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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간 피랍자 19명, 51일 만의 귀국 아프간 무장세력 탈레반으로부터 풀려난 피랍자 19명이 2일 오전 대한항공편으로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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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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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고대죄 해야 마땅하지만···."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의해 피랍됐던 19명이 2일 새벽 6시 20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들은 공항 A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후 사전에 준비한 글을 통해 "국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드리고 정부에 부담이 되어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피랍자들은 먼저 "저희가 받은 사랑을 조금이라도 실천하기 위해 아프간 봉사팀으로 갔다"며 자신들의 아프간 방문 목적이 선교가 아닌 봉사활동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저희는 이번에 조국과 국민 여러분께 큰 빚을 졌다"며 "피랍자 일동은 모두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것으로 생각하고 앞으로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는 삶을 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피랍자들은 "국민들에게 심려 끼친 것을 생각하면 이 자리에서 석고대죄를 해야 마땅하나 열악한 환경에서 40여일 동안 지내왔다"며 "더구나 평소 존경하는 배형규 목사와 사랑하는 심성민씨가 살해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희 모두는 몸을 가누기 힘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피랍에 대해) 여러 소상하게 말을 해야 하겠으나 조금이라도 시간을 주시면 안정을 취하는 대로 모든 것을 국민 여러분께 알려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여러분들의 신중하고도 목숨 건 구출작전이 아니었다면 저희 '봉사팀' 모두가 생명을 잃을 뻔했다"며 "가족 품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과 국민, 특히 김만복 국정원장과 박인국 외교부 실장 그리고 국방부 전인범 준장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51일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이들은 매우 피곤하고 여전히 긴장된 모습이었다. 남성들은 면도를 못해 수염이 길었고, 여성들은 걷기조차 힘겨운지 서로 손을 잡고 기댄 채 걸었다. 특히 여성들은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흐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짧은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미리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안양 샘병원의 차량을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이들은 샘병원 신관 3층에서 1~2주 동안 입원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입원 기간동안 외부인과의 접촉은 통제된다.
피랍자 가족모임 쪽은 오는 4, 5일 쯤 미리 석방돼 병원 치료를 받아온 김지나·김경자씨의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또 이날 입국한 19명도 입원 치료가 끝나는 대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한편 이날 인천국제공항에는 내외신 기자 약 200여 명이 취재 경쟁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