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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공동취재단)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평양을 방문 중인 권양숙 여사는 2일 오후 3시,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박순희 조선민주여성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류미영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회 위원장 등 북측 여성 지도자 11명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권 여사는 "이번 방문이 정상 두 분에게 의미 있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방문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우리 모임도 방문 성과에 작은 도움이나마 됐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권 여사는 또 "서울을 떠나서 평양에 오는 동안 추수를 하기 전 들녘을 보면서 서울과 평양이 다르지 않고 참으로 가깝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이렇게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환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북측 여성 지도자 대표인 박순희 위원장은 권 여사에게 "여러분들과 마주앉아 보니 시집을 갔다 오랜만에 만난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집안에 경사가 생겨서 한 집안이 모여 앉아 있는 것 같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통일의 마음을 안고 좋은 계절에 평양을 방문한 권 여사와 남측의 여러 여성 인사들과 만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북남 수뇌상봉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권 여사를 열렬히 환영하면서 전체 북녘 여성들의 따뜻한 동포애적인 인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당초 40여분 가량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25분 가량 더 길어져 오후 4시7분에 끝났다. 간담회가 끝난 뒤 권 여사와 참석자들은 접견실 옆 대기실에서 총석정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이날 북측 여성 지도자 대표로 참석한 박순희 위원장과 류미영 위원장은 남한의 국회격인 최고인민회의의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인 북측 고위 여성 인사다.

 

이외에 북측에서는 홍선옥 조선여성협회 회장, 최금춘 김일성종합대학 교수, 장금숙 모란피복공장 지배인, 허덕복 평양시 농업근로자연맹 위원장, 김혜련 고려의학과학원 소장, 리명순 조선민주여성동맹 중앙위원회 과장, 김영희 조선여성협회 위원, 오선화 인민대학습당 처장, 강선미 김일성종합대학 학생 등이 참석했다.

 

남측에서는 정현백 여성단체연합 대표, 김화중 여성단체협의회 회장, 김홍남 중앙박물관장, 김정수 청와대 2부속실장, 최경희 교육문화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한편, 대통령 부인이 백화원 영빈관에서 행사를 주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000년 제1차 남북 정상회담 때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북측 여성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지만 그 때는 백화원이 아니라 인민문화궁전에서 가졌다. 북측 행사 관계자는 "영부인 행사를 위해 백화원 회의장소를 빌려 주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매우 파격적인 대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화원은 평양 대성구역에 위치한 북한의 대표적인 국빈 숙소로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과 가네마루 신 일본 부총리, 1998년 북한을 방문한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이 곳에 머물렀다. 2000년 제1차 남북 정상회담 때도 김 전 대통령 내외의 숙소로 이용됐다.

 

백화원은 건물 뒤편으로 울창한 숲이 있고 앞에는 대동강을 끌어와 만든 대형 인공호수가 있어 조경이 매우 아름답다. 백가지 꽃이 피어 있다고 해서 이름이 백화원이다. 건물 내부는 대리석으로 단정돼 있으며 곳곳에 벽화와 산수화가 걸려 있고 복도에는 연두색 카펫이 깔려 있다.

 


태그:#권양숙, #이희호, #박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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