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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시민기자들과 함께”
“우린 지역, 직장, 독자와 함께”
“우리는 기획 탐사보도에 사활 건다”
“난립된 신문시장, 통합으로 돌파한다”


험난한 파고를 헤쳐 나가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대담한 정면 돌파하기, 우회하기, 주변 세력과 힘을 합쳐 기회를 엿보기 등 다양하다. 지역신문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묘책들이다.    
 
지역신문인들의 축제의 장인 '2007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쏟아져 나왔다. 14일 대전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이하 지발위)가 주최한 컨퍼런스 행사는 한국언론재단이 주관하고 문화관광부가 후원했다.

 

컨퍼런스라는 명칭에 걸맞지 않게 각 세미나장은 대회장을 방불케 했다. 전국 지역일간지 및 주간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펼쳐진 우수사례 발표대회 열기가 뜨거웠다.

 

지역신문 지원사업 3년, 엇갈린 명암

 

지역사회 발전과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 확립에 기여한 사례, 지역주민과 함께 호흡하며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기울인 노력, 경영혁신을 통한 우수사례 등을 발굴하여 지역신문의 사회적 공기로서의 역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된 이번  컨퍼런스에는 전국 지역 일간지와 주간지들 가운데 1차 예선을 통과한 신문사들의 우수 콘텐츠가 섹션별로 각축전을 벌였다.

 

지발위가 지난 7월 24일부터 8월 24일까지 각 지역신문들을 대상으로 신청 받은 63개 신문사의 우수사례 가운데 24개 신문사를 선정해 이날 본선 대회를 치른 것이다. 열띤 주제발표와 토론, 질문과 답변이 끊임없이 오갔지만 지역신문이 처한 어려운 상황은 거의 대부분 비슷했다.       

 

참신한 내용의 프레젠테이션 발표들도 눈에 띄었다. 주민과 함께, 지역공동체 살리기, 시민기자, 문화와 자연 등의 콘텐츠로 나누어 진행된 컨퍼런스는 지역신문 지원사업 시행 3년 평가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지만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답게 독특한 우수 사례들이 주목을 끌었다.

 

이날 가장 멀리서 온 <한라일보>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매주 수요일 ‘특별 자치마을 만들기’를 기획보도하고 있는 <한라>는 이날 ‘제주의 미래를 마을에서 찾는다’는 주제로 사례를 발표했다. 주민들의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시키는 지역밀착 연중기획보도였다. 

 

한라일보 ‘마을 만들기’ 대상 수상

 

지역공동체 살리기를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와 연계시켜 기획하고 있는 <한라일보>는 해외 선진사례와 지역 특성을 면밀히 분석하여 마을 만들기 운동을 확산시켜 좋은 반응을 불러 모으고 있다는 점에서 후한 평가를 받았다.


이름 없던 무명의 마을을 동백마을로, 슬럼가를 박물관 마을로, 산마을을 생태 숲 마을 등으로 컨셉 및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마을 만들기’를 ‘뉴 제주운동’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취지다. 이로써 주민들의 지역신문 관심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주민과 행정의 적극적인 토론과 간담회를 유도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우수사례 중 신문간 통합 실천사례는 많은 참여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고추로 유명한 충남 청양지역의 지역신문 사례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인구가 줄고 경제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한 지역에 2개의 신문이 재정압박 속에서도 과열경쟁을 해온 모양이다.

 

<청양신문>과 <뉴스청양>이 10여 차례의 통합논의를 거쳐 결국 ‘건강한 신문사, 좋은 신문사’라는 통합 의의를 내세워 지난 8월 27일 통합한 사례다. 제호를 <청양신문>으로 통합하고 나니 독자도 늘고, 지면도 늘어나게 돼 분야별 기획기사를 통해 지역의제 형성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어 좋다는 김근환 대표는 더욱 좋은 신문을 만들어 구매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통합 시너지 효과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또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통합신문에 대한 지원규정을 신설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지발위 통합되면 어떤 바람불까, '조마조마'

 

이 외에도 <원주투데이>는 ‘원주사랑 걷기 캠페인’으로 주민과 함께 하는 신문으로, <군포신문>은 관내 9개 초중고와 NIE 협약을 맺고 학생기자제도를 운영하는 등 교육 분야에서 두드러진 사례들을 발굴하는 신문이라는 점이 높이 평가돼 각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우수상에 <새전북신문>의 시민편집국 운영사례, <부산일보>의 인적네트워크 기획보도, <매일신문>의 NIE운용, <전북일보>의 시민기자 운용, <강원도민일보>의 매니페스토 기획보도, <구로타임즈>의 문화탐방 기획과 실천사례 등이 각각 뽑혔다. 그러나 지발위 지원사업 완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어서인지 아쉬운 표정들이 역력했다.  

 

김영호 지발위 위원장은 "지역신문이 나아가야 할 길이 다방면으로 제시된 하루였다"면서 “지역신문들의 긍정적 변화가 지역사회와 지역주민들에게까지 전달되지 못하고 그들만의 변화에 머물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며 “지역신문 전반의 이미지 개선을 통한 지역사회 뿌리내리기 사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역신문 지원 사업 종료 이후 지역신문 스스로 구독자 및 광고 증가, 경영여건 개선, 품질향상과 지역사회 내 영향력 증대 등을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가속이 붙고 있는 한국언론재단, 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신문유통원 등 4개 기구 통합을 예고한 대목이다. 그는 통합 이후 어떤 변화가 올지 모르는 만큼 지역신문들은 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뜻를 내비쳤다.


태그:#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 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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