로 옮겨져 검사를 해보니 심각한 급성 폐렴이었다.

당시 이 소장은 전주 예수병원 중환자실에서 보름 동안 생사의 갈림길을 넘나들었다. 다행히 병마를 떨치고 일어선 이 소장은 입원 당시 자신을 담당했던 간호사의 권유로 이듬해 원광보건전문대에 진학, 84년 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84년 김제 종합병원에서 '나이팅게일'의 길을 걷게 됐다.

'덤'으로 얻은 인생을 사는 그녀는 보건진료소장에게 맡긴 업무와 함께 '나눔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대수보건진료소의 특색사업이 되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 생필품 지원사업도 이 가운데 하나다. 농촌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암 조기 발견을 위한 초음파진단비 지원(3만원)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관내 각 마을에 건강 증진비용으로 40만원 정도를 지원하는 것도 이 소장의 세심한 배려다.

봉사와 헌신의 삶

▲ 이장옥 소장이 근무하는 대수보건진료소 전경
ⓒ 정종인
지난 86년 7월 1일자로 발령을 받아 올해로 20년째 공직생활을 하고 있는 이 소장은 노인건강체조와 금연사업에도 열정을 보이고 있다.

초현대식 시설을 갖춘 보건진료소 한편에는 건강증진실을 따로 마련해 농촌주민들이 밤이면 이곳에 모여 건강체조를 3년째 해오고 있다. 요즘에도 고추농사로 파김치가 된 몸이지만 대수보건진료소 관내 주민 40여 명이 매일 경쾌한 음악에 맞춰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얻고 있다.

진료소 자체예산으로 유니폼은 물론 생활체조강사를 지원해 알차게 운영하고 있다. 대수 보건진료소에서 부안군 보건소의 지원을 받아 실시되는 한방무료진료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보건진료소를 찾는 농촌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내원환자 진료와 거동 불능·불편자를 위한 방문보건사업은 기본이다.

부안군의 명소인 대수보건진료소는 지난해 2월 착공해 7월 25일 둥지를 틀었다. 보건진료소 운영에 큰 버팀목이 되고 있는 운영협의회 경광식(67·백산면 하청리) 회장은 이 소장에게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있다.

보건진료소가 신축되는 과정에서 이틀이 멀다 하고 현장을 찾아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을 정도로 자상함이 몸에 배 있다.

이 소장은 지난 86년 친구의 생일 파티장에서 만난 초등학교 동창생 고영성(47·건설업)씨와 결혼해 1남 1녀(고아라·고경환)를 두고 있다. 아버지의 영향인지 큰딸은 부동산학을 전공하고 있고 경환이도 건축사가 꿈이다.

부안 대수보건진료소 이장옥 소장은 "농촌에서 생활하는 어르신들이 건강을 잃지 않고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작은 초석이 되고 싶다"고 소박한 바람을 털어놨다.

태그:#건강지킴이, #대수보건진료소, #전북 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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