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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범래씨가 미얀마 시위 현장을 촬영하고 있다.
 정범래씨가 미얀마 시위 현장을 촬영하고 있다.
ⓒ 정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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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반정부 시위가 10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위 상황을 취재하고 인터넷을 통해 외부로 소개하던 한국인 교포가 미얀마 정부의 검거를 피해 태국으로 피신했다. 

미얀마에서 7년째 거주하면서 여행사를 운영중인 정범래(41)씨는 미얀마 정보 커뮤니티 미야비즈(cafe.naver.com/myabiz.cafe)에 27일 '미얀마 민중혁명 만세…도니(정씨의 아이디) 무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시위 현장을 취재한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미얀마 정부가 나를 체포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태국으로 피신했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정씨는 지난 19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미얀마의 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현장 취재를 한 뒤 미야비즈 등에 사진과 글을 실어왔다. 

정씨는 "3일전 그동안 잘 알고 지내던 미얀마 보안부대 장교로부터 몸조심하라는 경고를 받았다"며 "26일 주 미얀마 한국 대사관 회의 때 여러 정황을 통해 내 신변 안전이 걱정되니 피신을 하라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소개했다.

정씨는 "또 외신기자로부터 경고를 받았고 한인회 간부들이 나에게 체포되기 전에 신속히 태국으로 피할 것을 강력히 권유했다"며 "특히 어느 정도 높은 위치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미얀마 정부가 시위 주동자들과 함께 나를 포함한 외국인 3명을 체포할 것이라는 전화를 받은 뒤 급하게 몸을 피했다"고 밝혔다.

정씨에 따르면 그는 오래전부터 미얀마 정부의 요주의 대상이었다.

 미얀마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승려들.
 미얀마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승려들.
ⓒ 정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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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현장마다 나타나 취재한 뒤 인터넷에 올렸고 ▲미얀마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계속 쓰고 반정부 서명 운동을 했으며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야당인 민족민주연맹의 상징인 '싸우는 공작' 깃발을 실었고 ▲올 초 외교관계 복원을 위해 미얀마에 온 김영일 북한 외무성 부상을 허가 없이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정씨는 옷 몇 벌과 휴대폰, 당일 시위 현장을 촬영한 비디오 테이프, 메모리 스틱 등만 챙겨 공항에서 웃돈을 주고 비행기표를 구해 간신히 몸만 빠져나왔다. 정씨의 아내와 중3인 아들은 그대로 미얀마에 남았다.

정씨는 "7년 이상 미얀마에서 쌓아 온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민주정부가 들어서기 전에는 미얀마에 못 들어가는 신세가 되었지만 후회는 없다"며 "그러나 나는 천주교인으로서 양심에 따라 옳은 일을 했을 뿐이다, 내가 사랑하는 이 곳 미얀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든 이들에게 알려야 했고,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내가 사랑하는 미얀마를 위한 길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미얀마 민주화 시위는 꼭 성공한다, 이번 시위는 들불과 같이 번져서 45년 지긋지긋한 군부독재를 끝장 낼 것"이라면서 "미얀마 민주주의 만세!, 미얀마 민중혁명 만세!, 미얀마 민주정부 수립 만세!"라는 구호로 글을 끝맺었다.

미얀마는 지난 1962년 3월 네윈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킨 뒤 45년동안 군부가 집권하고 있다.


#미얀마 사태#정범래#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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