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읍 상옥리 냉천골 인근에서 고려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가마터가 발견됐다. 최근 태안 앞바다에서 잇달아 발견된 고려청자는 운송과정에서 침몰된 유물이지만 이번에 발견된 청자 파편은 태안군이 새로운 고려청자의 생산지였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발견으로 입증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욱이 이번에 발견된 가마터는 고려청자 가마터 2곳과 백자 가마터 1곳 등 현재 발견된 것만 3곳이 넘어 정밀 조사 여부에 따라 태안지역이 새로운 고려청자의 집단 생산지임을 가늠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벌써부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해양문화재연구소 추진위 홍보위원은 김한국(51·전 충남교육위원)씨가 지난달 31일 태안읍 상옥리 일원에 대한 현장 조사를 통해 가마터 2곳을 발견하며 밝혀냈다.
전날 강진의 청자 박물관 탐사를 다녀온 김 위원은 1974년 당시 도예 전공 대학생으로 상옥리 일대에서 강진에서 보았던 파편들을 보았던 기억이 나 지역 주민들의 수소문 끝에 이 러한 사실을 확인하고 조사한 끝에 가마터 흔적을 발견했다. 지역 주민들에게 일명 '냉천골'로 알려진 가마터 현장에서는 가마터 임을 입증하는 '높은 돋음'과 유약이 묻은 가마 내부 흙덩이와 청자파편 등 매장문화재 20여 점을 10여 분만에 발견하고 전문가의 정밀 조사가 시급하다는 판단아래 즉시 조사를 중단하고 태안군에 발견 신고를 했다. 김 위원은 "발견된 파편은 순청자와 상감청자 조각들로 이 지역이 고려시대 11세기 전반부터 청자를 굽던 지역이었음이 증명되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22일 이 지역에 사는 주민이 고려백자 2점이 발견하여 군에 신고한 바 있어 이 마을이 청자는 물론 백자까지 굽던 도요 군락지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이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산골짜기에서 자기파편이 자주 발견되고, 예로부터 가마터가 산재해 있었다는 말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 수 백 년 간 가마터를 유지한 것은 백화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양질의 백토와 땔감이 풍부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태안군은 발견 지역에 대한 정밀 조사에 앞서 신고된 유물을 즉시 부여박물관에 연대 측정을 의뢰한 가운데 앞으로 이 지역 일대를 도요 전문기관에 발굴조사를 의뢰하여 관요(官窯)인지 민요(民窯)였는지 등 가마터의 실체를 정밀하고 총체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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