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선이 치러진지 보름이나 지냈는데도 이명박 지지캠프와 박근혜 지지캠프의 화합이나 통합을 위한 뚜렷한 분위기가 잡히지 않자 경선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던 의원들 가운데 일부가 동요하고 있는 모습이다. 당초 '친박' 진영에서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던 지리산 연찬회에 지역의 일부 의원들이 참석했으며 2일 박근혜 전 대표가 참석한 지지자 해단식 모임에서 상당수 국회의원들이 일정상의 이유를 들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지역 정가에서는 내년 공천을 염두에 둔 일부 친박의원들이 이명박 대선호에 오르기를 희망하지만 친박행보를 하루아침에 없던 일로 할 수도 없는 난감한 처지가 대구·경북 친박의원들의 형편이라며 이명박 캠프의 무대응에 가까운 태도도 친박의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친박의원으로 알려진 L의원의 측근은 “이제 와서 '친이'하자니 낯이 안서고 그렇다고 계속 친朴을 외치다간 정치생명줄이나 다름없는 내년공천이 불안하지 않겠느냐”며 미묘한 분위기를 전했다. 아직은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의 회동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회동결과 박근혜 전 대표의 당내 정치적 위상이 어떻게 투영되느냐에 따라 친朴으로 분류됐던 인사들의 결속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또 이명박 후보가 친박인사들에 대한 탕평책이나 끌어안기식의 인사 등 당화합의 가시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는다면 일부 이탈할 의원·당원협의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친박인사들은 철저한 비주류로 남을 개연성이 크고 이 같은 사태가 실제로 발생한다면 지역 선거인단의 70%를 기록한 박근혜지지자들의 상당한 반발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당내화합을 위한 손 내밀기와 내미는 손 잡아주기가 코앞에 닥쳐온 한나라당 시·도당 선출과정에서 구체화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양측이 자리를 놓고 경선다툼을 벌일 경우 가뜩이나 격앙된 분위기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뻔하기 때문이다. 시·도당관계자들은 “경선후유증 치유차원에서라도 합의추대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이지만 벌써부터 양 캠프의 힘겨루기조짐이 나타나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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