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통합민주신당이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려면 부산․경남에서 30% 이상은 득표해야 한다. 명색이 국민경선인데 투표율이 형편없으니 이러다가 본선 경쟁력이 있을 지 걱정이다.”

 

“투표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한나라당 정서가 강한 지역이라서 그런 것 같다.” “전날 광주전남 경선에서 정동영 후보의 대세론이 형성되었기 때문 아닌가.” “신당 경선에 부산경남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30일 실시된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부산․경남지역 투표율이 14.62%에 그치자 당원과 각 후보 캠프에서 나오고 있는 말들이다. 낮은 투표율에 각 캠프와 당원들도 당혹해 하고 있다.

 

부산․경남은 제주․울산(18.6%), 강원․충북(20.9%), 광주․전남(22.6%)보다 훨씬 낮은 데다 평균 투표율(19.8%)에도 미치지 못한다. 부산은 선거인단 12만4951명 가운데 1만7821명(투표율 14.26%)만, 경남은 8만4574명 가운데 1만2808명(15.14%)만 각 시․군․구에 마련된 투표장에 나왔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지역 경선을 거치면서 투표율이 더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더 낮아지고 있다.

 

선거인단 구성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지난 8월 19일 대의원․당원․국민참여선거인단으로 구성되어 실시한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와 비교하면 형편없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부산․경남 투표율은 80% 안팎이었다.

 

시․군․구마다 한 곳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선거인단은 스크린터치 방식으로 투표했다. 투표소마다 오전에는 한산했으며, 오후 3시를 넘어서면서 가까스로 전체 투표율이 10%를 넘어섰다. 이날 오후 6시 마감한 투표는 각 투표소마다 자체 개표해 그 결과를 부산벡스코 개표발표장에 팩시밀리로 보내진 뒤 이를 취합해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전날 광주전남 경선 결과 영향 미쳐"

 

부산경남 투표율이 낮았던 이유는 전날 치루어진 광주․전남 경선 결과의 영향이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동영․손학규․이해찬 예비후보의 부산․경남 캠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광주․전남 영향’을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정동영 후보의 경남캠프 박남현씨는  “부산경남은 아무래도 이해찬 후보의 강세 지역인데, 전날 경선에서 보듯이 기대에 못 미치자 이 후보 지지자들이 대거 빠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해찬 후보의 경남캠프 박동주씨는 “호남의 승부 결과 여파가 있었던 것 같다”고, 부산캠프 관계자는 “광주전남의 영향이 많이 미쳤는데, 이것은 또 다른 지역주의 부활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부산시당 관계자는 “호남에서 정 후보가 큰 표차로 이겼으니까 거기에 대해 대세론으로 보는 측면도 있고, 반면에 손․이 후보측에서 투표율이 떨어진 것 같다. 정 후보가 앞서 가고 있으니까 대세론으로 보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손학규 후보 경남캠프 유영춘씨는 “광주전남 경선까지 정동영 후보가 1위로 치고 올라가니까 손․이 후보 지지자들이 투표소에 나가지 않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남도당 관계자는 “이곳에도 호남 출신들이 많은데, 그 분들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결국 호남 쪽에 기반을 둔 후보가 유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친노 세력 결집하지 못한 것도 한 원인”

 

부산․경남은 당초 ‘친노’(노무현 대통령)측의 지지를 받은 이해찬 후보가 크게 앞설 것으로 예상되었다. 일부에서는 이곳에서 이 후보가 60~70%를 득표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그런데 투표율이 떨어진 이유는 ‘친노’측이 많이 불참하고, 결과적으로 ‘친노’세력이 결집하지 못한 것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

 

부산시당 관계자는 “쫓아가는 이해찬 후보의 투표율이 더 낮았다고 보여진다”고, 이해찬 후보 부산캠프 관계자는 “그래도 이곳은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으로 기대를 했는데 결과를 보니 안타깝다”고, 정동영 후보측 관계자는 “광주전남 결과를 보고 이 후보 측 지지자들이 힘이 빠졌던 것 같다”고 각각 분석했다.

 

이해찬 후보 경남캠프 관계자는 “노 대통령 지지자들이 이 후보를 지지하는 측면이 강하고, 이곳에서 실제 많이 득표할 것으로 예상도 했다”면서 “하지만 전날 결과를 보고 이 후보측 지지자 가운데는 이미 안 되는 게임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고, 그래서 투표장으로 나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선거인단 모집과 ‘동원 논란’이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손학규 후보 경남캠프 유영춘씨는 “유령 선거인단이 가장 큰 원인이다. 충북지역 동원 논란 이후에 실질적으로 동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

 

손 후보 부산캠프 관계자는 “무엇보다 모 후보 측의 조직동원 논란이 언론에 많이 나오니까 더 그랬던 것 같다”고, 부산시당 관계자는 “선거인단을 억지로 밀어넣기식으로 한 것이 가장 큰 원인 아니냐”고 말했다.

 

이밖에 유영춘씨는 “투표일이 일요일이고 해서 산에 간 사람들도 있었던 것 같다”고, 김진규 경남도당 사무처장은 “휴일이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고, 박동주씨는 “투표소가 각 시군마다 한 곳으로 접근성에 애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본선 30% 이상은 받아야 하는데, 벌써 걱정"

 

부산경남에서 투표율이 낮게 나오자 벌써부터 본선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산시당 관계자는 “지역은 워낙 한나라당 정서가 강하다 보니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번 경선의 투표율을 놓고 보면 노무현 대통령이나 대통합민주신당에 대한 기대가 낮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다. 본선이 걱정이다”고 말했다.

 

손학규 후보 측 관계자는 “본선에서 이기려면 부산경남에서 30% 이상을 득표해야 한다. 이번에 선거인단조차 투표율이 낮은 것은 그만큼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과연 이 정도 투표율로 본선에서 30%를 득표할 후보가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 경남캠프 박남현씨는 “일단 후보가 확정되면 다른 후보들도 전력 투구를 할 것이다. 지금은 후보간 마음이 상한 부분이 있을지라도 누가 후보로 되든 다른 후보들도 본판에 올인할 것이다. 앞으로 대통합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진솔함을 보여준다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대통합민주신당 대선예비후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