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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 8월 22일 우리는 민족의 역사상 굴욕적인 한일합병을 당하고 만다. 그러나 이 조약은 과연 유효한 것일까? 유효한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세월이 한참 흐른 오늘날에라도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조약상의 문제점으로 독도를 지키자고 주장한 이태진 교수
 조약상의 문제점으로 독도를 지키자고 주장한 이태진 교수
ⓒ 독도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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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백범기념관에서 독도아카데미 2기 교육생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는 서울대학교 이태진 교수의 눈빛은 이런 문제로 인해 진지함이 있었다.

19세기 후반 조선은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이 있었음에도 자생적으로 근대화의 물결이 싹트고 있었다. 건청궁의 전기시설과 양관, 시계탑 등은 이런 것을 증명해준다. 거기에 남대문과 용산을 오가던 전차는 동경의 그것보다도 3년이나 빠른 것이었다. 이는 당시 서울에 온 일본 군인들이 전차를 신기해하면서 한 번이라도 타보기 위해 횡포를 부렸던 모 외국 신문에 실린 사진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만큼 조선의 근대화는 조용하면서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군사력이 뒷받침되지 못했기에 조선의 발전을 눈엣가시로 여기던 일본에 의해 안타깝게도 하나 둘 방해되기 시작했다.

일본은 조선의 근대화를 방해하면서 조선을 자신의 수중 아래 넣기 위해 강제로 여러 가지 조약을 강요하였다. 대부분 조선의 이권을 빼앗기 위한 것들이었다. 그러나 그 조약상에는 문제점이 적지 않게 보인다.

우선 문서 명칭이 없다는 것이 그 첫 번째 문제점이다. 원본에는 명칭이 없는 가운데 서구 열강에 보내는 영문 사본 문서에는 명칭을 넣어 마치 제대로 형식을 갖춘 것처럼 보이게 하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고종을 강제 퇴위시키고 순종에게 양위를 하는 양위식을 순종이 끝내 거부하자 환관을 동원하여 가짜로 황제 대역을 맡겨 양위식을 치르기도 했다. 이 모습이 당시 프랑스의 한 잡지에 생생히 실렸다. 이 밖에 일본은 순종 황제의 서명을 위조하기도 하고 각서를 대필하기도 하면서 각종 조약을 억지로 이끌어냈다.

결국 이런 조약은 모두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이고, 그에 따라 한일합병도 무효인 것이 당연하게 된다. 그리고 1905년 독도를 강제 편입한 일본의 조처도 모두 불법적인 것이라고 더 당당히 외칠 수 있다. 그러면 일본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근거를 잃게 되는 것이다. 다만 현 우리 정부가 이런 점을 아직 대외적으로 주장하고 있지 않고 학술적인 연구에 그치고 있어서 아쉽다는 게 이태진 교수의 말이었다.

문화로 독도를 지키자고 주장한 이영수 교수
 문화로 독도를 지키자고 주장한 이영수 교수
ⓒ 유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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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마이크를 잡은 단국대학교 이영수 교수는 사학자인 이태진 교수와 달리 문화로 독도를 지키는 방법을 역설하였다.

우리는 열강의 침탈 특히 그중에서도 일제에 의해 많은 문화재를 약탈당하고 식민사관에 의해 많은 역사가 왜곡되었다. 그리고 아직도 많은 수의 문화재를 반환받지 못했고 왜곡된 역사 역시 아직 제대로 바로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독도 문제도 단순한 영토 주권 대상이 아니라 무한한 미래 가치를 지닌 문화 주권의 대상으로 보고 독도 지킴이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 한다고 이 교수는 역설하였다.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대한민국 고유의 영토로서 무한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미래의 자산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연을 듣고 있는 독도아카데미 2기 교육생들
 강연을 듣고 있는 독도아카데미 2기 교육생들
ⓒ 독도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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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강의를 들은 독도아카데미 2기 교육생 중 오유민(성신여자대학교 경제학과 3학년)양은 다음과 같이 강의 소감을 밝혔다.

"예전에 알지 못했던, 그리고 이번 기회가 아니었다면 배울 수 없는 것을 알게 되어 뿌듯했어요. 독도에 대한 조약상의 문제점을 듣고 그 관련 사진을 보면서 심각성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21세기는 문화로 경쟁력을 쌓는 시대이기 때문에 문화 주권을 지키는 일이 매우 중요하므로 독도의 문화 주권을 지켜나가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학자와 예술학자가 주장한 독도를 지키는 방법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그 궁극적인 목표와 결과는 결국 같은 것이다. 우리도 각자의 위치에서 우리 영토 독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나갈 때 그 방법은 다를 수도 있지만 그 노력이 모인다면 이루어 낼 성과는 같은 것이 될 것이다.


태그:#독도아카데미, #독도, #조약, #문화 주권, #백범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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