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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20일 당직인선을 하면서 요직에 이른바 '친 이명박' 인사들을 앉혀 '친 박근혜' 측이 반발하고 있다. 경선 후유증으로 '친이'와 '친박' 간 감정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캠프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인사 중에는 강창희 전 의원, 김재원 의원 등이 기용됐으나 사전에 제대로 협의되지 않아 뒷말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 당직인선 마무리... 전국위 의장에 이재창 의원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전당대회 의장을 겸하는 선출직 전국위원회 의장, 제1사무부총장 등 주요 당직을 개편했다.

 

우선 전국위원회 의장에는 이재창(경기도 파주·3선) 의원을, 수석부의장에는 진영(용산) 의원을 내정했다. 이 의원은 경선에서 이 후보를 지지했고, 진 의원은 '친박'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제1사무부총장에는 정종복(경북 경주) 의원, 제2사무부총장에는 송광호 충북도당위원장(원외)이 임명됐다.

 

또한 인재영입위원장에는 강창희 전 의원을 임명했다. 국책자문위원장에 경북지사를 지낸 이의근 대신대 총장, 전략기획본부장에 김학송(경남 진해) 의원, 홍보기획본부장에 재선의 정병국(경기 양평·가평) 의원, 정보위원장에는 김재원(경북 군위·의성·청송) 의원을 기용했다.

 

또 재정위원장 김철수 서울관악을 당협위원장, 지방자치위원장 이명규(대구 북구갑) 의원, 대외협력위원장 안홍준(경남 마산을) 의원, 국제위원장 박진(서울 종로) 의원, 당원교육훈련특위 위원장 김성조(경북 구미갑) 의원 등이 임명됐다.

 

박계동 정치공작저지특위위원장, 정진섭 기획위원장, 인명진 윤리위원장, 박세환 윤리관, 장윤석 인권위원장, 이사철 법률지원단장, 허천 재해대책위원장, 배일도 노동위원장, 박재완 대표 비서실장은 유임됐다.

 

공천심사 참여하는 요직에 '친이' 의원

 

눈여겨볼 점은 제1사무부총장과 전국위 의장을 '친이'인 정종복·이재창 의원이 각각 맡게 된 점이다. 특히 제1사무부총장은 당연직으로 공천심사위 간사를 맡게 되는 요직이다.

 

이날 인선을 두고 친박 측에선 겉으로는 기계적 균형을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요직에는 '친이' 인사를 앉혔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가 '화합 인사'를 하겠다면서도 실제론 박 캠프에서 핵심적으로 활동했던 의원들은 배제했다는 주장이다.

 

친박 측에선 이날 "완전히 '이명박당'을 만들었다"는 비아냥까지 터져나왔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요구한 한 의원은 "(요직은) 이 후보 측이 싹쓸이 했다"며 "이 후보가 화합해서 잘 하겠다고 하더니 말 뿐이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그는 "이른바 친박 인사들이 보이긴 하지만 소극적으로 활동했던 이들 아니냐"며 "(친박의) 핵심은 다 배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완전히 '이명박당'을 만든 것"이라며 "예상대로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캠프에서 활동했던 또다른 의원도 "탕평인사로 보기 어렵다"며 "핵심 몇 사람이 구색갖추기용으로 들어가긴 했지만 사실상 (이 후보 측이 당직을) 독식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촌평했다.

 

또 그는 "이 후보가 '화합'을 말하지만 가시적인 조치는 보이지 않는다"며 "그러니 우리(친박)가 이 후보의 진정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의 반발 "말로만 화합인가"

 

박 캠프에서 핵심적으로 활동했던 강창희 전 의원과 김재원 의원은 "당직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인 적이 없다"며 난감해했다.

 

강 전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강재섭 대표가 전화를 해와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하긴 했지만 나는 수락한 적이 없다"며 "추후 이명박 후보가 직접 다시 전화를 할 거라더니 그 뒤로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정보위원장을 제의하기에 '지금은 의욕도 상실했고 당직을 맡기 힘든 상황이니 다른 사람을 기용해달라'면서 거절했는데 오늘 발표가 됐다"며 "주위와 상의해본 뒤 최종적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박형준 대변인은 "(편향적인 인선이라는 건) 말이 안되는 주장"이라며 "이런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당의 화합을 저해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앞으로 구성할 선대위도 '능력, 적재적소, 화합'이라는 기본 원칙에 입각해 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박 대변인은 "(김재원 의원 등은) 계속 설득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고위원 놓고도 '친이'-'친박'간 물밑 경쟁 치열

 

추가로 인선할 예정인 최고위원 3~4석을 놓고도 '친이'와 '친박'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친박 측에선 김무성 전 사무총장 등을 거론하며 "적어도 절반은 우리에게 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부설 정책연구소인 여의도연구소 이사장에 뉴라이트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안병직(71) 서울대 명예교수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태그:#이명박, #경선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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