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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들국화 또는 쑥부쟁이.. 또는 구절초  .
▲ 가을 들국화 또는 쑥부쟁이.. 또는 구절초 .
ⓒ 조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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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 폈다 가을 지리산으로 가볼까?

구례와 하동을 잇는 19번 국도 가장 아름다운 길 중 하나로 뽑히는 길입니다. 무슨 행운인지 이 길에서 오가면 4년을 보내고 있답니다. 어느날은 아무 의미 없이 지나치기도 하고 어느날은 절로 감탄하며 "우우" "와" 소리를 지르기도 합니다.

이번에 저를 감동시킨 것은 길가에 핀 들국화입니다. 들국화라고도 하고 구절초, 쑥부쟁이 이리 저리 이름이 많아요. 그래도 제일 정겨운 이름은 들국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며칠 전부터 길가에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더군요. 누가 이걸 길가에 심을 생각을 했을까? 하고 지나치면서도 언제가 사진을 좀 찍어야겠다 마음 먹고 있었는데 이리저리 핑계를 만듭니다.

 며칠전부터 눈에 들어왔던 들국화입니다. 벼르고 별러 사진을 찍었습니다.
 며칠전부터 눈에 들어왔던 들국화입니다. 벼르고 별러 사진을 찍었습니다.
ⓒ 조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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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바쁘잖아.' '지금 할 일이 있는데….' '뒤에서 차가 따라오잖아.' '길가에 차를 멈추기 어렵잖아.'

혼자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 하루하루 지나치고 있었답니다.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났죠. 그런데 점점 조바심이 납니다.

'이렇게 가다가 사진 한 장 못 찍고 그냥 꽃을 떠나 보내는 것 아니야. 저렇게 예쁘게 피었는데 오랫동안 기억해줘야 하지 않을까?'

며칠 전 태풍이 오고 하루 종일 구례에 비가 내렸습니다.

'온종일 꽃 다지겠군.'

내리는 비를 보며 한숨을 쉬었답니다. 그리고 어제 태풍이 지나고 비가 내리고 난 다음날 세상은 깨끗하게 아침 세수하고 난 얼굴처럼 말끔하게 단장하고 하늘까지 파랗더군요. 그리고 퇴근길에 차를 멈추고 그 오랜 시간 동안 미루어온 숙제를 하듯 꽃에 다가갔습니다.

 멀리 보이는 산이 지리산입니다.
 멀리 보이는 산이 지리산입니다.
ⓒ 조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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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짝 한발짝 꽃에 다가가 들여다 봅니다. 향기도 맡아봅니다. 지리산을 배경 삼아 예쁘게도 피었더군요. 이미 활짝 핀 것도 있고 이제야 피려고 준비하는 준비생들도 있습니다. 모두 하나가 되어 어울립니다. 코스모스도 하나쯤 피어서 함께 어울려 피어있고요. 산과 꽃, 들과 마을이 하나의 그림이 되어 다가옵니다.

시골생활이 어떠냐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시골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에 대한 관점입니다. 자연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시선이 있다면 우선 시골생활을 할 수 있는 기본 자질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더욱 좋겠죠. 물론 누구나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고 행복해 할 수 있습니다.

 지리산 문수사 가는 길입니다.
 지리산 문수사 가는 길입니다.
ⓒ 조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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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한가지 더 매일매일 변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감성이 필요합니다. 시골에서 살다 보면 답답하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은 이유는 아름답게 보이는 풍경도 하루 지나고 한달 지나고 1년 지나면 그저 그렇게 별것도 아니 일상이 돼버리기 때문입니다.

도시는 새로운 건물, 새로운 가게, 새로운 무엇인가가 끊임없이 이어지며 변하는데 시골은 10년이 가야 조금 변하니 답답하기 그지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매일매일 변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감수성이 없다면 시골 생활은 답답하고 변화가 없는 지루한 날들이 되어버립니다.

'들국화 피었네.' '오늘은 꽃무릇이 피었네.' '고구마 익었네.' '와, 참 아름다운 세상이야. 하루도 같은 날이 없구나.'

덧붙이는 글 | 농산물 직거래 참거래농민장터(www.farmmate.com)에도 등록합니다.



#지리산#구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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