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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최근의 '문국현 바람'(문풍)에 <오마이뉴스>의 기여(?) 또한 적지 않다. 이인영 의원과의 대담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대립각이 아닌 상호보완적인 토론이었으며, 어쩌면 이인영 의원이 들러리 서고 문국현 후보가 주인공이 된 듯한 '이인영 작사, 문국현 작곡'의 토론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대담 중계 이후 네티즌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고, 문국현 후보에 대한 댓글과 블로그와 기사까지 통틀어 그가 태풍의 눈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확률의 게임에 들어섰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한바탕 놀이판?
<오마이뉴스>가 시민기자를 바탕으로 한 인터넷 매체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 하더라도, 언론은 나름대로의 성격을 지닌다. 조중동이 노골적으로 특정 정당을 지지하며 때로는 훈수와 채찍을 든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그러면서 독자들에게 형평성 있는 기사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바람은 아무래도 희망사항이 아닌가 싶다. 매체는 어떤 식이든 경향을 띠기 마련이며, 이러한 경향은 반대쪽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편파적'이라는 판단을 받기 쉽다.
그럼에도 비교적 중립적이라고 생각해왔던 <오마이뉴스>는 이번에 어쩌면 노골적으로 문국현 후보를 민다 싶게 상당히 많은 시간과 면을 할애해왔다. 상당히 이례적일 수도 있고, 문국현 후보 캠프의 김헌태 씨를 인터뷰하면서부터 예고된 일일 수도 있지만, 아마 <오마이뉴스>조차도 네티즌의 반응이 이리 뜨거우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언론의 직감적으로 '놀아주는 판'을 만들자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모든 시민은 기자라고 하는 <오마이뉴스>의 캐치 플레이즈처럼, 시민기자들이 마구 놀고 토론하고 반대하거나 혹은 찬성하거나 자유롭게 한판 놀 수 있는 환경 조성은 그동안 수구니 보수니, 진보니 민주개혁세력이니 하는 진부한 싸움에서 모처럼 마음껏 한 후보의 인간성과 삶의 역정, 인생관과 정치관을 뜯어볼 수 있게 한 장이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마음껏 토론하고 주장을 이야기하는 판은 여기서 끝났으면 한다. 그것은 시민기자를 기저로 하는 <오마이뉴스>의 특성을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라, 혹은 문국현이라는 사람의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질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한판의 놀이에서 벗어나 이제는 언론으로서의 본질 즉 누구라도 벗어날 수 없는 검증과 정책 부분에서의 평가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정책과 도덕성 검증의 순서가 되어야
대통령 후보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사람으로서, 어느 누구보다도 정책적이고 도덕적인 검증이 우선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놀이판 제공도 좋지만, 언론의 역할은 어느 후보를 막론하고 정책과 도덕성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지를 판단하는 가늠자가 되는 일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문국현 후보에 대한 입장도 예외일 수는 없다.
대놓고 한 후보를 미는 것은 이미 몇 개의 수구신문으로 족하다. 대중이 원하는 것은 판단근거로써의 정책과 진실성이다. 바람이 바람으로만 불어서는 바람을 일게 한 근본원인을 알 수 없다. 많은 토론과 주장과 기사가 나갔음에도 문국현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는 다 알지 못했고, 그 정도로는 미흡하다.
"괴벨스는 단 몇 마디 말과 몇 줄의 글로 사람들을 분노와 열광, 광기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수 있는 타고난 연설가이자 천재적 선전가였다. 누구보다 정치에서 대중매체의 절대적인 효과를 깨달아 그것을 정치적인 목적에 공포스러울 정도로 탁월하게 적용한 전술가였다."('괴벨스, 대중선동의 심리학' 중에서)
대중이 대통령 후보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은 많고, 그것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언론의 몫이다. 자칫 대중선동이나 특정 후보를 미는 것 같은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 언론이 형평성을 가지지 않으면 그 진정성을 의심 받는다. 놀이판은 여기까지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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