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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제주를 시작으로 대통합민주신당 비전창조 릴레이 행사(대선후보 합동연설회)의 막이 올랐다.

 

5명의 대선후보들은 이날 오후 제주 시민회관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공격에 집중하는 한편 '이명박 후보와 싸워서 이길 대항마는 나'라며 각각 지지를 호소했다.  

 

이해찬 "이에는 이"...  정동영 "이에 정 박으면 이가 뽑혀"

 

이해찬 후보는 "'친북좌파' 운운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한라에서 백두'가 아니라 '한라에서 휴전선'이 된다"며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6자회담이 중단되고 한반도 비핵화가 힘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특히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이 있다. 후보 중 '이' 씨는 저 밖에 없다"며 "'눈에는 눈, 이에는 손-정-유'로는 승리하지 못한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자 정동영 후보는 "이해찬 후보가 이명박 후보에 맞설 사람을 얘기하며, '이에는 이밖에 없다'고 했는데, 이에 정을 박으면 이가 뽑힌다"고 받아쳤다. 정 후보는 또 "이명박씨는 대통령 되기 힘들 것 같다"면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이 오락가락이어서 같은 당의 김용갑 의원이 '이명박의 정체가 뭐냐, 밝히라'고 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버시바우 미국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미국 대사가 '올 연말 내년 초에 놀라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이명박씨는 '이번 대선은 친북좌파와 보수우파의 대결'이라고 했다"며 "사대주의자일 뿐 아니라 말귀도 못알아듣는 이명박씨가 어떻게 하늘이 내는 대통령인가,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후보도 "'친북좌파' 발언을 하는 이명박 후보에게 이 나라를 맡겨서 다시 50~60년대 냉전분단 제체로 돌아갈 수 없다"며 "남북이 상생 발전해서 남북통일을 준비해야 한다. 이명박 후보는 절대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명숙 후보는 "이명박 후보가 불안하다. 언제 어디서 또 어떤 비리가 터져 나올 지 모른다"며 "장애아 낙태 발언, 관기 발언, 광주사태 발언 등 너무나 천박하고 경박해서 국제사회에 내놓기가 부끄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 후보는 또 "이명박이라는 한 개인이 남의 이름으로 재산을 숨기고, 자식 교육 때문에 위장전입을 했다면 용서할 수 있지만, 그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기 때문에 용서할 수 없다"며 "이명박 후보는 대선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시민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경부 운하' 공약을 비판했다. 유 후보는 "대통령 임기 내내 운하 파는 일에 시간을 쏟아부으면 제주도는 다시 관심받지 못하는 변방이 된다"며 "이 후보는 토목건설 공약, 국토분단 정책, 국민분열 정책인 경부 운하 공약을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시민 "제주도가 싫어하는 세 가지는 고자질, 아부, 변절"

 

유시민 후보는 지난 6일 TV토론과 7일 정책토론에 이어 이날 합동연설회에서도 정동영 후보와 손학규 후보에 대해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맹공세를 펴 눈길을 끌었다.

 

유 후보는 "제주도에서 싫어하는 세 가지가 있다"며 "첫째 고자질을 싫어한다, 앞에서 당당하게 얘기 해야지 뒤에서 남 흉보고 모함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TV토론 등이 끝나고 정동영 후보측 인사들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자신을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유 후보는 또 "두번째는 아부다, 마음에도 없는데 아부하는 것 싫어한다"고 말했고, "세번째는 변절이다, 배신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해체와 참여정부 실패를 언급한 정동영 후보와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는 특히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은 국민과 나라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며 "유불리를 모르는 경선 규칙을 가지고, '내 말 안들으면 경선에 참여 안하겠다'는 태도로 임해서 어떻게 국민들을 감동 시킬 수 있느냐"고 정 후보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정 후보측은 "본 경선에 여론조사를 도입할 경우 경선 거부도 불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유시민 후보는 이어 "(경선 규칙과 관련) 주판알을 던져버리고 당 지도부와 당원을 믿고 모든 것을 당 지도부에 위임해드리자"며 "후보들이 당 지도부의 결정에 따를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유시민 후보에 이어 한명숙 후보도 예비경선 1, 2위를 기록한 손학규 정동영 후보는 물론 같은 친노 후보인 유시민 후보에 대해서도 싸잡아 비판하며 각을 세웠다.

 

"우리 국민은 한번도 철새정치인, 기회주의자에게 승리를 안겨준 적이 없다. 이 당에서 저 당으로 오락가락 하는 후보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없다. 난파의 위기에 처한 함선에서 먼저 뛰어내리는 후보를 믿고 기세등등한 이명박 후보와 싸울 수 없다. 아무리 옳아도 반대 세력이 많으면 이길 수없다."

 

유 후보와 한 후보의 연설이 계속되는 동안 정동영 후보는 연단을 외면한 채 자신의 연설문 검토에만 몰입했다. 그러나 자신의 연설에서는 "민주당 최고위원때 위기에 빠진 당을 구했다. 정풍쇄신으로 국민경선을 창조했고 완성했다"면서 "열린우리당이 대통합 위기에 빠졌을 때 구조선 만들었다. (탈당을) 비난하는 사람이 있지만 정동영이 구조선을 만들지 않았으면 열린우리당은 아직도 있을 것"이라며 친노 주자들의 공격을 반박했다.   

 

'제주사위'부터 '제주명예도민증'까지... 제주와의 인연 강조

 

제주도를 위한 후보들간 차별화 정책과 공약도 쏟아졌다.

 

유시민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중앙이 쥐고 있는 제주도의 운명과 관련된 모든 권한을 제주도에 넘기겠다"며 "이것이 제주도를 위한 저의 딱 한 가지 공약"이라고 강조했다.

 

손학규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계획한 국제자유도시, 노무현 대통령이 계획한 제주특별자주도를 제대로 완성해, 제주도를 파라다이스로 만들어야 한다"며 법인세 인하, 기업유치, R&D 투자, 일자리 창출 등의 공약을 내놨다.
 
한명숙 후보는 "19세기 홍콩, 20세기 싱가폴을 넘어 제주도를 명품 도시로 만들겠다"며 농수산물 유통공사, 제 2공항, 영어공교육 모델 등을 제시했다.

 

이해찬 후보는 "제주도를 동북아시아의 진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며 로스쿨 유치를 공약했고, "동북아시아의 모든 무기를 제주도가 통제하는 군비통제사무국이 제주도에 있어야 평화의 도시를 만들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후보는 "6자회담의 교착상태를 뚫고 북한을 설득해서 허허벌판에 5년동안 설계도로만 남아있던 개성에서 물건을 만들었다"고 강조한 뒤, "4.3 항쟁을 정신적으로 승화하기 위해 차기 대통령 임기초, 3차 남북정상회담을 제주도에서 개최해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후보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제주도와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처가가 제주도인 유 후보는 "제주사위 유시민, 한번 밀어달라"고 호소했고, 한명숙 후보가 총리 시절 받은 '제주도민증'을 언급하며 "제주도민 한명숙 인사드립니다"라고 하자, 이해찬 후보는 "제가 한 후보보다 먼저 제주도민증을 받았다"면서 "이번에는 제주도민증이 아니라 표를 달라"고 강조했다.

 

손학규 후보도 "형님 밑에서 자랐는데, 형수가 제주도 분"이라며 "어려서부터 제주도는 제게는 파라다이스였다"고 소개했다.


태그:#유시민, #정동영, #손학규, #한명숙, #이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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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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