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발 경부운하' 공약 검증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국 350여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기구인 '2007 대선시민연대'(이하 대선연대)는 오는 12일 오후 2시부터 흥사단 강당에서 '경부운하 과연 타당한가?-경부운하 검증을 위한 유권자 공약검증 대토론회'를 연다. 26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경부운하 반대를 위한 연석회의'도 오는 18일 '경부운하 저지 국민행동'으로 정식 발족해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 작업에 돌입한다. 이명박 후보가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 경부운하 공약 재검토 여론이 끊이지 않았던 한나라당도 다음주 중에 당내에서 '끝장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당 안팎에서 '경부운하 검증' 바람 한나라당 경선에서 경부운하라는 간판공약을 내걸고 이 후보가 선출됐지만, 당 안팎에서 공약 검증작업이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히 한나라당 당내 경선에서는 정치적 공방에 그쳤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은 정책적 검증을 표방하면서 대대적인 대국민 여론전을 준비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달 30일 출범한 대선연대는 첫 번째 토론회의 주제를 경부운하 공약으로 잡았다. 대선연대는 이날 토론회를 거쳐 경부운하 공약을 '폐기공약'으로 선정할 지 결정할 예정이다. '폐기공약'으로 선정하면 서명운동, '경부운하 폐기 레드카드 보내기' 등 대대적인 대국민 여론전을 벌여 이 후보가 경부운하 공약을 접도록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토론회는 방송인 노정렬씨의 사회로 진행되며, 박진섭 생태지평 부소장이 '경부운하 논란의 쟁점과 허구'란 주제로 발제를 한다. 오성규 대선시민연대 삶의질정책운동 공동본부장(환경정의 사무처장)은 '경부운하 공약의 사회적 검증 경과와 필요성'에 대해 정리한 뒤 향후 경부운하 검증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각 지역, 각계 전문가, 업계 관계자 등이 나와 '백가쟁명' 토론 그 뒤부터는 일명 '백가쟁명 토론회'. 경부운하가 건설되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낙동강, 백두대간, 여주, 구미, 대구, 한강, 인천, 부산, 서울 등의 지역주민 및 시민운동단체 관계자들이 나와서 자신의 의견을 자유스럽게 개진할 예정이다. 교통전문가, 관광전문가, 토목전문가, 법률전문가 등 각 분야별 전문가들도 나서서 경부운하가 건설되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주장처럼 물류혁명을 통해 '제2의 국운융성'이 가능한 지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에 나선다. 또 화물업, 선박업, 준설·골재업 등 관련 업계 종사자들도 토론에 참여해 경부운하가 건설되면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에 대해 전망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환경재단, 한국육수학회, 한국토지공법학회 등 전문 영역의 각종 단체들이 경부운하 공약을 주제로 토론회를 연 적은 있지만, 각 분야의 전문가와 주민, 시민사회단체, 업계 종사자들이 망라된 대규모 토론회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성규 공동본부장은 "한나라당 내부 경선을 포함해 짧게 보면 지난 5~6개월동안 경부운하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진행됐는 데 그 과정이 사회적 검증 작업이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이번 토론회는 사회적 공론을 정리하는 토론"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오 본부장은 이어 "이번 토론을 통해 '폐기공약'으로 선정되면 이 후보측에 의견을 전달하고 서명운동과 '경부운하 폐기 레드카드 이메일 보내기' 등의 대국민 홍보전을 벌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도 다음주 중 경부운하 설명회 겸 토론회 개최 지난달 경부운하 예정지를 탐사하면서 공약 검증작업을 벌였던 '경부운하 반대를 위한 연석회의'도 '경부운하 저지 국민행동'으로 확대 개편돼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260여개 단체의 연대체인 이들은 18일 오전 11시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출범식 및 경부운하 공약 규탄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들은 이어 뗏목탐사 등 경부운하 예정지에 대한 대대적인 현장 조사를 검토하고 있고, 1000인 선언 등을 조직해 경부운하의 문제점을 알려나갈 계획이다. 한편 한나라당 내부 토론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 후보가 경선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뒤 '친한나라당 매체'인 <조선> <중앙> <동아>조차 사설을 통해 사실상 경부운하 공약 폐기를 촉구했고, 당내에서도 공약을 재검토하자는 주장이 잇달아 제기됐었다. 이에 한나라당은 오는 20일 또는 21일 원내외 위원장을 대상으로 경부운하 설명회 겸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 후보의 대선공약을 총괄 조정하는 일류국가비전위원회가 주도하는 토론회다. 일류국가비전위원회의 사회·문화·복지·환경 분야를 총괄하는 제2분과 위원장인 전재희 의원은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경부운하 토론회와 관련, "운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의원들로부터 허심탄회한 얘기를 들어보려고 한다"면서 "국민들을 설득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먼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지 않나? 일단 대화의 문을 연다는 생각으로 토론회를 한번 해보려고 한다"고 그 취지를 밝혔다. 한나라당은 또 국회 건교위·정무위·환노위·문광위 중심으로 '한반도 대운하' TF팀을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명박 경선 캠프의 '한반도 대운하' 추진본부장을 지낸 박승환 의원이 팀장을 맡았다. '홍보부족'? 오히려 '홍보과잉' 상태 | 이명박 후보는 '친 한나라당' 신문인 <조중동>에 이어 당내에서조차 경부운하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 "홍보부족 때문"이라고 반박하면서 경부운하 공약 관철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선연대측은 오히려 홍보가 과잉된 상태에서 이같은 주장은 '언어도단'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오성규 본부장은 "역대 공약 중 이렇게 논란이 됐던 공약이 없었고, 이런 논란의 와중에 국민의 90%이상이 경부운하 공약을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경부운하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는 것은 홍보부족이 아니라 국민을 설득할만한 논리와 내용이 없다는 반증"이라고 비판했다. 대선연대측은 이명박 후보측에게 '백가쟁명 토론회'에 참가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6일 이 후보측으로부터 구두로 "(경부운하 공약을 한나라당 내에서) 자체 수정보완중"이라며 불참을 통보받았다. 이와 관련 대선연대는 논평을 통해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누구보다도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정책으로 검증받아야 할 대선후보가, 대다수 국민들의 관심사이자 타당성 논란의 대상인 경부운하 공약 검증 토론회 참여 요청을 거절한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다. 토론회 참여 불참은 대선에 출마할 후보로서 공약에 대한 국민들과의 토론 및 의사수렴의 책임을 외면한 것이며, 이 후보 측 스스로가 경부운하 공약에 대한 사회적 논쟁에 대처할 명분과 근거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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