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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 한국어 교육 지원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 모습
“다문화 가정 한국어 교육 지원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 모습 ⓒ 김영조
국내 거주 외국인의 수가 1백만 명을 넘어서고, 결혼 이주 여성의 수가 1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우리 사회는 다문화성이 급속히 증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다문화 가정의 어려움이 사회문제화 하고 있으며, 그 바탕은 한국어를 쉽게 매우지 못하는 데에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주 여성에게 어떻게 한국어를 가르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어제 8월 30일 오후 2시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는 국립국어원과 국제한국어교육학회 주최로 '다문화 가정 한국어 교육 지원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맨 먼저 이상규 국립국어원장의 환영사와 한국교육방송공사 구관서 사장의 축사가 있었으며, 국제한국어교육학회 조항록 회장의 개회가 이어졌다.

조항록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국립국어원과 국제한국어교육학회는 다문화 가정 구성원에 대한 효율적인한국어 교육 방안을 모색하여 왔고, 오늘 이 자리는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마련하게 되었다. 여기서 논의되는 내용들은 다문화 가정한국어 교육 실시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은 물론 정책 대안 제시로서의 의미를 가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상규 원장은 "사회 통합과 안정에 기여하는 이주민 대상 한국어 교육 정책"이란 제목의 기조발제를 했다. 그는 "한국어 교육의 교재 편찬은 서로 이마를 맞대고, 서로 교사가 되는 문화 상호주의적 방식이어야 한다. 동시에 실패한 지배적 방식을 버리고, 핍박된 많은 언어(사투리)들을 복원하며, 이주민에 대한 현지 밀착형 교재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개회사를 하는 조항록 회장, 축사를 하는 한국교육방송공사 구관서 사장, 기조발제를 하는 이상규 국립국어원장
왼쪽부터 개회사를 하는 조항록 회장, 축사를 하는 한국교육방송공사 구관서 사장, 기조발제를 하는 이상규 국립국어원장 ⓒ 김영조

한국어 교육 현장 보고  영상 상영
한국어 교육 현장 보고 영상 상영 ⓒ 김영조
다음 국립국어원 박정아 씨의 진행으로 현장보고 시간을 가졌는데 현장 교사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통해 현지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고, 어떤 지원을 원하는지 생생하게 보고 함으로써 참석자들이 같이 반성하게 했다.

이후 이화여대 이미혜 교수의 주제발표1 '다문화 가정 한국어 교육 실시 방법론 및 전반적인 체계의 개발'과 경희사이버대 방성원 교수와 이화여대 김현진 교수의 주제발표2 '공중파 방송을 통한 다문화 가정 한국어 교육 실시 방안'이 이어졌다.,


이미혜 교수는 "결혼 이주 여성들의 처지가 다양하듯이 교육 목적도 다양하므로 다문화 가정 교육울 위한 교재는 다양하게 개발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듣기 중심으로 구성된 방언 이해 자료, 한국 생활 정보와 기초 표현, 한국어로 배우는 한국 문화, 농촌지역의 특수 상황으로 구성한 상황 중심의 회화 교재‘ 등이면 좋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주제발표1의 발표자 이미혜 교수와 토론자 유영희 교수
주제발표1의 발표자 이미혜 교수와 토론자 유영희 교수 ⓒ 김영조

주제발표2의 발표자 방성원 교수와 토론자 한송화 교수
주제발표2의 발표자 방성원 교수와 토론자 한송화 교수 ⓒ 김영조
또 방성원 교수는 "공중파 방송을 통한 다문화 가정 한국어 교육은 학습자 집단의 범위를 확정하고, 이들이 원하는 것에 대한 요구 분석을 실시할 것과 학습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실제적인 상황을 예시하고, 학습한 문법과 표현을 활용해 볼 수 있는 유의미한 연습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또 언어교실에서는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조항록 회장을 좌장으로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교육 지원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의 집중 토론이 있었다.

지방엔 인력, 예산은 물론 자원봉사자도 없어

국립국어원 이준석 한국어진흥팀장은 "결혼 이주 여성들이 한국어를 모르면 사람인지 짐승인지 분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어 교육은 절대 중요하다. 다만, 일방적 주입이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던 본래의 자질과 문화를 유지한 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교사들은 3급 교사 자격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뜨거운 심장으로 그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여성가족부 이금순 사무관은 "여성가족부는 결혼 이주 여성들은 우리나라 국민으로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기에 가족정책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한국어 교육이 중요함을 남편·시부모에게 설득하는 일을 먼저 하고 있다. 또 한국어 교육이 집중과 소외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찾아가는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여성가족부는 자체 교재를 이미 개발했지만, 앞으로 교재는 국립국어원에서 개발한 것을 쓰기로 했다고 하여 부처이기주의가 아닌 열린 자세라며, 참석자들의 칭찬을 받았다.

집중토론을 하는 모습
집중토론을 하는 모습 ⓒ 김영조
중앙부처가 아닌 지방에서 올라온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정일선 수석연구원은 지방의 현실을 얘기하고, 그에 대한 주문을 쏟아냈다. 그는 "경북에서는 자체 교재를 개발하여 이미 500여명을 교육했다. 한국어 교육에서 기본적인 교육은 표준이더라도 부교재 등은 방언을 위주로 개발되고 교육해야 한다. 또 기본 교육 이수를 제도화해야 한국어 교육의 실효성이 커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청중석에 앉아서 토론회를 경청하던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고세천 교무는 "전북 남원에서 다문화 가정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는데 지방엔 인력, 예산은 물론 자원봉사자도 없다. 따라서 수도권보다는 지방에 더 많은 배려를 해야 한다. 국고 지원이 있지만 몰라서 못 받는 경우도 많다. 대상이나 내용이 같은 정책을 통합하여 다문화 가정이 효율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한국어와 관련된 토론회에서 번역투인 "~적(的)"을 무분별하게 쓰고, 빳떼리처럼 일본말 찌꺼기가 등장하는 등 반성해야 할 부분도 물론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훌륭한 토론회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집중토론은 좌장을 비롯 6명의 토론자가 사전 조율없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고, 바람직한 내용이 도출되는 성과도 얻었다.

이 토론회는 다문화 가정 결혼 이주 여성들의 한국어 교육을 효율적으로 해내기 위한 첫걸음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꾸준한 발돋움을 해나간다면 머지않아 다문화 가정의 갈등은 크게 줄어들 것이고, 그들이 한국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날도 올 것이란 생각이 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대자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국립국어원#국제한국어교육학회#다문화 가정#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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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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