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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10월입니다.
여수의 10월
기억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사람들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과 기억에 없는 사람들….

 

과거 여수에서 순천에서 광주에서 그리고 한반도 곳곳에서
현재 삶터에서 일터에서 그리고 멀리 미얀마에서

 

다름은 틀린 것이 아님에도
같음은 맞는 것이 아님에도

 

다르다는 이유로 틀린 것이라고 말했고
같지 않다는 이유로 짓밟아버렸습니다.

 

나는 당신의 사상에 반대하지만
당신이 당신의 사상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탄압을 받는다면
나는 기꺼이 당신의 편에 서겠노라했던
어떤 이의 다짐을 되새기는 10월입니다.

 

-여순사건 59주기 행사안내 시작하는 글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10월 19일이 돌아오고 있다. 벌써 59년째 이날을 차마 기억해야 하는 여수, 순천, 광양, 구례, 고흥, 보성사람들은 화창한 가을 날씨가 오히려 부담스러울지도 모른다.

 

여순사건 59주기를 맞이해 '여수사건 59주년 행사위원회'(위원장 위계룡)는 다양한 추모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잊지 않고 다시 기억하기 위해서.

 

15일부터 24일까지 전남동부 6개 시군에서 전교조와 여수지역사회연구소 공동주최로 여순사건 공동수업을 일제히 실시하고, 17일 오후 7시 순천 메디팜병원에서는 순천시민연대(대표 박소정) 주관으로 '여순사건의 현재적 상황과 운동방향'이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열린다.

 

또 18일부터 23일까지 여수상공회의소 특별전시실에서 민족문제연구소 주최로 문학과 역사의 만남 '조정래의 아리랑' 전시회를 가질 계획이다. 이 전시회는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을 역사자료로 재현해 식민지시대 우리 선조들의 삶에 대한 기록사진을 비롯하여 징용피해자들이 남긴 유품 등 실제 역사사료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부대행사로 2005년 서울독립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 영화 '안녕 사요나라' 상영회도 준비돼 있고 여순사건 기록사진전시회도 함께 열린다.

 

19일 열리는 여순사건합동위령제는 당시 피해지역인 전남동부 6개 시·군 순회원칙에 따라 이번에는 보성군보건소 앞 광장에서 오후2시에 보성 합동위령제추진위원회(상임위원장 임상열 보성유족회장)가 주관해 억울한 넋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지난 2002년 순천을 시작으로 여수, 구례, 광양, 고흥을 거쳐 이제 보성에 도착한 것.


여순사건 당시 보성군에서는 조정래의 태백산맥 주무대인 벌교를 비롯하여 많은 희생자를 기록하고 있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에서 발간한 관련자료에서는 400여명으로 추정하고 있고, 1948년 11월 5일자 호남신문에는 사망 80명, 중상 31명, 경상 30명, 행방불명 7명 등 148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번 보성합동위령제에서는 2004년 구례행사 이후 중단된 상여행진을 시작으로 보성향교의 제례와 불교, 원불교, 기독교 순서로 종교의식도 거행되고 추모공연과 씻김굿으로 이어진다.
 

또 18일 저녁 6시부터 여수민예총 주최로 여수 여문공원에서 '불어라 평화바람 쫙쫙 불어라'는 주제로 평화·인권 추모예술제가 열리고, 19일 여수청소년수련관에서 여수YMCA 풍물패 '샘'이 '한을 열어 희망까지'라는 주제로 풍물극 공연을 펼친다.

 

21일에는 각 지역별로 여순사건유적지 순례행사를 가질 계획이고, 24일 저녁 6시부터 전남대(여수캠퍼스) 문화사회과학대 강당에서 <인권영화의 밤-다섯 개의 시선>이 상영될 예정이다.

 

여수민예총 여순항쟁미술창작단이 주관하는 '역사적 재조명전' 지역순회전시도 17일부터 시작된다.

 

17일 순천 메디팜병원을 비롯하여 여수 여문공원(18일), 보성 합동위령제행사장(19일), 전남대(여수캠퍼스) 인권영화제 행사장(20일), 여수거북선공원(21일)을 순회하며 여순사건을 소재로 하는 미술창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태그:#여순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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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 어용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하다 세월호사건 후 큰 충격을 받아 사표를 내고 향토사 발굴 및 책쓰기를 하고 있으며,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인생을 정리하는 자서전 전문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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