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라수목원에서 제2횡단도를 따라 1100고지 '고산 습지대'로 가다 보면 우리나라에 2그루 밖에 없다는 영송(靈松)을 만날 수 있다.
한라산이 세계자연유산 등재로 주변 환경이 단장되어 모습을 드러낸 영송(靈松)은 한마디로 신이 내린 소나무이다.
영송은 뿌리는 하나이나 여러 갈래로 벋은 나뭇가지가 장관을 이루며 특히 비스듬히 누운 모습은 영락없는 사슴의 형상과 같다.
"이 영송은 수령 100여년으로 한라산 산신이 타고 다니던 사슴이 죽은 자리에 이 나무가 자라나니 사슴을 대하듯 쓰다듬어 키가 크지 않는다는 신령이 깃든 나무라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는 안내판이 있다.
탐라교육원에도 한 그루 있는데(1986년 개원하면서 이식한 영송) 관리를 잘해 보존 상태가 매우 좋은 편이다.
한라산에 사는 신선이 흰사슴을 타고 다니다 물을 먹인 곳을 백록담이라 부른다. 백록담에 어떤 포수가 사냥을 갔다가 사슴을 잡았는데 백록(하얀 사슴)이어서 신선에게 잘못을 빌어 목숨을 건졌다는 전설과의 연관성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설이란 역사성을 띄며 산, 바위, 연못, 인물, 동물 등 모든 분야를 내포하며 등장물이 융통성이 부족하여 패배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최후를 중시하며 증거성이 보이는 것으로 봐 흰사슴이 백록담을 내려와 길을 가다 죽은 곳에 영송이 자랐다는 가설이 성립한다.
30여년전 희미한 기억을 되새긴다면 영송 주변에 몇 그루 더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영송 주변을 찾아 봤지만 조릿대에 덮여 찾지 못했다. 아마 신의 나무인 관계로 꼭꼭 몸을 숨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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