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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토론 '시시비비'에 출연한 문국현 후보.
 SBS 토론 '시시비비'에 출연한 문국현 후보.
ⓒ 문국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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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 대선 예비 후보가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처음으로 출연한 TV 대담 프로그램에서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였다.

문 후보는 17일 밤 11시 10분 <SBS토론 시시비비 - 대선후보 초청 대담>에 약 1시간가량 출연해 대선 출마 이유와 정책, 그리고 가족 이야기를 풀어냈다. 문 후보가 뉴스가 아닌 단독으로 공중파를 탄 건 이날이 처음이다.

방송에서 문 후보가 울먹인 건 '드디어' 자신을 비춘 TV 카메라 때문이 아니다. 바로 소아마비를 앓았던 여동생에 대한 기억 때문.

"여동생이 세 살 때 소아마비에 걸렸다. 그 동생을 업고 학교에 데려다 줄 때면 '층계 없는 사회가 됐으면…'하고 생각했다. 그 때 약자에 대한 배려를 배웠다. (여동생) 개인에게는 불행이었지만, 이웃과 가족에 대한 배려를 배울 수 있는 계기였다."

이 말을 할 때 문 후보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젖어 들었다. 감정이 북받치는 듯 목소리도 많이 떨렸다. 이에 대담자 김형민 MC는 "여동생 이야기에 눈물을 글썽인다"며 주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소아마비 여동생이 삶의 좌표 제시"

그동안 문 후보는 소아마비를 앓던 여동생에 대해 "삶의 좌표를 제시해 준 스승 같은 존재였다"고 밝혀 왔다. 초중고 시절 여동생의 가방을 들어줬다는 문 후보의 일화는 최근 발간된 그의 책 <사람이 희망이다>에 자세히 소개돼 있다. 문 후보는 책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는 6남매다. 같은 부모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면 누구든 소아마비에 걸릴 유전자를 타고났을 수 있다. 6분의 1이라는 확률을 가진 짐이, 말하자면 나 대신 동생에게 간 것이다. 동생이 내 짐을 지고 간다고 생각하니 가방을 들어주는 일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문 후보는 과거 <환경재단> 강연에서도 "소리없는 슬픔이 여동생의 몫이 된 게 오늘까지도 제겐 슬픔이자 아쉬움이었다"며 "그래서 삶 전체가 '투병시대'라는 인생관을 갖게 되었고, 불완전을 받아들이면서 완전을 향해 하루하루 나아가는 삶을 추구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문국현 후보가 14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가칭)창조한국당 발기인대회에서 연설한 뒤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문국현 후보가 14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가칭)창조한국당 발기인대회에서 연설한 뒤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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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문 후보는 외국어대학교에 다니던 68년도에 여동생의 아픔이 담긴 시 <투병시대>를 쓰기도 했다. 이 시는 당시 '외대문학상'에서 가작으로 뽑혔다. 문 후보의 여동생은 유방암으로 사망했다.

문 후보는 이날 SBS 대담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물론이고,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이인제 민주당 후보에게 날선 비판을 했다.

문 후보는 "이명박 후보는 비리 부패의 상징인 골리앗이고, 나는 구국의 열정을 갖고 있는 다윗"이라며 "골리앗이 전혀 무섭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문 후보는 "국민들은 70~80년대 개발독재 시대에 토건사업을 벌인 이 후보에게 환상을 갖고 있다"며 "그동안 소수 권력층만 상대해 와서 그런지, 이 후보의 입은 큰 폭탄을 갖고 있는 듯 말이 거칠고 불안하다"고 비난했다.

"이명박은 부패의 상징인 골리앗, 무섭지 않다"

또 문 후보는 정동영 민주신당 후보에 대해 "경선을 정정당당하게 법을 지키면서 해야 하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개발독재시대 리더가 했던 일을 저질렀다"며 "(정 후보는) 국민을 좌절시켰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범여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도 "이미 국민의 마음은 나로 단일화 됐다"며 기존의 견해를 거듭 밝혔다. 문 후보는 "(범여권 후보들은) 과거 잘못한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어떤 사람이 바보처럼 국정 운영에 실패했던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겠냐, 국민은 이미 (민주신당) 경선에서 많이 실망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2002년 정몽준씨와 비교하는 질문에는 "나는 돌아갈 곳이 없다"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정몽준씨는 월드컵 열기 속에서 잠시 등장했던 인물이다. 그는 돌아갈 곳이 많았다. 나는 그동안 사회, 정부 개혁운동을 펼쳐왔다. 이젠 그 운동을 완성해 정부를 재창조하려고 나왔다. 나는 돌아갈 곳이 없다. 정씨처럼 부모 회사 물려 받은 사람도 아니다."

이어 문 후보는 "나는 한번 시작한 일은 다 성공시켰다"며 "이번 대선에서도 꼭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날  문 후보는 ▲비정규직 절반 축소 ▲청년 실업 해소와 중소기업 육성 ▲환동해경제협력벨트 확립 등의 정책을 설명했다.

<SBS토론 시시비비> 시청자 의견 게시판.
 <SBS토론 시시비비> 시청자 의견 게시판.
ⓒ 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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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방송이 나간 뒤 <SBS토론 시시비비> 홈페이지 시청자 의견 게시판에는 문 후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글이 금세 수백 건 올라왔다. 문 후보를 비판하는 의견도 종종 있었지만 "희망이 보인다"는 지지의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명박 후보 지지를 반성한다"

이병호씨는 "이명박 후보 지지를 반성한다"며 "지금까지 이명박 지지를 철회하고 문국현 세일즈 맨이 되겠다"는 글을 남겼다. 정길홍씨는 "이제야 대통령다운 후보가 나왔다"며 "오늘 결정했다,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나의 소중한 한 표를 드리겠다"고 밝혔다.

또 안병수씨는 "대담을 보고 저런 사람이 진짜 있구나 하고 소름이 끼쳤다, 아직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이라 더 그런 것 같다"며 "정치판에서 그 누구도 보여주지 못한 비전, 가치관들이 쏟아지니 기존 정치인들이 (문 후보를) 모른다고 할만도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황유선씨는 "문 후보의 TV토론은 비현실적이고 핵심이 없다"며 "문후보가 강남 도곡동 시가 20억짜리 아파트에 살면서 서민들의 삶을 이야기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태그:#문국현 부인,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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