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참외농사 준비기에 접어들면서 경북 성주군 대가면의 일부 농가에서 참외넝쿨을 소각처리함에 따라 심한 매연과 매캐한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이에 환경오염은 물론 지역 이미지훼손을 우려해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농민들은 '특별한 방재 대책이 없는 담배가루이 등 병·해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참외넝쿨을 소각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참외넝쿨 소각은 그동안 연례행사처럼 진행되어 왔으나 그 폐해가 우려되자 성주군청에서는 소각을 줄이기 위해 작목반별 넝쿨 파쇄기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넝쿨 파쇄기는 2004년부터 작년까지 72대, 올해 말까지 총 204대를 공급할 계획이며 향후 참외재배 행정리당 2대 이상을 보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흰가루병, 온실가루이 등의 병·해충이 계속해서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마땅한 방재대책이 마련되지 않자 농가에서는 이를 예방하겠다는 명분으로 넝쿨소각을 지속하고 있다.
대가면의 박모씨는 “넝쿨을 소각하면 환경오염이 가중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올해와 같은 병충해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 소각을 안 할수 없는 입장이다”며 어려운 현실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대기오염, 악취피해, 이미지 훼손은 물론 많은 예산을 들여 보급한 파쇄기마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원인은 신종 병해충과 이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농민들의 이해 부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참외넝쿨은 파쇄하거나 이랑에 깊이 묻어 퇴비로 사용할 경우 참외포장 1개 동에 유기질 비료 8포를 시비한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유기물 함량을 크게 높일 수 있고, 미량요소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지력증진 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성주군 친환경농정과에서는 "온실가루이는 겨울철 외부동면이 불가능해 모든 농가에서 일시에 적절한 조치만 취한다면 박멸 효과를 높일 수 있고 바닥 덮기 전 석회유황제를 살포하면 방제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일부 농가에서 시행하는 소각 방식은 높은 기온에서 수시로 넝쿨을 소각하기 때문에 해충이 날아다니고 있어 방제 효과가 미미해 보인다. 성주군 친환경농정과 관계자는 “넝쿨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고자 영농교육, 이장회의, 홍보 전단 제작 및 배부 등을 하고 있으나 병·해충 피해를 입은 농가에서는 다급한 마음에 예방을 기대하며 소각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행정당국의 적극적이고 신뢰성 있는 병·해충 방제대책이 필요함과 동시에, 농가에서도 조급한 마음에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성주 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