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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17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20-80' 공세에 대해 '무대응 ' 원칙을 고수했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상대 후보가 원하는 논쟁 구도에 휘말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정 후보가) 한나라당이 (상위 소득자) 20%만 위하고 (나머지) 80%는 위하지 않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우리 당은 100%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를 살리려는 당이기에 그렇게 가르고 분열시키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사회·복지 분야를 맡은 김성이 공동선대위원장이 "복지는 국민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인데, '양극화'와 '20 대 80'이라는 말을 하면서 국민들을 분리시키고 불안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정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하자 이 후보가 이에 대한 대응 기조를 직접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는 대통합민주신당에 대해 "노무현 정권에 대한 비판 때문에 당을 해체하고 새로 만들었는데, 노 대통령 인기가 다시 올라가서 그러는 지 몰라도 후보가 되니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이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에 맞서 '귀족' 대 '서민'의 구도로 선거판을 이끌었는데, 정 후보도 노 대통령과 유사한 전법을 구사하고 있음을 비판한 셈이다.

 

이 후보는 실물경제 전문가 이미지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한나라당과 이 후보 주변에서는 유력 대선 후보중 가장 많은 재산(331억 원)을 가진 점이 서민들에게 반감을 줄 수 있음을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많다. 이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재산의 사회 환원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도 이 같은 비판 여론을 의식한 측면이 크다.

 

이 후보는 현 정부에 대한 신당의 '이중적인' 자세와 관련해 "(신당이) 무책임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한나라당은 국민에게 일관된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난 10년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서민이 더 어려워진 게 사실"이라며 범여권에 양극화 심화의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양극화 문제를 대선 쟁점으로 만들려는 정 후보에 대해 그는 "결국 뭐라고 하든 (범여권 후보들은) 다 노무현 정권의 아류라고 생각한다"며 "정권을 연장하느냐 교체하느냐, 말 잘 하는 세력과 일 잘하는 세력의 싸움이기 때문에 싸움을 걸어오더라도 우리는 상대와 싸울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후보가 "우리는 (후보를 뽑은 뒤) 저들로부터 (당선 축하) 화분을 못 받았지만 싸울 때 싸우더라도 그런 건 보내야 한다"고 하자 강재섭 대표가 "(화분을) 이미 보냈고 (후보 지명) 대회에 사람도 보냈다"고 응수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편, 강재섭 대표는 "이 후보는 현장중심 선거를 강조하는데, 각종 현장에 한나라당 의원 및 당원협의회장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가 들린다. 후보가 선거비용을 법정한도 내에서 쓰겠다고 당내 감시기구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빨리빨리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당직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이명박#정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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