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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노동운동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위기의 노동운동은 노동계급 밖을 향해야 할까, 내부를 들여다봐야 할까? 4일 오후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에서 이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있었다.

 

이날 오후 2시 반부터 열린 '1987년 노동자 대투쟁 20주년 기념 토론회'의 주제는 '노동운동의 새로운 미래를 말한다'였다. 조돈문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상임의장(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의 사회로 토론이 시작됐다.

 

조 상임의장은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을 통해 민주노조 운동이 시작된 20년이 되었다"며 "그간의 민주노조운동의 성과와 한계를 되짚어보고 우리의 과제를 살펴보자"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상임의장은 국제 노동운동 연구저술 활동가인 피터 워터만(Peter Waterman)씨를 소개했다.

 

"민주노총은 미조직 노동자들과 연대하고 그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해야"


 

워터만씨는 "노동운동은 21세기 맞게 재탄생되어야 한다"며 "사회적 해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사회적 해방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개혁보다는 더욱 나아가는 것이고, 혁명보다는 더 깊은 것이다." 그는 "인간 소외의 모든 형태에 맞서는 투쟁이고, 모든 사람들을 위한 해방이다"고 부연 설명했다.

 

그는 "해방이라는 노동운동의 초창기 아이디어는 더 높은 임금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 노예제도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한 '해방'이란 기획은 지금까지 오면서 상실된 것 같다"면서 "또한 다른 진보적 사회운동으로부터 고립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 이유로 "노동계급이 신자유주의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세계는 세계화와 함께, 반세계화 즉 '지구적 정의 연대 운동'이 활발하다"면서 "새로운 노동운동이 노동운동 밖에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빈민, 땅 없는 농민, 섹스 워커, 이주노동자, 여성노동자들은 노동조합보다는 다른 사회운동단체와 함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노동조합, 더 넓게는 노동계급은 필요없는 것일까? 피터만씨는 그렇지는 않다고 설명한다. 그는 '지구적 정의 연대 운동'을 상징하는 '세계사회포럼'을 언급하며 "이 포럼의 참석자의 80%가 지식인이다, 노동운동이 중심이 돼서 미조직 노동자들을 드러내도록 하는 등 이 운동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터만씨가 강조하는 것은 노동운동이 다른 사회적 운동과 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민주노총에도 해당된다.

 

"민주노총은 도시 영세 자영업자, 미조직 노동자 등 하층 노동자들을 조직화하지 못하더라도 그들과 연대하고 이해관계를 대변해야 사회적 해방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착취 구조를 변혁하겠다는 의지가 필요"

 

이수봉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의 의견은 피터만씨와 달랐다. 이 연구원장은 외부보다는 내부를 강조했다.

 

이 연구원장은 '민주노조 운동의 정체와 위기는 어디서 비롯되었을까"라며 "대안을 제시하기 전에 문제를 파헤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87년 이후 노동운동은 조합원들의 침묵, 사회의 반노조 정서, 지도부와 대중과의 괴리 등에 대해서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자유주의로 양극화된 세상에서 단결이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한 답은 무엇인가"라고 자문했다. 이어 "답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정규직 문제를 예를 들며 "자신의 생존권적 요구로 출발한 투쟁이 아니라면 연대는 일정 정도 한계가 있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그렇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계급 전체의 투쟁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사회적 착취의 양상을 인식하고 그것을 변혁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없이 많은 현장의 혁명적 작은 싹들에 대해 이름과 의미를 부여하여 다시 살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그:#노동운동, #노동자 대투쟁, #민주노조, #사회적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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