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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된지 184일 되었습니다. 내가 무슨 이유로 해고 된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회사에서는 경영상 이유라고 얘기 하는데...이럴거면 애초 뽑지를 말았어야지요."

 

환경 미화원 유용희(56세) 씨를 만난 것은 10월5일 안양시청 이다. 안양시 청소하청업체 ‘원진개발’ 에서 일하던 유 씨는 지난 4월4일  해고 통보를 받았다. 유씨는 해고된 이후  지금 까지 ‘복직’ 을 요구하며 함께 해고된 동료 두 명과 함께 시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원진 개발에서 해고당한 유 씨와 동료들이 회사가 아닌 시청에서 집회를 하는 이유는 시청이 ‘원청회사’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청에서 원진개발에 하청을 주었기에 관리 감독 책임을 ‘원청’ 인 안양시가 지어야 한다는 것.

 

“일단 하청을 주었으니 청소만 잘하면 나머지는 텃치 할 수 없다고 했어요. 더 이상 관여하는 것은 경영권 침해라는 것이지요”

 

 안양시 청소 담당 부서인 청소 사업소에서는 ‘회사 일이니 알아서 하라’ 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유 씨는 전한다.  청소 사업소에 수차례에 걸쳐 복직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모른다. 알아서 해라” 였다는 것.

 

해고자-시청책임.....시청-회사에서 알아서 할일

 

 

복직을 요구하며 지금 까지 집회를 하는 동안 회사 측과 공식적인 접촉은 없었다고 전한다. 비공식적인 만남에서 1년치 월급인 3000만원을 줄테니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말고 조용히 나가달라는 제안을 받았을 뿐이다. 회사 측의 이러한 태도를  유 씨는 어이없어 한다.

 

“돈 없다고 일방적으로 해고 시키더니 1년치 월급 한꺼번에 준다는 것도 이해 할 수 없습니다. 그러려면 차라리 자르지 말고 일을 시켜야 하는것 아닙니까? 원진 이 과장이라는 사람이 두달 전에 박달동 맥주집 에서 이렇게 얘기 했어요. 아마 시청에서 집회 하는 꼴 보기 싫어서 그랬을 겁니다.”

 

유 씨의 정년은 5년 정도 남아있다. ‘차라리 3000만원 받고 편히 쉬다가 다른 일자리 알아 보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는 질문에 유 씨는 이렇게 대답했다.

 

“억울해서 못 나갑니다. 회사에 큰 손해를 끼칠만한 잘못을 해서 해고 되었다면 이해 할 텐데 20년간 열심히 일하던 사람 을 오후8시에 핸드폰 문자로 해고 시켰어요. 집에 있는 강아지 쫒아 낼 때도 이러지는 않을 것입니다. 시청 공무원들 시장이 핸드폰 문자로 해고 시켰으면 아마 난리가 날 겁니다.”

 

회사측에서 3000만원을 해고자에게 지불하기로 한 것도 사실이고 공식적인 입장인 것으로 확인 됐다. 원진 개발 박흥식 사장은 전화 통화에서 약 석 달 전 지방 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 의장이 내놓은 중재안에 서명을 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과 노동조합 대표가 만난 자리에서 지노위 의장이 해고자에게 3천 만원 지급 하는 것을 중재안으로 내 놓았는데 회사측에서는 찬성, 노조에서는 반대 했다는 것.

 

“작년 12월에 원진에서 안양시와 계약 할 때는 분명 인건비를 집어넣었을 겁니다. 그런데 몇 개월 후에 회사 이익 없다고 우리를 해고한 것은 어이없는 일입니다.”

 

이들은 지신들이 부당하게 해고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에서 자신들을 해고하면서 내세운 이유는 '쓰레기양이 줄면서 시 예산이 삭감돼 회사가 적자운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청 용역 보고서에는 인건비가 충분히 계상되어 있다고 전한다.

 

용역 보고서를 보면 박달동 적환장 인원이 13명으로 책정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동안 11명만 일했다고 한다.

 

 해고당한 사람 중 2명은 청소차 운전기사다. 이들에 대한 인건비도 용역 보고서 '직접재료비'에는 충분히 책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예산삭감을 이유로 미화원을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해고절차를 밟을 때 노조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 시 했다. 실제로는 민주노총 조합원을 해고하면서 해고 동의는 한국노총 위원장에게만 받았다는 것. 원진개발 측은 한국노총 위원장에게 지난 3월26일 동의를 받은 것으로 전한다. 원진개발은 복수노조로 운영되고 있다.

 

유 씨를 비롯한 해고자 3명을 복직시키기 위해 전국 민주 연합노조에서는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별다른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안양뉴스(aynews.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핸드폰 문자 해고, #환경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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