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게만 해주세요' 이들의 소박한 꿈도 사회의 무관심과 행정관청의 미지근한 대응으로 위태하게만 보인다. ⓒ 정창오
한 선교사가 불우한 고아들을 양육하라는 조건으로 무상기증한 재산으로 설립한 복지법인이 50년 동안 유지해온 아동양육시설을 폐쇄하고 노인복지사업으로 전환하려 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이 재단이 과거에 수차례에 걸쳐 재단의 재산을 불법으로 매매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참길회, 우리복지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로 구성된 '베다니농원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현재의 재단이사장인 서아무개씨가 1991년 취임한 이래 97년 대구시 동구 D교회의 법인에 28억원을 받고 재단운영권을 넘기기로 한 다음 계약금 5억원을 수령했고 ,4년 뒤인 2001년 12월 대구시 수성구의 S건설업체에 법인을 23억원에 양도하기로 하고 계약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이 같은 매매시도는 모두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라이스 선교사의 무상기증한 재산으로 시작한 순복음베다니원을 지난 1967년 경산시 율하동으로 이전 할 당시 현 이사장의 부친명의의 땅을 매입하면서 실제보다 부풀려 매입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지금의 이사장은 재단이 자신의 부친명의 땅을 매입한 6개월 후에 이사장으로 취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책위는 "지난 2001년 대구시가 율하지구 택지개발계획을 발표하자 S법인은 택지내에 있는 베다니농원(고아원)을 절대 옮길 수 없다고 주장하고 원생들의 처우개선 등의 조건을 걸어 시가에 비해 높은 보상가인 97억원에 시설이전을 합의했다"며 "아이들을 볼모로 재단의 이익을 극대화 하고서도 동구청으로 부터 아동사업목적으로 대체불하받은 대구시 동구 율하동 356번지 일원 558평을 노인복지사업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는 시설아동의 인권과 인격은 안중에도 없는 비인간적인 처사"라고 비난했다.
▲2년전부터 베다니고아원에 후원을 해온 개인후원자 대표 남기재씨는 아동들을 소규모로 분리해 다른 시설로 옮기려는 계획에 대해 "당신 가정도 흩어져서 살고 싶어냐"고 쏘아부쳤다. ⓒ 정창오
베다니농원을 후원해온 개인후원자모임의 대표인 남기재씨는 "어떤 이유든 가정이 해체되어 부모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을 가슴에 묻어면서 살아온 아이들에게 또 다시 혈육처럼 정든 형,누나, 오빠 동생들과 생이별을 강요하다니 얼마나 분통이 터지고 목이 메이는 일이냐"며 오열했다. 남씨는 또 "제발 시청과 구청도 베다니 가족을 버리는 일에 앞장서지 말고 또 한번의 상처를 주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한편 베다니농원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은 대구시청 앞에서 베다니농원의 폐쇄를 중단하고 S법인에 대한 특별감사를 요구하는 '릴레이 시위'를 벌이기로 했으며 주민감사를 청구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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