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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의 핵심 증인인 김경준씨의 귀국 문제와 관련해 <동아일보>가 '이명박 백기사'를 자임하고 나섰다. 반면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이명박 후보 측의 이중적인 처신을 문제 삼고 나서 대조를 보였다.

 

<동아일보>는 15일 다른 신문들과는 달리 김경준씨 귀국설 관련 기사를 게재하면서 "김경준씨 대선 앞두고 귀국설/ 보이지 않는 손 있다"(박민현·공종식 기자)고 기사 제목을 뽑는 등 일종의 '음모론적 시각'을 강조했다. 기사 내용 또한 이명박 후보 측 대리인의 김경준씨 송환 연기(송환판결 유예) 요청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을 단순 소개했다.

 

<동아일보>의 이 기사는 "미 법원이 김씨의 송환을 결정하더라도 민사소송 당사자들이 재심 요청을 할 수 있"으며 "이래저래 법원 결정이 상당 기간 늦춰져 김씨의 대선 전 귀국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조선> <중앙>, 이명박 쪽 '이중플레이' 지적

 

 이명박 후보는 '돈을 갖고 도피한 김경준씨는 빨리 와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자료사진)
이명박 후보는 '돈을 갖고 도피한 김경준씨는 빨리 와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자료사진) ⓒ 남소연

이와는 달리 <조선일보>는 15일 사설을 통해 '김경준 송환에 대한 이명박 후보의 입장'을 문제 삼았다.

 

<조선일보>는 이 사설에서 "이 후보 측 변호사들이 김씨 인도가 늦춰질 수 있는 청원을 낸 것은 당당하지 않게 비친다"고 지적하고 "이 후보는 '김씨는 빨리 와서 재판을 받으라'고 한 원칙대로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 사설은 이에 앞서 이 후보가 '국민의 돈을 갖고 도피한 김(경준)씨는 빨리 와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 것과는 달리 이 후보 변호사들이 김씨의 신변보호 요청 항소 취하 결정을 미뤄달라는 청원을 미 법원에 낸 것에 대해 "이 후보가 말로는 김씨의 귀국을 촉구하면서 실제로는 그 반대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고 쓰기도 했다. 한마디로 이 후보 쪽의 언사와 행보를 보면 일구이언하고 있다는 의문을 품게 된다고 지적한 것이다.

 

<조선일보>뿐만 아니다. <중앙일보> 역시 15일자 관련 기사의 제목을 "김경준 송환 이중플레이 논란"으로 뽑았다. 부제도 '이명박 "빨리 와야"…측근은 미국에 신문 연장 청원'이라며 이 후보 측의 '이중플레이'에 초점을 맞췄다.

 

<중앙일보> 기사(고정애·이종찬 기자)는 "김경준 전 BBK 대표의 한국 송환 문제가 다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며 "이 후보가 '말 따로 행동 따로' 대처를 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이 후보 진영에선 그러나 '김경준씨 건 일처리가 매끄럽지 않아 공연히 의혹만 키운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이 캠프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이처럼 이 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은 누가 보더라도 이 후보 측의 말과 처신이 '이중적'으로 보이기 십상이라는 '상식적 판단'에 따른 것일 수 있다.

 

<동아> '백기사 역할' 얼마나 갈까?

 

그런 점에서 주목되는 것은 <동아일보>가 이 문제에서 이명박 후보 측의 '백기사 역할'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동아일보>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까지도 이명박 후보의 이중적인 태도를 문제 삼고 있는 마당에 계속 이 후보 측의 '방패'와 '창'의 역할을 계속할 수 있을까.

 

또 이명박 후보 측과 한나라당이 "이 후보는 '김씨는 빨리 와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 원칙대로 행동"하라는 <조선일보>의 주문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이명박 후보 측이 <조선일보> 주문대로 움직인다면, <동아일보> 처지는 아주 우습게 될 것이다.

 

<한겨레>는 오늘 김경준씨 한국 송환 연기 요청과 관련해 이 후보 측과 김경준씨 측의 주장이 완전히 반대라고 보도했다. 이명박 후보 측은 김경준씨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김경준씨에 대한 원고(이명박 후보) 쪽 변호사의 증인 심문이 중단돼 이를 완료하기 위해 김 씨의 송환 결정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는 것.

 

<한겨레>는 그러나 "당시 재판을 지켜본 김(경준)씨쪽 인사는 '증인신문은 10월 1일부터 모두 닷새에 걸쳐 진행됐고, 김경준씨 쪽 변호사가 이틀 반, (원고 측 대리인인) 김백준씨 쪽 변호사가 이틀 반을 각각 신문해서 사실상 절차가 끝난 것"이라며 "한나라당 측 주장을 반박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또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쪽이 김씨를 상대로 낸 투자금 반환소송의 재판의 본안 소송 일정도 늦춰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밝혔다. 특히 "(김경준씨의) 증인 신문을 마친 뒤 송환해 달라며 재판일정을 독촉하던 이 후보 쪽 변호인들이 본안 소송 자체를 6개월이나 늦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고도 썼다.

 

이 후보를 대리해 미국에서 김경준씨를 상대로 100억 원의 투자금 반환소송을 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가 지난달 초 이 사건 담당 변호사를 교체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BBK#김경준#백기사#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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