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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지의 도랑을 살리기 운동이 본격 추진된다.
 대지의 도랑을 살리기 운동이 본격 추진된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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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어디에나 도랑물이 흐른다. 개울은 좁지만 구석구석을 적신다. 길 가는 나그네의 목줄기를 적시고 천수답과 빨래터를 지나 물고기를 품고 동심을 적신다. 큰 하천이 도시를 만들었다면 도랑은 마을 공동체를 엮는 흐르는 새끼줄이다.

대지의 실핏줄인 도랑이 죽어가고 있다. 새댁의 손을 감싸던 빨래터가 사라지고 있다. 물장구 치던 실개천마다 쓰레기가 쌓여 가고 있다. 개울 바닥엔 돌이끼 대신 물때가 끼고 있다.

개구리알을 품던 물웅덩이는 오폐수 찌꺼기인 하얀 거품을 물고 있다. 악취를 품길 만큼 오염된 개울은 '복개천'이 돼 '졸졸' 물소리와 함께 콘크리트 구조물에 갇혔다.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울음을 우는 곳은 대부분 현실이 아닌 이상향이 됐다.

늦게 나마 사라져 가는 마을 앞 빨래터의 추억을 복원하는 운동이 펼쳐진다.   

도랑이 살아야 하천이 산다

(사)물포럼코리아(대표이사 서울대 김정욱 교수)와 환경부가 내놓은 '도랑 살리기 운동'이 그것이다.

1일 (사)물포럼코리아에 따르면 오는 2010년까지 금강 낙동강 한강 영산강 등 4대강 유역 지역 환경단체와 함께 1000여개 도랑에 대한 실태조사 및 복원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그동안 큰 강과 큰 하천에 기울이던 관심을 도랑으로 돌리겠다는 것.

이들은 우선 올해 100여개에 도랑를 조사하고 이중 4곳을 시범 복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어 내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300-400여개의 도랑을 복원시키겠다는 것.

이를 위해 마을 주민들이 직접 도랑 침천물과 농약병 등 쓰레기 수거에 참여하고 인공습지 조성, 미나리꽝 등 하천정화식물 심기 등을 통해 수질복원을 꾀할 계획이다. 또 지역별로 복원 정도가 높은 곳을 꼽아 '모범 도랑'으로 선정해 포상할 예정이다.

(사)물포럼코리아 최충식 사무국장은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환경단체들도 큰 강이나 큰 하천 보전에 치중해 왔다"며 "하지만 오히려 도랑이 살아야 큰 강과 하천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도랑 살리기 운동은 도랑을 정비하는 사업이 아닌 마을 주민들이 직접 나서 빨래터와 아름다운 풍경을 만드는 공동체 복원사업"이라고 덧붙였다.

 수질정화 식물을 심어 자연정화능력을 높이고 있는 도랑
 수질정화 식물을 심어 자연정화능력을 높이고 있는 도랑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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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물포럼코리아, #도랑, #금강, #하천,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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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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