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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가을날
▲ 녜프스키 대로 화창한 가을날
ⓒ 이재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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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여름은 그야말로 화창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 유명한 '백야' 때문에, 도시의 모든 사람들은 밤낮을 잊은 채, 열심히 광합성하고, 열심히 놀아둡니다. 마치 긴긴 겨울을 버텨낼 수 있는 엔돌핀 수집, 저장을 위해 나선 사냥꾼들처럼 말이죠. 관광객들 역시 이 기간에 가장 붐빕니다.

봄에는 히틀러 생일 등이 있어서 극우주의자들(네오나치)의 테러위험 때문에 힘들고, 겨울에는 동장군님 때문에 추워서 힘듭니다. 역시나 관광과 여행에는 여름이 가장 적기입니다. 때문에 유학중인 학생들은 여행이나 관광계획을 대부분 가을학기 시작 전, 여름방학을 이용해 짭니다. 겨울방학에도 물론 여행을 하긴 하지만 역시나 '기차여행'이 대세고 발로 뛰는 여행은 자제를 하게 되지요.

레기스트라치야(거주 등록) 문제도 얼추 마무리 되고, 황금같은 여름도 얼마 남지 않아서 저 역시 서둘러 친구들과 함께 '놀러'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여행계획도 짜기 시작했구요. 일단은 가볍게 녜프스키 대로 구경으로 첫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마르슈르트카(노선택시)의 모습
▲ 녜프스키대로 마르슈르트카(노선택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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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차나 손 들면 탈 수 있어, 단 반드시 돈을 내야

러시아의 대중교통 수단 중에 가장 독특한 것이 바로 위의 봉고차처럼 보이는 '마르슈르트카(노선택시)'입니다. 주요기점(예를 들어, '카라블 - 에르미타쥐 - 녜프스키 - 하산스카야') 목록과 번호를 붙이고 돌아다니는데, 택시와 마을버스가 결합된 형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해진 노선대로만 운행을 한다는 점에서는 마을버스와 유사하지만, 택시처럼 아무데나 원하는 곳에서 타고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러시아는 택시요금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비싸고 그 수도 적어서 이런 독특한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요금은 일반 노선버스의 두 배 정도를 받습니다.

혹시나 택시를 타야 할 경우는 정규택시를 탈 필요없이(물론 비싸고, 그 수도 적습니다.) 지나가는 아무 차나 손들고 잡아서 흥정한 뒤, 잡아타면 됩니다. 히치하이킹과 비슷한 방식입니다. 허나 일단 탔으면 무조건 돈을 내야만 합니다. 이 사실을 모르고 실수했다간 화끈한 러시아 아줌마 아저씨들에게서 욕을 한바가지 듣게 되므로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러시아에 있으면서 온갖 종류의 차들을 다 타봤는데, 가장 잘 태워주고 가장 친절한 차는, 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쥐굴리'라고 불리는 국민경차입니다. 우리나라의 '포니'와 여러모로 비슷한 차인데, 특히나 출생년도가 아주 비슷해서 소음과 흔들거림이 꽤나 심한 편입니다. 그래도 택시비는 그만큼 싸게 먹힌다는 사실.

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큰 국영백화점
▲ 가스치느이 드보르 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큰 국영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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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백화점인 '가스치느이 드보르' 전경입니다. 전세계의 거의 모든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어서 서민들이 이용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가격대의 제품들이 대부분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지하철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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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잔성당 앞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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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성당' 앞에서 한 컷 찍었습니다. 며칠 잠 좀 못자고 열심히 뛰어다녔더니, 여간 초췌한 것이 아니네요.(^^;;) 배경은 좋은데 인물이 참 거시기합니다

코미디 극장
▲ 녜프스키 대로 코미디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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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외벽이나 기둥 하나하나가 다 예술작품입니다.

국립도서관 앞
▲ 예카테리나 여제 동상 국립도서관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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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도서관 앞의 예카테리나 여제 동상입니다. 아래에 깔린 남자들은 믿거나 말거나 그녀의 '침실정치' 파트너들이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시내 한 가운데인데, 시끄러워 공부가 될까 싶지만 학생들이 애용하는 편입니다.

유명 박물관들과 잘 어울린다
▲ 베르사체 매장 유명 박물관들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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녜프스키 대로에는 갖가지 박물관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에르미타쥐나 국립박물관 같은 대형 전시관 말고도 정치, 역사, 문화, 예술 등 각양각색 소규모 박물관들이 그야말로 즐비합니다.

이 멋진 건물 역시 그런 박물관 중에 하나겠거니 했는데, 사진을 찍고 돌아서며 창문을 보니 선명하게 '베르사체' 로고가 찍혀져 있더군요. 이것도 하나의 마케팅 전략인가 봅니다. 왠지 인사동에 한글로 된 간판을 단 '스타벅스'가 떠올라 피식 웃고 말았어요.

번화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성인용품점 번화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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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핫(hot)' 한 간판도 있더란 말이지요.(^^;;) 러시아의 변화된 사회분위기를 잘 반영해 주는 간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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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식당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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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을 켜면 'Bee-line' 통신사 로고가 뜬다
▲ 러시아에서 산 핸드폰 전원을 켜면 'Bee-line' 통신사 로고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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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칩 사려면 반드시 여권 있어야

인터넷 카페에 들러 메일확인을 한 후(국제학생증카드isic 할인해줍니다.) 동행인인 영재, 봉연과 함께 숙원사업이었던 핸드폰도 사고, 점심도 먹었습니다. 유럽이나 기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러시아에서 핸드폰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SIM 카드'(칩)를 먼저 구입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동통신사별 고유칩이 장착된 핸드폰을 산 뒤, 후불제로 요금을 거둬가지만, 이 곳에서는 이동통신사별 칩을 사서 선불로 충전을 한 뒤, 아무 기계에나 끼워 넣고 사용하면 됩니다. 당연히 핸드폰번호도 핸드폰에 부여되는 게 아니라, 칩에 부여됩니다. 제 룸메이트는 타이완 아이였는데, 그냥 자기나라에서 쓰던 폰 가져와서 칩만 새로 사서 쓰더라구요. 이 칩을 사기 위해서는 반드시 '여권' 이 있어야만 합니다.(다른 임시증명서로는 불가능합니다.)

통신사는 비라인(Bee line), 메가폰 등 4개의 통신사가 있는데, 메가폰의 '저가공세'가 대단해서 제가 있는 동안 유학생들 대부분이 메가폰쪽으로 옮겨 갔답니다. 핸드폰 기계는 우리의 자랑스런 싸이언과 애니콜을 비롯한 최신기기에서부터 중고까지 다양한데, 단기체류일지라도 중고를 쓰긴 영 미심쩍어서, 온 '뻬쩨르'를 다 뒤진 끝에 제일 싼 신품을 샀습니다. 1000루블(4만원쯤)쯤 줬던 것 같네요.

모스크바역 근처
▲ 녜프스키 대로의 끝 모스크바역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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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화한 녜프스키의 끝, 모스크바역 근처 광장입니다. 이 근처에 ISIC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인터넷 카페가 있으니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알렉산드르 2세가 저격당해 피를 흘린 곳에 세워졌다
▲ 피의사원 전경 알렉산드르 2세가 저격당해 피를 흘린 곳에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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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피의사원' 전경을 카메라에 담아왔습니다. 사람들이 왜 페테르부르크를 '북방의 베니스'라 칭하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제 개인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러시아, #페테르부르크, #녜프스키, #피의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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