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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존경하는 인물은 도산 안창호씨"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27일 서울 신촌 아트레온 토즈에서 직장인들과 함께 제 5차 다운미팅을 가졌다.
ⓒ 문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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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 당선되면 <무릎팍도사>나 <개그콘서트>에 나가서 망가질 생각이 없냐?"

 

27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만난 한 직장인이 돌발적으로 던진 질문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신촌의 한 문화카페에서 온라인 샐러리맨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직장인 20여명을 만났는데 딱 부러지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던 탓에 이 후보도 가부를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노태우 대통령이 1987년 당선된 직후 "나를 코미디 소재로 삼아도 좋다"고 말하면서 대통령과 정치를 소재로 한 코미디가 본격적으로 선보였지만 현직 대통령이 코미디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한 사례는 없다.

 

대통령의 코미디 출연이 정치를 희화화하고 국가원수의 품위를 손상시킨다는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정적을 공격할 때 애용하는 "코미디 같다"는 수사는 코미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직장인은 미국의 토크쇼 <제이 레노 쇼>의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정치인들이 개그프로그램에서 망가질수록 지지도가 올라간다"며 이 후보에게 MBC <무릎팍도사>나 KBS <개그콘서트>에 출연해 웃음을 선사할 뜻이 있냐고 물은 것이다. MBC의 인기 프로그램 <무릎팍도사>의 경우 제작진이 초대손님의 범위를 연예인에서 저명인사로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이 후보가 마음만 먹으면 프로그램 출연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이 후보는 "<제이 레노 쇼> 정도의 프로그램이 있으면 내가 한번 나가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코미디 프로그램 출연에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국내 코미디 프로그램의 수준을 낮춰보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그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그 정도로 다양하고 고급스럽고 대중적인 프로가 많이 나오면 좋겠는데... 내가 여기서 나가겠다고 약속하는 것보다는 대통령도 대중적인 프로그램의 소재가 돼서 국민들에게 편안한 웃음거리를 주도록 통상화되는 게 좋다.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지도자도 대중을 위해 (TV에) 나가서 국민들에게 웃음을 주고 허점도 좀 보이고... 그렇지 않아요? 완벽하게 하려고 말도 안하고 입을 딱 다물고 있으면 실수를 안 하지..."

 

이 후보는 "내가 나간다, 안 나간다 얘기하기보다는 대통령이 그런 자리에 나가서 아이들에게 '대통령도 똑같은 실수를 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민생 현장에서 정책제안을 받는다는 타운미팅의 취지와 달리 참석자들이 가벼운 질문으로 일관해 행사가 다소 맥 빠지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

 

이 후보는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냐"는 질문에 "외국 사람으로는 인도의 간디를 존경하고, 국내에서는 도산 안창호씨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고, CEO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는 "섬기는 마음자세가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자신을 삼성 계열사의 대리로 소개한 한 참석자가 "대한민국의 대리들은 고용 불안, 대출금리 상승, 육아 등 공통된 고민들이 많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대리들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지겠냐"고 묻자 이 후보는 "집권하면 정부가 보육비와 주택마련비를 지원하는 등 대리급의 삶에 변화를 주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내가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듣고, 민주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부분은 보지 않고 (나를 보고) '불도저'라고들 한다"며 "의사결정은 민주적으로 하지만 결정된 사항을 집행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으로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이 이 시대 리더의 기본 요건"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28일 뚝섬의 서울숲을 방문해 환경정책 구상을 내놓고 MBC의 정강정책 방송연설도 할 예정이다.


태그:#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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