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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대통령 선거와 같은 날 치러지는 경남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박종훈 경남도교육위원이 "교육감 직선제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밝힌 뒤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교육위원 15일 저녁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불출마를 선언했다. 전교조 출신인 박 교육위원은 지난 해 7월 경남1선거구(창원·진해·함안·의령·합천․거창)에서 당선한 재선 교육위원이다.

 

박 교육위원이 불출마를 선언해 오는 12월 29일 치러지는 도교육감 선거의 구도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 교육감 선거에는 현 고영진 교육감을 비롯해 3~4명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지금까지 경남도선관위에 등록한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는 아무도 없다.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황규홍(59) 전 진양도서관장이 지난 8월말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퇴했다.

 

일부에서는 박 교육위원이 출마할 경우 무시 못 할 정도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 왔다. 박 교육위원의 불출마로 인해, 도교육감 선거는 고영진 교육감의 단독 출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예상되고 있다.

 

박 교육위원은 불출마 선언 배경에 대해 "교육위원이 교육감 선거에 나서려면 선거일 6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고 규정한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이 하나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행 법에 의해서도 교육위원은 지방의원과 동일한 지위를 누리기 때문에 60일 전에 사퇴할 필요가 없다"면서 지난 3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청구사건'를 냈다.

 

박 교육위원은 "선거법상 현직 사퇴 시한인 10월 20일까지 헌법 소원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는 법정대리인의 판단으로 고민이 깊어졌다"면서 "활동 공간이 상실되었을 때, 제가 꿈꾸던 희망의 교육을 그려나갈 기반은 어떤 형태가 될 지에 대한 우려가 저를 움츠리게 만들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용기 없음'이 나중에 저를 더 후회하게 만들지라도 이는 제가 달게 받겠다"면서 "다른 한편 임기가 시작되고 겨우 1년이 지난 시점에서, 4년간을 교육위원으로 활동하라고 뽑아주신 많은 유권자들에 대한 책임감도 저의 이 판단에 작용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의 교육감 직선제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19세 이상의 유권자만 240만명(경남)이다, 다른 수반되는 절차에 대한 검토 없이 선거 방법만 직선제로 바꾸다 보니 제도가 현직 교육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되어버렸다"고 설명.

 

그러면서 그는 "선거 규모는 도지사 선거와 같은 규모다, 하지만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해 정당이 개입할 수 없게 되어 있다, 후원회를 만들 수도 없다, 거기다 교육 위원은 다른 선출직과는 달리 현직을 사퇴해야만 입후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교직이나 교육행정직에 헌신해 온 사람으로서 현직 교육감을 상대해서 이 정도의 선거를 치를 능력이 있는 후보는 교육위원 정도를 제외하고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좀 길게 호흡하고 새롭게 다시 뛰겠다"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교육 위원으로서의 역할에도 물론 충실하겠다, 학교 도서관 운동도 소외받는 사람과 학생을 위한 일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교육계 안에서 서로 달리하는 다양한 집단들의 이해 관계를 토론과 설득을 통해 조정하여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제가 처음 교육위원이 되면서 다짐했던 심부름꾼으로서의 그 기본적 역할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교육감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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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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