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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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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평소에 접하지 못한, 그곳에만 있는 자연, 풍물, 문화를 만나러 가는 것이다. 따라서 관광으로 큰 수입을 올리고 있는 뉴질랜드, 캐나다, 중국, 사이판, 그리고 유럽 여러나라 들에 있어서 관광자원의 공통점은 뛰어난 자연풍광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연풍광은 계절적 특성과도 연관돼 있다.

예컨대 늘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있는 유럽 알프스국가와 캐나다 록키산맥 일대, 알라스카 등 눈 자체가 관광물이 되는 곳, 상하의 사이판과 몰디브제도, 겨울에도 온화하고 늘푸른나무로 이뤄진 숲을 자랑하는 뉴질랜드, 겨울에도 푸른 골프장을 운영할 수 있는 일본 남부 등 남부권 나라들의 경우는 강한 계절적 특성이 부여한 뛰어난 자연풍광 때문에 관광우위를 점하고 있는 곳들이다.

즉 항상 여름이어서 한 해에 이모작이나 과일을 두 번 딸 수 있도록 자연이 받쳐주는 나라, 눈이 많이 와서 1년 중 스키 타는 기간이 긴 곳 등은 어디나 그것을 갖추지 못한 땅에 사는 외국인들의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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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하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한여름이나 겨울 등 특정의 한 계절만 강하게 있는 곳에 비해 어느 계절도 차별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연풍광에 있어서 매우 불리한 관광입지에 있다.

다행이 위로가 되는 것은, 한국에서 남북의 끝자리에 있는 제주도와 백두산만큼은 기후, 풍토, 문화의 특성상 여느 국제 관광지에 비해서 손색이 없다. 백두산은 9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9개월 동안 ‘만년설’을 두르고 있는 데다가 백두고원(북한에서는 개마고원을 이렇게 부른다)의 광활하고 야성미넘치는 자연이 있다. 제주도는 화산섬 특유의 수많은 기생화산 아열대상록수림, 그리고 그림같은 해안풍경과 섬문화의 특성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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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제주도의 자연풍광은 같은 화산섬인 하와이에 비해서도 훨씬 뛰어나다. 한라산 백록담을 기점으로 완만하게 뻗어내린 섬 전체의 모습이 예쁘기도 하거니와, 뻗어내린 능선 곳곳에 적당이 얹힌 오름(기생화산)들은 세계 여느 화산섬에도 없는 제주도만의 특성이다. 그래서 제주도의 오름들은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그런데 지난 주 제주도 동부지역에 3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서 불어난 물에 차타고 가던 사람이 떠내려가 죽는 일이 벌어졌다. 제주도는 성긴 화산암반으로 되어 있어서 많은 비가 오더라도 이내 땅속으로 스며들어 바다로  빠지기 때문에 좀처럼 물난리가 나지 않는다. 이번 일은 그동안 무분별하게 파헤친 난개발이 원인인 인재라는 것이 제주도 사람들의 판단이다. 그만큼 제주도가 인위적인 관광자원 개발로 시달리고 있다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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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제주도에서 자연을 지키고 가꾸는 것으로 열정의 꽃을 피운 곳 두 곳이 색다른 눈길을 끈다.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에 있는 까멜리아힐(www.camelliahill.co.kr, 064-739-3900)과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2리에 있는 청초밭농장(064-787-7811)이 그곳이다.

까멜리아힐(the camellia hill)은 동백정원(또는 동백의 언덕)이라는 뜻이다. 이곳에는 제주도에 자생하는 한국의 토종 동백나무는 물론 전 세계의 동백나무 수백 여 종이 모여있다. 넓이는 5만 여평.

주인 양언부(64)씨가 그동안 짬짬이 마련해둔 땅도 팔고 거의 모든 수입을 쏟아부어 20년 동안 가꾼 것이다. 말이 20년이지 금방 돈이 쏟아져 나오지도 않는 일을 평생의 사명으로 알고 혼신을 쏟아붓기란 여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자연은 솔직한 것, 그런 정성이 요즘 들어서야 열매를 맺어 까밀리아힐은 제주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름다운 자연정원임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보기 힘든 동백정원이 되었다.

이곳에는 제주도의 동백나무와 각종 토종식물, 야생화를 주인공으로 하여 세계 각국의 동백나무숲, 잔디광장, 산책로, 생태연못 등 ‘자연 벗하기’ 코스가 있고, 제주도의 전통가옥을 재현한 초가별장, 목조별장, 스틸하우스, 콘도별장 등 각종 숙박시설, 갤러리, 카페, 세미나실 등 전시 및 회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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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멜리아힐은 무엇보다도 들어선 자리가 주위의 경관과 잘 어울리는 곳이다. 뒤로는 한라산의 완만한 산록이 백록담까지 이어지는 모습이, 앞으로는 제주에서 작은 산으로는 가장 아름다운 산방산이 서귀포 앞바다를 거느리고 눈 안에 들어온다.

까멜리아힐의 펜션에서 안개낀 산방산의 모습을 바라보면 도심에서 얻은 웬만한 심신의 통증은 사라진다. 아름다운 전망을 두고 들어선 집이 얼마나 사람의 몸과 마음에 건강을 가져다 주는지, 자연이 얼마나 치유효과가 큰 것인지를 실감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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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초밭농원은 자그만치 300만 평의 한라산 산밭이다. 예전의 목초지여서 큰 나무는 없고  풀만 무성한 곳이다. 10년 전 2400명의 회원이 돈을 모아 일궜는데 지금은 땅값이 10배가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 흑돼지, 한우, 토종닭 들을 방목한다. 여기서 나는 축산물들은 거의 자연산이라 다른 것에 비해 3배의 값을 받는다.

청초밭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자연녹차밭이다. 퇴비조차 주지 않는, 그야말로 야생녹차밭이다. 녹차 씨앗을 풀밭에 심어두면 한여름이 지나면 차나무는 풀에 묻혀 보이지 않게 된다. 가을에 트랙터로 차나무 키만큼 풀을 잘라주면 그때서야 차나무가 숨을 쉬면 목을 드러낸다. 해마다 그러기를 거듭하면 9년쯤 되면 수확을 하게 된다. 여기서 나는 차는 모두 미국으로 수출한다고 한다. 차밭 넓이는 현재 20만 평이 조성되었는데, 앞으로 30만평을 더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청초밭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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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멜리아힐이나 청초밭농장은 미리 전화하고 가면 언제나 무료로 구경할 수  있다.

제주도 여행하기

주말이나 여행시즌에는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비행기표 구하기가 쉽지 않다. 주중에는 할인가격으로 갈 수 있다. 서울이나 광주에서 제주까지 비행기로 40분 걸린다.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목포나 완도에서 배를 타고 가는 것도 운치가 있다. 목포에서는 매일 오후 3시에 배가 떠나는데 제주도까지 4시간 30분 걸린다. 완도에서는 3시간 30분 걸린다.

단체가 아닌 개별적으로 제주도 여행을 갈 경우 제주도 안에서의 이동수단은 렌터카를 이용하는 게 좋다. 요즘엔 모든 렌터카에 네비게이션이 달려 있어서 관광지도와 함께 목적지를 입력만 하면 아무 어려움없이 찾아갈 수 있다. 교통체증이 없는 것도 제주 렌터카이용을 편하게 해 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남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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