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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동영 대세론'인가.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에서 정동영 후보는 광주·전남에서 압승을 거둔데 이어 30일 부산·경남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16개 지역 경선 가운데 절반을 마친 현재,  정 후보는 2위 손학규 후보와의 표 차이를 1만3000여 표로 벌린 채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현재의 추세라면 '정동영 대세론'을 말해도 무리가 아니다.

 

'슈퍼 4연전', 무엇을 말해주는가

 

정 후보는 광주·전남과 부산·경남의 '슈퍼 4연전'에서 승리하여 선두를 굳힘으로써 이번 경선의 최대 분수령을 넘어섰다.

 

'슈퍼 4연전'의 결과는 몇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 손학규 후보의 '칩거 효과'가 없었다는 점이다. 손 후보가 판세의 반전을 위해 배수진을 치고 꺼냈던 카드의 약효가 크게 없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손 후보가 남은 경선과정에서 판세의 반전을 위해 던질 수 있는 승부수는 뾰족한 것이 없게 된다. 손 후보에게 남은 경선이 쉽지 않다.

 

둘째, 이해찬 후보의 부진은 친노 후보단일화 효과의 한계를 보여주었다. 이 후보는 광주·전남에서 큰 표 차이로 3위에 머무른데 이어, 거점지역인 부산·경남에서도 박빙의 차이이기는 하지만 2위에 그쳤다. 이러한 결과는 이 후보가 대중적 지지도의 한계를 친노 후보단일화로 돌파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보면 광주·전남과 부산·경남의 '슈퍼 4연전'은 정동영 후보가 갖고 있는 조직력의 우위를 확인시켜주는 동시에, 손학규·이해찬 후보의 한계를 보여주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앞으로 남은 경선에서도 정 후보의 파죽지세가 예상된다.

 

더구나 10월 6일에는 전북 경선이 예정되어 있다. 정동영 후보의 출신지역인 이 곳은 선거인단 숫자가 무려 20여만명으로, 경기·인천지역 선거인단 수에 거의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서 정 후보에 대한 몰표라도 나오면 '정동영 대세론'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절반의 경선일정, 남아있는 변수는 무엇인가

 

물론 아직 남아있는 변수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선거인단 수가 가장 많은 수도권 경선이 남아있다. 수도권은 일반적으로 손학규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지역으로 인식되어 왔다. 손 후보가 이 곳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면 대역전극도 가능하다.

 

그러나 경선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손 후보가 정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상황을 보면, 수도권에서 손 후보의 압승이 가능할지는 불확실한 단계로 들어선 것으로 해석된다. 수도권에서의 막판 대역전극은 가능은 하지만, 쉽지는 않은 문제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모바일(휴대폰) 투표이다. 모바일 투표 선거인단수는 현재 7만여명에 달하고 있다. 아직 신청기간이 남아있으니까 선거인단 수가 대략 10만명 이상은 될 것으로 예상된다. ARS를 이용한 모바일 투표는 일반투표에 비해 투표율이 훨씬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경선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숫자가 된다. 손 후보는 여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모바일 투표는 누구에게 가장 유리하게 작용할 지, 지금으로서는 예측불허다. 세 명의 후보 모두가 모바일 투표가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할만한 논리적 근거도 있다. 모바일 투표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작용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비로소 가늠이 될 것이다.

 

또 하나의 변수로 여론조사가 있지만, 판세를 변화시킬 변수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에서의 손학규 우위 구도가 깨진 상황이기 때문에, 여론조사 변수는 그동안 진행된 판세를 확인하는 정도의 의미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세 장악한 정동영의 과제는?

 

전체적인 경선 흐름을 놓고 보면 정동영 후보는 대세를 장악한 것이 분명하다. 이변이 없다면 그의 선두 질주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정동영 대세론'이다.

 

그러나 정동영 후보의 대세론은 아직 기뻐할 수 없는 대세론이다. 우선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 자체가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심각할 정도로 저조한 투표율이 말해주듯이, 신당의 경선은 국민의 관심을 모으는데 실패했다. 이러한 경선에서의 승자가 빛을 발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또한 정 후보의 승리는 동원선거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다. 사실관계에 대한 후보들 간의 주장이 엇갈려서 더 확인이 필요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정 후보측의 선거방식에는 논란의 소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칫 '상처뿐인 영광'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정 후보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회의론이 여전히 두텁다는 사실이다. 그동안의 수많은 여론조사 결과들을 통해, 정 후보가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을 따라잡기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당 안팎에서 굳어져 있는 상황이다.

 

신당의 경선이 당 의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아니라면, 정 후보로서는 대선후보로 선출되면 범여권 지지층을 결집해서 지지율의 반등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결국은 '경선 이후'에 대한 회의적 정서를 극복하고 범여권의 승리 가능성을 구체적인 플랜으로 제시하는 것이 정 후보의 과제가 된다.

 

이제 반환점을 지난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 마지막에 웃는 승자는 누가 될까. 그리고 승자의 웃음은 진정한 웃음이 될 수 있을까. 남아있는 나머지 절반의 경선을 함께 지켜보기로 하자.


태그:#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국민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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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수술 이후 방송은 은퇴하고 글쓰고 동네 걷기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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