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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인천에서는 ‘2007 인천세계오페라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가을의 시작과 함께 세계의 유명한 오페라단이 인천을 찾은 것이다. 이 행사는 인천시가 2009년 세계도시엑스포와 2014년 아시안게임유치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 첫 번째 공연으로는 비제 원작의 '카르멘'이 관객을 유혹했다.


정열과 사랑의 화신 카르멘은 말한다. “당신이 날 싫어해도 내가 당신을 좋아하면 벗어날 수 없어”라고. 공연 내내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순간들이 이어졌다.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배우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주시했다. 막이 넘어갈 때마다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음에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1800여석은 만원을 이뤘다.

 


공연 후 출연자들은 1시간여 동안 팬 사인회를 열어 성원에 보답하며 기념촬영을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번 공연은 체코 프라하 스테트니 오페라단과 인천시 오페라단의 협연으로 진행됐다는 것이 우선 눈에 띄는 특징이다. 아울러 돈호세 역에 이동현 씨를 캐스팅해 관객의 낯설음을 씻어주었다. 이밖에 인천 함박초등학교 합창단이 세계적인 오페라단과 한 무대에 서는 귀중한 기회를 마련, 이들의 꿈을 더욱 빛나게 했다.


공연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호평을 받은 대작치고 지금까지 인천 나들이에서 성공을 거둔 예가 전무하다. 인천에 가면 꼭 공연이 실패하고 만다는 말이 있을 정도. 이에 대해 인천의 문화예술 수준이 낮다는 둥, 시설이 열악하다는 둥 여러 가지 이유들이 분분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을 통해 시민들의 성숙한 문화의식을 엿볼 수 있었고 좋은 작품에는 많은 관객이 따른다는 사실도 증명됐다.

 


최고의 작품에 목말랐던 시민들에게 인천세계오페라 페스티벌은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관람을 마친 한 시민은 “오늘 오페라 공연은 정말 이것이 오페라구나 하는 감동을 안겨주었고 마음속까지 감동이 남아 올 가을은 오늘의 기억만으로도 행복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세계적인 공연이 지속적으로 인천에서 이어지길 바라며 이를 통해 정말 인천이 명품도시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카르멘에 이어 인천세계오페라 페스티벌 두 번째 순서로 오는 7~9일 이탈리아 제노바 오페라단의 베르디 오페라 ‘라트비아타’가 무대에 올려진다. 또 한번의 비극적 사랑이 오페라를 찾는 이의 마음을 적셔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 블로그, 인천시인터넷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카르멘,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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